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처진 날일자 질문글에 대한 답변글입니다. 친목은 아니고 궁금하신 분들이 많을테니...
이미 바둑게 최고수님이 그 글에 댓글을 달아주셨지만, 아무래도 초보자분들의 입장은 하수인 제가 더 잘 아니 보충설명을 해 드릴게요^^
화점 날일자 걸침에 흑3의 처진 날일자는 지독하게 실리적인 수법입니다.
이 수에 당황하실 초급자 분들 많으실 줄로 압니다.
백4로 막고, 8까지는 구정석. 사실, 초급자분들의 바둑에서 흑3이 등장하면 이렇게 정석처리가 되는 것이 백프로입니다.
그리고 질문하신 분은 이게 백의 입장에서 마음에 들지 않아, 질문하셨겠지만...사실 백이 못 둘 이유가 없습니다.
흑의 실리가 커 보이지만, 백도 두텁기 때문에, 배석과 상황을 봐야겠지만 이것은 부분적으로는 호각의 모양이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진짜로 백의 입장에서 무서워해야 할 것은 백4로 막을 때 흑이 귀를 올라서지 않고 5로 협공하는 겁니다.
이것이 현대의 수법. 이 수가 등장하고부터 백4로 막는 수가 사라집니다.
백이 한점을 잡아도 완생의 형태는 아닙니다. 이것은 백의 불만.
백6의 건너붙임이 부분적으로는 맥입니다만...
흑이 7로 끊는 것은 무리성입니다.
예상되는 이후 진행은 백이 두점을 잡게 되는데 이건 백의 두점 빵따냄이 두터워 백이 괜찮습니다.
흑은 7로 뒤에서 받아야 합니다. 백8에는 흑9. 백10으로 단순하게 한칸 뛴다면 흑11로 지켜둬서 흑이 좋습니다.
백은 곤마신세. 이렇게 둘 수는 없죠.
백10의 붙임은 축관계가 있습니다. 백이 축이 좋다면 이렇게 붙여야 합니다.
흑이 11로 뚫었을 때, 백이 12로 끊을 수 있어야 합니다. 백 18의 축이 성립된다면 흑의 무리.
흑이 축이 불리하면 11로 이어야 합니다. 백도 12로 뛰는 정도. 하지만...
흑이 쿡쿡 찌르고 들여다보고 하면 아주 기분 나쁩니다. 백이 똘똘 뭉쳐 한집도 없죠.
그래서 백4로 막는 수가 사라졌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4로 양걸침해 가자니, 백돌만 양쪽으로 갈라져 곤란한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처진 날일자에는 막지 않고 4나 A로 그냥 벌려가게 됩니다.
상변에서 다가오면 막으면 되구요.
흑5로 백이 막을 자리를 밀고 들어오면 백2는 가볍게 보시는 겁니다.(돌 하나하나 다 살리려 하면 타개가 안됩니다.)
적극적으로 둔다면 A로 갈 수도 있고, 배석에 따라 B정도로 벌려가시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백이 2를 가볍게 버린다는 겁니다.
그래서 흑도 다른 수법이 등장합니다. 돌 하나 잡아봐야 득이라 볼 수 없으니까요. 흑5의 어깨짚는 수법이 그것입니다.
백8로는 9자리에 찌르고 9아래 자리에 또 찌른 뒤에 연결하는 것이 약점을 만드는 방법이지만,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흑이 세력과 실리를 다 챙기게 됩니다.
역시 배석관계가 있지만 흑이 괜찮아 보이지 않나요? 결국 백은 흑의 어깨짚는 수에도 손을 빼는 경우가 생기는 거죠.
백2는 원래 가볍게 처리하려는 생각이었으니까요. 이해되시나요?
나머지는 질문글에 달린 댓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처진 날일자에는 막지 말고 그냥 벌리시면 된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