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안녕하세요...
저번에 올린 글을 좋아해주셔서 진짜 오~~~랫만에(?) 다른 얘기 들려드릴까 적어봅니다..ㅎㅎㅎㅎ
폰으로 작성하면 엔터가 적용이 안되서 힘들다는 얘기를 들어서...
메모 앱을 써서 적어 옮기는데요,
혹시나 ㅠㅠㅠ 엔터의 저주가 적용되서 읽기 힘드시면 말씀해주세요!
음...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어떤거부터 써야하낭...
뭘 써야 할지 알 길이 음슴으로 음슴체!
중학교 3학년이 다 끝나고 졸업식이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
아빠가 간경화로 쓰러지셔서.. 쓰러지신지 3일만에 돌아가셨음
엄마와 언니는 병원 중환자실 앞에서 밤을 새고 있었음.
3일째가 되어서야 겨우 병원에 누워계신 아빠를 처음으로 보게 됨...
동생 손 잡고 병원 다녀온 그 날 낮, 깜박 잠이 들었음.
주변이 온통 하얀색인 공간 한 가운데 아빠가 병실 침대에 누워계셨음.
현실에서 아빠는 입에 뭔가가 끼어져있는 상태에서 의식이 없으셨는데
꿈에서는 그런게 하나도 없이 가만히 누워계셨음.
간경화때문에 얼굴이 항상 노랗고 거먼 색이었는데,
그 얼굴에 울음이 가득차서 내 손을 부여잡고 연신 쓰다듬으셨음.
xx야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한참을 울면서 계속 미안하다는 말씀만 반복하심.
그러다 집 전화가 울려 깼는데 아빠 돌아가셨으니 이것저것 챙겨서 병원에 오라고...
돌아가시기 전 아빠가 뭔가를 말씀하시려고 했는지,
입에 껴져있는 그걸 뱉어내려고 엄청 노력하신 상태로 돌아가셨다고 함.
아빠가 돌아가시고 고등학교 입학 후,
한 학기만 다니고 나는 친척의 권유로 강원도로 이사가게 되었음.
스키장 근처 동네에서 살게되었는데, 이때부터 내 끔찍한 생활이 시작되었음.
그 집에 이사간 순간부터 나올때까지 2년여간을 하루도 쉬지 않고 가위에 눌렸음.
훤한 대낮에도 환영 비슷한걸 자꾸 보게됨.
심지어 의자에 앉아있는 팬더까지 보았으니 할 말 다한거.
가위는 몇가지 패턴이 계속해서 반복되었음.
머리를 산발하고 고개를 푹 숙인 여자 한 명이
내 머리맡에 앉아서 가위가 풀릴 때까지 곡소리를 내거나,
그 전에 썼던 어릴적 우리집을 방문한(?) 줄무늬 티셔츠를 입은 아저씨가
문 옆에 서서 차렷자세로 계속 노려보거나.
심지어는 대낮에 잠에 든 것도 아니고
책 읽는다고 매트리스(침대 아님)위에 누워있는데
내 왼쪽 다리가 밑으로 뚝 떨어졌음.
매트리스에 딱 그만큼만 구멍이 난 것처럼 허벅지 밑 종아리만 뚝 떨어졌다가 올라옴.
뭐 이런건 그나마 참을만하게(?) 무서웠는데,
제일 무서웠던건 방 밖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였음.
가위에 눌린 내내, 방 밖에서는 남자 구두 발자국 소리가 묵직하게 들렸음.
거실을 아주 천천히 원으로 도는 소리가 계속 나는데,
가위에 눌려 꼼짝도 못하던 나는 속으로
들어오지 마라, 들어오지 마라, 들어오지 마라
이것만 계속 되뇌었음.
그 소리는 어느 순간부터 속도가 붙는데,
나중에는 두다다다다다 달리는 속도였음.
그게 제일 빨라지는 순간!!
발자국소리가 바로 내 방문 앞 쪽에서 멈춤.
그러고 몇초정도 가만히 있다 다시 두다다다다다ㅏㄷ다 하면서
내 방으로 뛰는 소리가 들림.
항상 그때마다 가위가 풀리는데, 지금도 생각하는건
그럴때 가위가 안풀리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소오름 돋음 ㅠㅠㅠ
그러다 고3때 학교가 있는 시내쪽으로 이사했는데,
이사하고는 가위에 눌려본 적이 그닥 없었음.
그냥 가벼운 가위정도?;;
항상 가위 눌릴때 마다 느끼는건
누군가 내 몸속으로 수욱 들어와
내 자신이 내 몸 가장 바닥으로 납작하게 깔려
옴짝달싹 못하게 된다는 거였음.
그렇게 고3을 보내고 경기도권 대학에 입학해
반년 정도 자취를 서울에서 하게 되었음.
그때도 역시 마찬가지로 가벼운 가위 외에는
눌려본 적이 없어서 꽤나 가볍게 잠들 수 있었음.
