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교차로까지 행진하고 집에 오자마자 그알 보고나니 이 시간이네요.
오늘 집회에 사람 정말 많았어요. 지난주도 다녀왔는데 비교도 안되게 많았습니다. 서면에서는 낑겨 죽는줄...;;; 10만이라하더니 맞나뵈요.
이모께서 발이 불편하셔서 많이 못걸으실거리 생각했는데 내색도 안하시고 끝까지 박근혜는 퇴진하라를 외치시며 씩씩하게 걸으셔서 놀랐어요.
이모께서는 79년 부마항쟁때 양정쯔음에서 대형집회에 참여해보시고는 이후로는 집회가 처음이라 하시더군요. 그때는 최루탄이 난무히고 엉망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평화집회하니 감회가 새로우셨나봐요. 그래서 더 끝까지 걸으셨는지도...
집회 중간에 잠시 카페서 쉬면서 이모와 대화를 나누었는데요, 이모는 또래분들에게 늘 빨갱이 소리듣는 깨이신(?)분이시거든요.
지난주에 동창 여덟분을 만났는데 시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4명은 당장 집회에 참여하자는 적극적 퇴진파, 2명은 박근혜가 잘못했지 하는 소극적 퇴진파, 나머지 2명은 이 상황에도 여전히 불쌍한 대통령 운운하고 문죄인 빨갱이 북한의 사주를 박았다느니 개소리를 내뱉는 수꼴이랍니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 친구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지 하시네요.
그리고 정권교체에 대한 50대 이후 중 장년층과 젊은 사람들의 생각차이도 느꼈는데요.
이모는 문재인 만으로는 약하다. 주변에 박근혜에 반대하지만 문재인도 싫어서 절대 안뽑는다는 사람이 너무 많다. 문재인이 북한의 사주를 받았다느니 종북이라느니 대통령되면 북한에 다 퍼줄거라느니 그런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문재인을 극렬히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문재인로 정권교체가 힘들것 같다. 우리 주변 사람들은 그런 고민을 참 많이 한다.
처음엔 안희정을 생각했는데 이 사람도 노무현 사람인데다 정치자금 전과 때문에 문재인 만큼 혹독하게 까일 것 같아 차라리 서울시장으로써 어느정도 대중에게 검증이 끝난 박원순이 낫지 않을까라는 얘기를 하셨어요.
저는 젊은층에서는 대부분 문재인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이 나라의 차악도 차선도 아닌 최선이라 여긴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문재인이 되려면 젊은층이 무조건 투표를 많이해야 한다고 내렸죠. 근데 문제는 카페 주변에 아무 생각없이 데이트하고 예쁘게 꾸미고 놀러다니는 20대가 많이보여서 급 우울.... 다른 연령대는 대부분 피켓들고 돌아다니던데...
물론 서면이라는 특성상 그렇겠지만 행진하면서 둘러봐도 아이 데리고 온 3~40대도 많지만 놀라운건 20대보다 나이 지긋하신 중 장년층의 비율이 많이 높았다는 거예요. 참 씁쓸했어요.
사진은 오늘 들고다닌 손피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