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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의 심리학) 애 때리지 맙시다
게시물ID : baby_141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덕분애비
추천 : 8
조회수 : 1029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6/05/09 00:34:23

지금으로부터 6년전,  2010년 당시 학교에서의 체벌 전면금지(교육적 목적도 포함)를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이 일었습니다. 조사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여론은 전반적으로 교육적 목적의 체벌에는 찬성하고 체벌의 전면금지는 반대하는 쪽이 우세했습니다. 이 얘기를 갑자기 왜 꺼냈냐구요?

 

부모의 체벌. 아직도 많이들 때릴 겁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아마 때리는 부모가 안 때리는 부모보다는 더 많을 것 같습니다. 6년전 당시에도 학교에서의 체벌을 찬성했던 분들이 가정에선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별로 없겠죠? 더불어 자신의 체벌은 '교육적 목적'이었고 감정을 싣지 않은 이성적이고 차분한 것이었다고 항변할 가능성도 매우 높을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최근 우리는 체벌과 관련하여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텍사스 대학의 Elizabeth Gershoff와 미시건 대학의 Andrew Grogan-Kaylor는 부모의 체벌이 자녀의 인지, 행동, 정서에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이와 관련되어 그동안 진행된 기존의 연구 약 70여개를 놓고 메타-분석을 실시하였습니다. 그 결과는 뭐, 예상대로였습니다. 체벌은 부정적 결과 지표 17개 중 무려 13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이의 공격성 증가, 반사회적 행동, 정신건강 및 행동적 문제 야기, 자존감 감소 등 여러면에서 아이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뜻이죠.

 

하지만 체벌이 무조건 나쁘다고 속단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일단 체벌 자체의 스펙트럼이 넓다는게 문제입니다. 가벼운 꼬집기부터 회초리, 물건 집어던지기, 그리고 구타에 이르기까지 가벼운 것부터 극심한 체벌까지 부모들이 쓰는 체벌이 워낙 다양합니다. 그래서 '모든' 체벌이 문제인지, 아니면 물건 집어 던지기나 구타처럼 '심한' 체벌만 문제인지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보통 체벌과 관련된 연구들은 특정 시점의 지표만 관찰한 횡단 연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한 시점에 관찰된 결과만 가지고 체벌로 인해 아이의 품행에 문제가 생긴 건지, 아니면 품행에 문제가 있어 부모가 체벌을 하게 된 것인지 인과관계를 가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그래서 Gershoff와 Grogan-Kaylor는 메타 연구를 수행하면서 물건 집어 던지기 같은 심한 체벌은 제외시켰고 횡단 연구 결과를 종단 연구와 비교하여 인과관계를 보다 정확히 추정하려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여전히 체벌은 부정적 결과를 낳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의 결론은 간단합니다. 체벌은 '위험'하다는 거죠. 물론 여기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Stetson University의 심리학자 Christopher Ferguson은 체벌과 학대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 즉 위에서 말하는 부정적 결과가 체벌이 아니라 학대에 의해 야기된 것일 수 있다는 지적과 더불어 체벌의 이유, 아이의 연령 등 고려해야 할 번수가 많기 때문에 '모든' 체벌이 나쁘다는 식의 단순화된 결론은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이의 원래 기질이나 성격 같은 변인의 영향력을 통제하면 체벌로 인한 부정적 영향력이 작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Ferguson 역시 체벌을 옹호하지 않음을 분명히 했으며 아이들의 평소 행실이 끼치는 영향력을 통제하고도 여전히 체벌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 메타 연구의 결론입니다. 고로, 가장 안전한 양육방법은 체벌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체벌이 먹히지 않을 경우, 부모들이 보통 체벌보다 더 센 방식으로 아이를 다룬다는 사실... 그 결과는 다들 익숙할 겁니다. 보통 TV에서 나오죠. 아.동.학.대.라는 이름으로.

 

뭐, 이렇게까지 연구결과가 나와 있어도 체벌이 아이의 잘못을 바로잡는데 유용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할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리고 운이 좋아 체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녀가 잘 자랐고 별 문제가 없다고 안심하고 있다면... 

 

기억하세요. 연구결과에 따르면, 체벌은 보통 세대를 건너 대물림 된다는 것을요. 그 때마다 그 위험성 또한 여전하다는 것을 말이죠. 즉, 당신의 자녀는 바로 컸을 지라도, 당신의 자녀가 때리며 키운 손자는 크게 엇나갈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위험성을 미리 차단코자 한다면, 방법은 쉽습니다. 

아이를 때리지 마세요. 

체벌을 선택지로 남겨 놓지 마세요. 

그리고 체벌 대신 다른 양육 방법을 배우세요. 

 

-끗-

 

관련 글 링크

-고함과 체벌없이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1) : https://www.facebook.com/zoozoosangdam/posts/1678802509049230

-고함과 체벌없이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2) : https://www.facebook.com/zoozoosangdam/posts/1678802742382540

-사랑의 매는 없다 : http://bit.ly/1XcgAeg

 

 

*내용 출처*

-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what science says and dosen't about spanking" [http://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what-science-says-and-doesn-t-about-spanking/]

 

*설명충*

- 메타분석(meta-analysisa) : 두 개 이상의 개별적인 연구들의 추정치를 종합하여 요약 추정치(pooled estimate)를 합성하는 통계적 방법을 말합니다. 보통 특정 주제에 대한 서로 다른 연구들의 결과를 비교하기 위해 효과크기라는 표준화된 척도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다시 한 번 분석을 실시합니다.

- 횡단연구(cross-sectional study) : 특정 한 시점에서 조사. 종단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간, 비용이 적게 들지만 어떤 현상의 진행과정이나 변화를 측정하지 못함

- 종단연구 (longitudinal study) : 여러 시점에 걸쳐 반복 조사 실시. 장기간에 걸쳐 조사대상자와 상황의 변화 또는 특정한 경향을 조사할 수 있지만 횡단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간, 비용이 많이 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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