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돌이 강한 돌인지 약한 돌인지, 살아 있는지 죽어 있는지, 구별할 줄 알아야 비로소 제대로 바둑 한판을 꾸려 가실 수 있는거죠.
어쨋든 행마에는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통용되는 법칙이 있습니다. 바둑의 오랜 역사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연구를 통해
대개는 이런 식으로 두는 것이 좋다는 합의가 있었던 거죠.
될 수 없습니다만...우리가 바둑을 배워가는 데 있어서 선대의 가르침이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오늘 배울 내용입니다.
흑1의 화점에 백2의 날일자 걸침은 가장 평범한 걸침입니다.
기력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이렇게 걸치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초보자분들 중에는 이렇게 돌을 갖다 붙이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초반에 붙이는 건 대부분 좋지 않습니다. 왜냐? 붙이면 상대돌이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붙이면 응수는? 기억해 두세요.
붙이면 젖혀라. 젖히면 뻗어라. 가장 기본적인 행마법입니다.
백2의 붙임에 흑은 막고 싶은 쪽으로 젖히면 됩니다. 흑3의 젖힘은 귀를 지키겠다는 뜻.
백도 흑이 젖혔으니 4로 뻗는 것이 평범합니다.
일립이전 이립삼전 기억하시나요? 흑은 허술했던 귀가 단단해지고 세칸 벌린 모양이 이상적입니다.
반면에 백의 모양은 아주 부실합니다.(초보자분들은 아직 돌의 힘을 느낄 수 없기에 이해가 잘 안 되실 테지만 그렇게 알아 두세요^^)
주변 상황에 따라 흑이 강력하게 A로 나가오는 수. B또는 C로 위에서 활용하는 수단이 남기 때문에 백이 손해를 본 모습입니다.
흑3의 젖힘은 바깥쪽을 차지하겠다는 거죠. 백은 이단젖히는 수도 있지만 일단 이건 초보자분들을 위한 글이니...
가장 쉽게 4로 뻗는 수만 보겠습니다. 붙이면 젖혀라. 젖히면 뻗어라. 쉽습니다.
흑이 5로 막으면, 흑이 백의 두점머리를 두드린 꼴입니다. 두점머리를 맞으면 아주 기분이 나쁩니다.
바둑 두는 사람은 두점머리 맞는 것에 고통을 느껴야 합니다. 내 돌의 아픔은 나의 아픔>.<
흑13까지...제 전 글을 보신 분들이라면 이 모양을 아실 겁니다. 화점의 삼삼에 침입했을 때 이루어지는 기본정석형태입니다.
그런데 제가 뭐라 그랬죠? 초반에 삼삼에 침입하는 것은 상대에게 큰 세력을 주기에 좋지 않다고 했습니다.
지금 이 모양은 백이 때 이르게 실리를 탐해 망한 모습입니다.
그러니까 초반 상대돌에 붙이는 건 어떻게 해도 좋지 않습니다. 붙이면 상대돌이 강해지니까요.
기억하세요. 약한 돌에 붙이지 마라.
그런데, 초보자분들이 겁내시는 게 돌이 끊기는 겁니다. 흑3에 백4. 아주 여러분을 만만하게 보고 있습니다ㅡ.ㅡ
초보자분들은 대개 돌이 끊기면 무서워서 단수를 마구 치십니다. 아이고...이럼 안되는 겁니다.
단수를 함부로 치면 상대가 강해지고 나에게는 약점만 남습니다. 보통 잡을 수 없는 돌은 단수치는 게 아닙니다.
반대로 쳐도 마찬가지. 이건 흑이 더 안 좋네요.
기억하세요. 함부로 단수치지 말자.
그럼 어떻게 할까요. 기억하십시오. 끊으면 뻗어라.
어느 쪽을 뻗냐구요? 보통은 약한 쪽을 뻗으시면 됩니다. 아닌 경우도 있기에 수읽기를 해보셔야 되지만,
대부분 약한 쪽을 뻗는다 기억하시면 됩니다. 흑3의 돌이 1보다 약해 보이죠?
5로 쭉 뻗어 줍니다. 그럼 A와 B가 맞보기.
한쪽을 살리면 한쪽을 잡을 수 있습니다.
흑이 아주 좋죠? 기억하세요. 끊으면 뻗어라.
흑3으로 바깥쪽을 젖혔는데 끊으면?
음...제가 수읽기를 해보니 이 경우에는 5로 뻗어야 되겠네요. 이후 변화는 초보자분들께는 어려우니
차후 다른 글에서 살펴 보겠습니다.
흑1에 백2로 갖다 붙였습니다. 붙이면 젖히라는 격언대로 젖혔더니 백4로 덜컥 끊어버렸네요.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함부로 단수치지 마세요. 보통 잡을 수 없는 돌은 단수치는 게 아닙니다.
단수를 마구 치니, 흑3의 숨이 간당간당하고 있네요. 게다가 흑돌의 X자리로 끊기는 약점들만 생겼습니다.
끊으면 뻗어라. 흑5로 한쪽을 뻗어 주었습니다. 그러자 백4의 돌이 축이 되니 백도 6으로 뻗어 약한 돌을 살립니다.
그 다음 흑도 약한 쪽을 뻗어야죠? 흑3이 백에게 축으로 잡히는 수가 있습니다.
