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발버둥 치다 실패하고 다 놓기로 했습니다.
남들 하는 노력 다 해봤습니다.
토익점수도 만들고 자격증도 따고 중국어 공부도 하고 매일 경제신문 읽고 인적성 공부한답시고 무슨 퍼즐 책까지 사다 읽고
자소서는 각각 다른 버전으로 50가지는 써본 듯 합니다.
다 실패했습니다.
일자리 알아보겠다고 상경한지 벌써 2년, 결국 서류 1군데 붙여준 곳이 없네요.
부모님한테도 죄송합니다. 곧 될거 같다고 거짓말 하는 것도 지칩니다. 모아둔 돈도 이미 다 떨어졌습니다.
포기하겠습니다.
포기하는 것이 나약한 겁쟁이의 변명이래도 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지쳤고 더 이상 할 것도 없습니다.
이제 서울이 싫습니다.
그냥 부모님이 계신 시골로 돌아가겠습니다.
부모님 힘들게 농사 짓고 있는데 입 하나 늘어서 부담 드릴 거 같아 죄송하지만 더 이상 버텨낼 재간이 없네요.
귀농이라고 거창하게 얘기하지만 제가 기반 마련해 놓은 것도 아니고 그냥 부모님 그늘에 기어 들어가는 겁니다.
인간이 느껴 볼 좌절감이란 좌절감은 다 맛보고 제 인생에 대한 회의를 100만번은 느껴본 듯 합니다.
이제 더 이상 혼자 버텨낼 능력이 없네요. 돌아가서 농사라도 배우며 부모님 모시고 살랍니다.
니미... ㅅㅂ 도대체 전생에 뭔 죄를 지었길래
이 시대에 태어나서 이런 고통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불평, 불만 다 쏟아내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저 같이 힘든 분들이 한 둘이 아닐테니 그냥 이쯤에서 하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포기합니다. 남들은 결혼, 육아, 내집장만 포기로 3포 라고 하는데
저는 취업까지 포기하겠습니다. 4포자네요.
이러고 보니 완전히 사회의 밑바닥으로 떨어진 느낌이 들지만 곧 괜찮아지겠지요.
농사라도 배우면서 다른 인생을 시작하겠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런 용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모든 것이 다 실패하고 나니 차라리 용기가 생기네요.
인간이 아무것도 가진게 없고 아무것도 바랄게 없어지면 차라리 용기가 생기나 봅니다.
시골집에 가면 인터넷도 안 깔려 있어서 오유도 자주 못할 거 같습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
취업 포기자는 이렇게 떠납니다. 제 인생에 희망이 생기길 빌어 주십시오.
그리고 서울도 안녕이다.
이 그지같은 개같은 엿같은 서울아 안녕. 그래도 밤풍경은 멋있었다.
난 떠난다.
ㅅㅂ 대기업, 자소서, 면접, 다 조까라 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