실은 고3때 이사한 다음부터는
가위에 눌릴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일어나서 밤을 세웠으니까..
그 전에는 그것도 안되게 순식간에 가위에 눌렸는데,
이사한 후부터는 대비를 할 시간 정도는 생겼었음..
그러다 식구들이 다 올라와 대학 근처에 집을 구해 살게되었을 때,
마지막 가위를 눌리게 됨.
그 사건 이후로는 가위에 눌린 적이 거의 없음.
가벼운 가위도 한 두번 정도?
벌써 12년 전 이야기니...
그런데 마지막 가위 만큼은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남.
이사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음.
주말이어서 난 내방에서 방문을 닫고 낮잠을 자고 있었고,
언니와 엄마는 거실에서 티비를 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음.
엄마와 언니의 두런두런 나누는 (웅웅 거리며 들리는)얘기소리를 들면서 잠이 든 것 같은데,
어느 순간 또 누군가 내 몸 속에 수욱 들어오는 느낌이 나는거임...
근데 정말 달랐던게, 예전 가위들은 누가 그렇게 들어와도
내 몸 구석구석을 느낄 수 있어서 움직이려는 시도라도 해볼 수 있었는데
그때는 달랐음.
정말 내 몸 자체를 느낄 수 없다고 해야하나...
누군가 날 누르고 있다는 감각 뿐이었음.
하지만 그 전에 겪은 환상..이나 소리같은게 들리지 않아서
금방 끝나려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몸이 스윽, 하고 일어났음.
정말로 내 몸이 그냥 자리에 누워있다가 일어났음.
난 침대에 그대로 누워있는데 내 몸이 일어나는게 보임.
내 등과 뒤통수가 보임.
세상 살면서 진짜 그것보다 무서운 경험이 없었던 것 같음.
중학교때 학교에서 마주쳤던 코난범인 때는 비교가 되질 않았음.
내 몸이 그대로 침대에서 일어나서 걸어가는데,
난 내 몸과 발만 연결되서 질질 끌려갔음.
이상한건, 지금 내 몸이 뭘 하려는지는 알겠더라고.
내 몸은, 아니 내 몸에 들어간 그건 지금
우리 빌라 옥상으로 올라가려고 하고 있었음.
눈물도 못흘리는 상태에서 정말 천천히 내 몸을 옮기는 '그것'에
난 그냥 질질 끌려만 갔음.
그러다 방문 앞 전신거울로 간 내 몸이 잠깐 멈춰서서 거울을 보는데,
누워서도 그 모습이 보였음.
내 몸속에 들어간 '그것'이 입꼬리만 살짝 올려서 흐뭇하게 웃고 있었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고 다시 방문쪽을 향해서 걸어가는데
진짜 안되안되안되안되를 속으로 몇 번이나 외쳤는지 모르겠음...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다 내 몸이 문고리를 잡는 순간, 누군가 내 방문을 왈칵 열고 들어왔음.
내 몸은 아무 일도 없이 순식간에 다시 침대에 누워있고...
내 몸은 눈을 감고 있는데도 방 안 전체 상황이 다 보였음.
들어온 사람은 언니었는데, 전에 없이 상냥한 얼굴을 하고
(성격이 좀...어... 나...날카로운 편임ㅋㅋㅋ)
"아이고.. 이불을 왜 안 덮고 자.."
라고 말하더니 내 몸에 이불을 덮어주고 나갔음.
방문이 달칵,하고 닫히는 소리가 나자마자 가위가 풀렸음..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무서워서 눈물이 왈칵 터짐..
엉엉 울면서 거실로 뛰쳐나갔더니 엄마랑 언니가 놀래서 쳐다봤음...
나 언니 아니면 진짜 죽을 뻔 했다고
엉엉 울면서 방에 들어와줘서 고맙다고 말했음.
그랬더니 언니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나 너 방 들어간적 없는데? 엄마랑 여기서 계속 얘기중이었어 ㅇ_ㅇ
이럼. 우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ㅠㅠㅠ
뉘신지는 모르지만 정말 고마웠어요ㅠㅠㅠ
그게 내 마지막 가위였음.
그 순간 정말 누가 들어와서 이불을 덮어줬는진 모르지만..ㅠㅠㅠㅠㅠㅠ
그 이후로는 심한 가위에 눌린 적도 없고...
이상한 환영을 보는 일도 없어짐...
네... 그럿슴다.. 자잘히 겪은 일들은 많은데,
다 쓰려면 쓰는데만 3일 걸릴 것 같아요...
길고 재미없는 얘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ㅎㅎㅎㅎ
어...어.. 마무리는 어떻게하지...
어.... 오유징어님들 모두 사..사... 아니야!! ㅠㅠ
아.. 권리당원 되었다고 문자 받았음요! 자랑으로 끝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