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는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근처에 있는 바에 가서 혼자 스카치 위스키를 마시고 곯아떨어졌습니다.
그 때문에 피렌체에서 글을 남기는게 함정.....
둘째날은 다행히 날씨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섬을 둘러보기로 했죠
먼저 첫 번째 사진은 무라노 섬입니다. 유리세공으로 유명한 섬인데, 아마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놀라 까무러치실 것 같습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장인들의 정밀함과, 현란한 색으로 꾸며진 유리 공예품이라.... 한가득 선반을 채운 그것들을 쓸어담아 오고 싶었지만.... 워낙 덤벙이는 제가 무사히 가지고나 올 수 있으려나요. 관뒀습니다.
사실 유리 공예도 그렇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머릿속에 그려 보았을 고즈넉한 남부 유럽 바닷가 마을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져있음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다음은 부라노 섬. 어선들이 섬에 부딪히는 것을 막기 위해 형형색색으로 집을 칠한 곳이라 합니다. (세번째 사진) 마치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아기자기한 모습에 넋을 잃고 한참을 둘러보았습니다.
이곳저곳 둘러본 곳도 많고, 베니스에서는 꼭 먹어보라던 오징어 먹물 스파게티도 꼭꼭 챙겨먹으니 어느덧 날이 저물었습니다.
잠들기엔 아쉽기만 했던 마지막 밤, 산 마르코 광장 근처에 있는 바에서 12년짜리 스카치 한 잔을 벗삼아 베니스에서의 일정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사실 제가 가 보기로 한 세 도시 중 가장 기대가 크지 않았던 곳입니다. 바가지도 많고 볼 것도 없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일까요.
그렇지만 베니스는 가슴이 아리도록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숙소를 막 나설 때쯤, 수평선 너머로 해가 뜨는 모습은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 다시 이 곳에 오기를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