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건강검진 했을때는 이미 알고있던 심한 당뇨와 비교적 덜심한 저혈압이 문제인건지, 아니면 61이라는 세월의 옹이와 나이테인지 아부지가 많이 아프다. 누나가 세브란스에서 종사를 하건 자식들이 독립을 할수 있을만큼 머리가 크던 세월에겐 중요하지 않은가 보다.
친구 만나러가기위해 준비하고있던 그 때, 갑작스래 아부지한테 전화가왔다. 급박한 목소리로 다리좀 주물러 달라고. 이전에도 너무나 심각하게 아프실때면, 줄곧 교회에서 지내시던 아부지께서는 내게 전화를걸어 다리좀 마사지 해달라 하셨다. 그 때마다 난 전에는 볼 수 없던 아버지의 약하신모습을 보곤했는데 그 모습이 싫어 애써 모른척 해왔던 것같다. 그런데 이제는 인정해야 할거 같다. 이제는 예전에 강직하시던 아부지가 아니며, 언제 떠나 보내드려야할지 모르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때라고. 아부지의 비명섞인 구제의 목소리로부터 그동안 내가 기대고 의지해왔던 기둥하나가 무너지고, 마음속에서는 나스스로가 하나의 기둥이 되기위한 의지가 자란다. 어쩌면 그 의지는 더이상 아버지의 매가 아프지않던 그 오래전부터 싹트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건 그가 지고있던 지붕의 무게를 이제는 계승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기둥에 금이갈수록 철이 자라는것만 같다. 몇일뒤 내가 군대를 가고 아부지가 오늘처럼 아플때면 이제는 어떻게 해야할까 걱정되기도 마음 아프기도 하다.
내가 고뿔이 심하게 들어 하루종일 누워있을때면 얼음장같이 차갑고 크며 두꺼운손을 머리에 얹고 기도하시던 아부지의 예전을 기억하며 이제는 내가 아부지 발목에 손을얹고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