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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민으로써 격하게 공감하며 읽은 '이재명을 주목한다!'
게시물ID : freeboard_13481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빼고생겨요
추천 : 0
조회수 : 23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9/08 21:45:15
끝까지 갈지 알 수는 없다. 경선은 나설 듯한데, 여론조사 지지율이 '담배 씨' 정도다. 3~5%를 오르내린다.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정당 대표도 아닌데 5%를 넘보는 건 '특이 현상'이다. 

성남시정에 대한 시민 만족도는 79.9%란다. 천당 위에 분당이라는 보수동네에서 엄청난 지지다. 성남 인구(98만) 중 절반이 분당구이다. 사이버 공간, 20~30대로 가면 인기는 더 치솟는다. 전국서 강연요청이 쇄도한다. 왜 그럴까. 이재명 시장의 정치문법이 달라 보인다. 

첫째, 권력 목표가 명확하다. 이 시장은 "친일, 독재, 부패문제를 한번은 정리하고 가야 한다"고 외친다. 이른바 친일ㆍ독재ㆍ부패 작살론이다. 에둘러 적폐(積弊ㆍ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청산이다. 과거사 청산이 안되니 한국사회에 정의가 사라졌다고 본다. 대신에 힘센 것, 돈 많은 것이 정의로 둔갑했다. 잘못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결기를 세운다. 박근혜 창조경제, 안철수 새정치 보다 간결하고 구체적이다. 권력을 잡고자 하는 이유가 선명하다. 

둘째, 이념 프레임에 갇히지 않는다. 보수 진영은 좌-우, 보수-진보의 이념 프레임으로 개혁진영을 가두고 있다. 여기에 종북에 무능까지 덧씌운다. 그가 천안함 등 숱한 논란을 야기하지만 종북이슈로 수사를 받지는 않는다. 변호사답게 법리를 앞세워 보수의 공격을 받아 넘긴다. 종북 딱지가 두려워 우클릭을 전전하는 정치인과 궤와 결이 다르다.

그는 보수의 이념 프레임을 '상식 프레임'으로 깨뜨리고 있다. 원칙과 상식, 정의의 회복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겠다고 한다. 국가 권력의 정상화이다. 성남시청에는 새마을 기 대신에 세월호 깃발이 29개월 째 펄럭이고 있다. 시청과 3개 구청, 도서관에 게양돼 있다. 세월호 깃발은 이념이 아니다. 시민생명 보호에 대한 경각심이자,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가장 낮은 상식의 문제라고 대응한다.

셋째, 디지털 국민 소통 정치다. 이 시장은 날마다 새벽 2시까지 SNS에 파묻혀 산다. 여의도, 종편, 언론정치를 하지 않는다. SNS 활동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국정원이 왜 댓글 공작을 했겠느냐"며 "광주사태가 민주화운동으로 바뀐 것은 수십장 유인물을 뿌리며 진실을 퍼나른 몇몇에서 시작되었다.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 투옥도 불사하며 유인물을 뿌리던 이들을 기억하며, 유인물 뿌리는 심정으로 SNS 친구를 늘리고 트윗질, 댓글 질까지 온 힘을 다해서 한다"고 말한다. 

SNS친구 3000명을 가진 실천가 1000명이면 중앙일간지 1개 몫, 1만명이면 공중파 방송 한 개 몫, 3만명이면 나라를 바꾼다고 했다. 그래서 지방선거 때 선거사무실 이름을 '손가락 캠프'라 했다.

넷째, 시정의 혁신적 성과로 지지를 모은다. 성남시는 창의적인 보편적 공공복지 정책을 펴고 있다. 노인용돈사업(월10만원), 청년 배당(24세 연간 100만원), 중학생 무상교복지원, 무상 산후조리 지원, 저소득 경증장애수당 인상, 저소득층 생리대 지원, 학교 화장실 변기교체 사업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새누리당은 부자 자치단체의 퍼주기식 포퓰리즘의 극치라고 몰아붙인다. 새누리당 주장이 얼핏 솔깃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성남시가 청년배당, 교복, 산후조리에 쓴 예산은 194억원이었다. 그 돈은 지방세 증세나 중앙정부 교부금이 아니다. 시민 100명을 채용, 지방세 체납자를 다그쳐 걷은 100억과 각종 축제와 행사를 줄여 마련한 돈이다. 

생리대 지원사업도 만12세~18세 저소득층 여성 3426명에게 월 2만원 씩 지원하니 8억4000만원이 들었다. 성남시 연간 예산 3조157억원(일반 회계 1조 6000억)에서 쓸데 없는 사업 안하고 조금 아끼면 보편 복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성남은 6년 전 7285억원의 빚을 져 모라토리움을 선언했다. 그가 나서 3년 6개월 동안 빚을 갚았다. 부자라고 무조건 복지 정책을 잘 하는 건 아니다. 

마지막, 낮은 삶의 스토리가 있다. 이 시장은 52세 경북 안동 출신이다. 초등학교 졸업 후 성남으로 이사와 중ㆍ고교 시절 학교 대신 공장을 다녔다. 소년 노동자였다. 검정고시로 학교를 마쳤다. 어렵사리 대학에 들어가 정말 독하게 공부해 사법고시에 합격한다. 변호사로서 성남의 자치운동에 매진하다 지난 2010년 민선 시장에 당선됐다. 

그에게 공장 노동자는 운동권의 위장취업이 아니었다. 배고픔을 견디는 처절한 생존이었다. 거기서 노동자의 인권과 생활, 가난한 자를 위한 보편적 복지가 나왔다. 그는 "학교 교복이 너무나 부러워 대학입학 때 교복을 맞춰 입고 등교했다"면서 "돈이 없어 선배 교복을 물려받는 여학생의 마음을 헤아려 무상 교복지원 사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혁ㆍ진보진영의 새로운 인적자산이다.



담배 씨는 깨알만한 깨의 반만하다. 잘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흙과 바람, 비를 만나면 어른 키만큼 훌쩍 자란다. 그에게서 노무현의 자취를 본다. SNS로 무장한 명민한 디지털 노무현….


이건상 [email protected]
출처 전남일보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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