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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나에게 그만 기댔으면 좋겠다.
게시물ID : gomin_15677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법-규
추천 : 11
조회수 : 1079회
댓글수 : 67개
등록시간 : 2015/12/24 06: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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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나의 둘도없는 친한 친구고
힘든일을 나누어 내가 그에게 보탬이 되어줄수 있다면 기쁜일이지만
나는 예수가 아니다
 
그의 모든 잘못과 고통과 힘듦을 내가 나눠들어줄 순 없다.
가뜩이나 나역시 어렸을때부터 가족들과 벽이 있었기에
항상 나 자신이 힘들땐 그냥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술도마시고, 울고, 생각하고, 원망하며 그렇게 혼자 삭혔다.
 
하지만, 내가 힘들다고 한번 나누어주지 않은 무게가
그에게는 삶의 끝자락에서 밀어내는 무게일 수도 있다.
그게 두렵다.
 
그가 느끼는 무게가 나에겐 일일이 얼마인지 와닿지 않으므로
내가 함부로 쳐내기에는 어떤 리스크가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한없이 받아주기엔 내가 먼저 속이 부셔질거같다.
 
이쯤 생각하면 항상 드는 생각이,
내가 무슨 숭고함을 갖고 희생을 하는가?
친구는 소중하지만, 나 자신을 먼저 챙겨야 하지않을까?
괜히 착한 사람으로 남고 싶어서, 이기적이기 싫어서 고생을 피하지 않는걸까?
과연 내가 없다고 친구가 무너질까?
 
그리고 꼬리를 물고 자기혐오감이 찾아온다.
친구는 유일하게 의지할 사람이 나밖에 없다.
근데 그 유일한 사람인 나란놈은 친구의 의지함을 부담스러워 한다.
 
그렇게 매번 절교와 자기혐오 사이에서 고민하다 지친다.
 
사람은 누구나 친한 사람의 짐을 나눠주고 싶어한다.
근데 얼만큼 나눌지는 나눠서 들어주는 사람이 정하는거지
짐을 진자가 "너 이만큼 들어라" 해서는 안되는 거다.
 
이제는 친구에게 카톡이오거나 전화가오면 기피하게된다.
받는 순간부터 두시간동안은 최근에 있었던 짜증났던일, 화났던일, 힘든일 줄줄이 다 듣게되고
나는 두시간동안 내 시간을 갖지 못한채 그의 부정적인 일들과 감정들을 가만히 듣고
신중하게 해결책을 제시해주며 많은 위로를 건네야 한다
 
이게 친구사이라고 할 수 있는지도 헷갈린다.
 
나도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데
그 누군가도 날 이렇게 받아들일까 무서워서
다른 누군가에게도 기대지 못할것같다.
 
친구에게 미안하면서도 그만 기댔음 좋겠고
이런 생각하는 내가 이해가면서도 이기적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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