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6,7년 정도 전에 콜센타에서 일한 적이 있음.
뭐 다들 아시겠지만 콜센타만큼 멘붕이 자주 오는 곳은 없을 거임.
그중에 기억나는거 몇가지만 적어보겠음.
가을하늘 청명한 햇볕이 창을 핥고있는 어느날이었음.
내가 일하는 곳은 마트 콜센타로 여느때와 같이 콜을 받고 있었음.
전화가 오면 수신자 번호가 뜨면서 고객정보를 확인하고
뭐가 문제니? 하고 물어보고 문제가 있으면 조치를 취해주면 되는 일이었음
A라는 고갱이가 전화를 했는데
대뜸 전화를 받자마자 여기서 산 음료 유통기한이 너무 짧다는 것이었음
재빨리 구매정보를 확인해보니 근 3개월내 구매내역이 없었지만
난 숙달된 고객센터 직원답게 오프라인에서 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고갱님께 언제 어디서 어떻게 구매한지 물어봤음
A님은 꽤 오래전에 인터넷으로 샀다고 한 거시였슴.
난 3개월 동안 구매내역이 없다고 얘기하자 고갱님이 더 오래전에 구매했다고 하는 거임.
난 그때 느꼈음. 아 뭔가 잘못되가고 있구나
구매내역을 1년치 조회하자 거진 6개월 전에 온라인으로 구매한 멸균우유였나 그랬던거 같음
난 여기서 멘붕이 왔지만 오래전에 구매해서 교환이나 환불이 안된다고 하는 것은 하수들이나 하는 것임.
어차피 교환 환불은 내돈으로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담당자에게 물어보는 시늉이라도 해야 함
마트 담당자에게 이상한 고갱님이 왔다고 6개월전에 산 우유가 유통기한이 짧다고 교환해달라고 하자
마트 담당자는 크게 한숨을 쉬면서 말하지도 않은 고갱님 이름을 대는 거임.
유명한 분이라며 그냥 교환해준다고 하라고 함
그래서 교환해주기로 하고 끗.
이 썰이 기억에 남는 멘붕 썰중에 좀 약한거여씀
왜냐면 고갱님이 화를 내지 않고 침착했끼 때문임 ㅇㅇ
두번째 썰은 진상 멘붕은 아닌데 그냥 기억에 좀 남는 이야기임
그날은 14K 금같은 토요일 점심시간때쯤이었음
격주 토요 출근이었기에 불금은 아님
꽤 나이가 느껴지는 아저씨? 할아버지? 중간쯤 되는 목소리였음
기억에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기억함
대뜸 전화해서 마트에서 파는 쌀 중에 고시히카리쌀이 있냐고 물어보는 거였음
그러더니 대답도 듣지 않고 쌀 품종에 대해서 꽤 오래 설명을 햇슴
몇분한지 기억도 안남 넘 지루하고 전혀 쓰잘데기 없는 설명이었는데
기억 나는건 이야기 하는 중간중간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겠어요?' 를 계속 되풀이하는 사람이여씀
오늘 첫 통화했는데 내가 어찌알겠냐만은 나는 영혼없이
'네. 정말 대단하시네요'를 계속 해서 얘기해주었더니 더욱 더 신나서
자기 이야기에 몰입을 하는거시여씀
2시간에서 약 3시간여를 그렇게 쓸모없는 이야기와 내가 어떤사람인지 이제 감이 오냐는 그 할저씨의 이야기에
영혼없이 대꾸를 해주다 어느덧 이야기에 끝이 오고 있다는 직감이 들때여씀
나도 지쳐가고 있었기에 여기서 승부를 봐야겠다 싶어서 내가 회심의 일격을 날려씀
'고갱님 그래서 어떻게 도와 드릴까요? 쌀 담당자를 연결해 줄까요?' 비겁하지만 그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죄없는 담당자에게 넘기려 했지만 그 고갱님은 내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다른 마트에도 내가 당신같이 자기의 전담 상담원을 두고 있다며
자기 이름만 대면 본인에게 전화하는 상담원이 있다는 거여씀
그러면서 나한테도 '
'당신한테도 나의 전담 상담원이 되는 기회를 주고 싶다'며 자기가 그 마트와도 긴밀한 사이라며
이제 앞으로는 내가 일하는 마트와도 가까워 지고 싶다고 본인 이름을 외워놓으라고 했슴
언제든지 자기가 통화하면 나테 바로 전달해서 내보고 전화하라는 거시여씀
그 이후로 뭐 이렇게 길게 통화하진 않았지만 내가 그만둘때까지 3차례 정도 날 찾는 전화가 있었음.
하지만 단 한번도 구매 문의나 상품 문의가 아닌 쌀에 대한 토론이 주제 여씀.
세번째 썰은 내 가장 지독했던 클레임이었음.
그날은 퇴근 시간이 다가오는 어두워지는 저녁 시간때쯤이어씀
한 젊은 여성으로부터 배송문의가 들어왔음
바로 해당 기사님을 수소문 해서 물어보니 거의 다 왔다며 배송기사가 본인이 직접 고갱님께 전화해서 처리해준다는 거임
난 그래서 좋다구 상담 완료를 하고 다른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다른 직원으로 부터 그 고갱님이 날 찾는다는 연락이 왔음
난 기사님이 연락을 안했는가보다 하고 고갱님이랑 통화를 했는데
대뜸 나보고 '내가 당신보고 뭐 해달라고 했어요?' 라고 하는 거임
그래서 배송 확인문의하셔서 기사님께 전달했고 기사님이 직접 연락 드린다고 했는데 연락이 안갔나요? 하고 공손하게 말햇슴
여기서 욕만 안했다 뿐이지 날 겁나 핍박햇슴
내가 당신한테 확인하라고 했지 배송기사에게 확인하라고 했냐
당신 이름 뭐냐 ? 일을 왜 그따위로 하냐 ? 생각을 하고 일을 하는 것이냐? 등등 20여분을 그렇게 죄송합니다만 하고 있는데
그 고갱이가 나보고 당신 거기서 일 그따위로 할거면 내가 너 일못하게 할거야 라고 하더니
상급자 바꾸라고 하는 거여씀
나중에 상급자에게 들어보니
그 고갱이 나 당장 자르라고 했는데 그렇게는 못한다고 했더니
그럼 뭘 할 수 있냐 물어봐서 대충 인사고과에 고객 만족 평가 들어가서
나중에 승진에 불이익을 당할수도 있다 라고 둘러댐
언제 인사고과를 하느냐 라고 해서 12월에 한다고 하니
그럼 12월에 인사고과 처리하고 자기에게 확인전화를 하라고 함
그게 7월인가 8월이었는데 실제로 12월에 그 고갱이랑 다시 확인전화함
승진못했다고 하자 그 고갱이 왜 안자른대요? 이제 다른 마트 가야겠네 하고 전화 끊어버림.
지금까지도 가장 개빡치는 통화였음.
단지 확인전화 안했다고 콜센타에서 자르라고 하는게 난 지금도 도통 이해 안감.
잊은것도 아니고 확인해보니 첫번째 전화 끊고 나서 배송기사가 1분안에 배송 완료했던 건이었는데
그 일로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을 정도로 기분이 더러웠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