흑7로 뻗고, 백도 8로 뻗어 살립니다. 바람개비 모양같죠? 이런 모양은 실전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끊었을 때 약한 쪽을
뻗는 행마법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언제나 예외는 있기에 수읽기 필수!!
이번에는 화점에 백2로 턱 밑까지 들이미는 수를 보죠. 이건 붙이는 것보다 더 안 좋습니다.
흑3으로 턱 막으니, 허술했던 귀가 집으로 굳어지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바싹 붙어대면 상대돌이 튼튼해집니다.
게다가 백2는 괜히 상대의 튼튼한 곳에 달랑 붙어있는 형국이라 숨이 간당간당해 보이네요.
기억합시다. 상대의 약한 돌에 붙이지 마라. Why? 상대돌이 강해지니까...
턱 밑으로 갖다대는 것도 붙이는 거랑 마찬가지입니다. 아주 안 좋습니다.
백2 다음 상대가 둘 수는 뻔합니다. 저도 입문자 시절을 겪었으니까요. 백4로 밀면 흑5로 두점머리를 때립니다.
두점머리를 두드리면 상대의 모양은 위축되고 내 모양은 한껏 기지개를 펴게 됩니다.
그러니까 왠만하면 두점머리를 맞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초보자분들의 자세한 이해를 위해 이 모양을 보시죠. 서로의 돌 두점이 붙어있습니다.
이 경우, 먼저 두점머리를 두드리는 쪽이 유리합니다.
흑1이 그것. 이 수를 두며 통쾌함을 느끼신다면 바둑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백2로 젖히면 흑3의 이단젖힘이 기세. 바둑은 기세가 있어야 합니다. 상대의 모양을 위축시키고 내 모양은 활짝 펴게 됩니다.
백4로 늘어 줄 수 밖에 없을 때, 흑5로 약점을 꽉 이어 줍니다.
보세요. 백의 모양은 잔뜩 위축되어 웅크려든 반면 흑은 중앙쪽으로 포효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백의 모양에는 A의 약점이 남아 신경 쓰입니다.
두점머리를 두드리는 게 좋은 이유를 아시겠나요?
기억하세요. 두점머리는 두드려라.
백이 끊어서 흑의 모양에 약점을 남겨보려 해도, 결국은 자신이 지켜야 합니다. 백4는 죽게 생겼네요.
다른 쪽을 끊어봐도 좋지 않습니다. 백6으로 늘어 싸우자고 해보지만, 먼저 흑7,9로 젖혀있는 것이 싸우기 전,
돌을 튼튼히 하는 방법. 백이 싸움을 걸어갔지만 백 양쪽이 다 위태위태합니다. 백이 안 좋은 싸움.
백도 두점머리를 맞았으면 반대쪽 두점머리를 젖히는 것이 행마법.
하지만 위에서 먼저 때린 쪽이 유리한 결과가 되는 것에는 변함없습니다.
반대로 백이 먼저 젖힌다면 백의 모양이 좋아지고 흑의 모양이 위축됩니다.
기억하세요. 두점머리는 먼저 두드려라.
다른 모양을 볼까요? 이 모양은 소목에서 나오는 구정석의 일종입니다. 지금은 잘 쓰지 않죠.
흑1로 두점머리를 두드리는 것이 행마법입니다.
백2로 받는 것은 잘못. 흑3의 이단젖힘이 통렬합니다.
백4로 받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모양이나...흑7까지 진행되고 보면, 백은 흑에게 둘러쌓여 갇히게 되었습니다.
백은 몇집을 내고 산 것이 전부일 뿐, 앞으로의 발전성은 없습니다. 반면 흑의 세력은 철벽이라 백이 크게 당한 결과입니다.
이렇게 초반에 둘러쌓이면 보통 안 좋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갇히면 내 집은 고정되는 반면 상대의 발전성은
전판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백2로 두는 것이 이 경우 올바른 행마법.
흑3에는 백4로 당깁니다. 그래도 흑이 좋은 것 같지 않나요? 오늘날 잘 쓰지 않는 구정석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역시 두점머리를 맞아서는 좋지 않아요.
옆길로 샌 것 같은데, 다시 돌아갑시다. 백2로 턱 밑에 다가오고 흑3으로 막았습니다.
백4로 밀어올리면 흑5로 두점머리를 때립니다. 이 수가 당연합니다.
백6에 흑7의 이단젖힘은 기세이지만...
백8,10으로 싸우자고 하면 초보자분들 머리가 아파집니다. 물론 흑이 충분히 싸울 수 있지만...쉬운 방법을 알려 드릴게요.
흑7로 그냥 늘어줍니다. 이걸로 좋습니다. 1선은 사망선, 2선은 패망선, 3선은 실리선, 4선은 세력선. 아시나요?
3선으로 집이 나면 보통 작다고 봅니다. 4선으로 집이 나면 짭짤하죠. 그런데 이건 흑돌이 5선으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반면에 백 세점은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백은 밀어줄수록 악수입니다. 흑은 가만히 늘어주며 집을 지으면 됩니다. 아이~신난다!!
결국 백은 약점을 지켜야 돼요. 어떤가요? 백이 괜히 상대를 굳혀주고 말았습니다.
결국 함부로 상대돌에 붙이는 것은 안 좋다는 걸 알았습니다. A~H 다 안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