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에게 일어난 일이며 분한 마음에 이렇게 라고 이야기를 적습니다.
내용은 반말인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시간은 오후 8시쯤 안양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1호선 열차를 타려는데
왠 여자애(초등학생쯤으로 보임)가 옆에서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자리가 없네"
(열차엔 자리가 진짜 많았다. 난 그냥 독특한 아이네 하고 별 대수롭지 않게 앉아감)
금천 구천쯤 갔을까? 갑자기 아까본 그 아이가 열차 끝쪽으로 빠른걸음으로 이동한다.
참 발랄한 아이네 라고 생각한 찰나
적어도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외노자(방글라데시, 인도인쯤으로 보임)가 그 아이를 따라간다.
느낌이 너무 쎄해서 혹시 몰라 나도 같이 이동했다. 근데 열차의 끝에 다다르자 아이가 더이상
갈곳을 못찾고 노약자석에 앉았는데. 외노자가 자꾸 아이에게 말을 건다. 이때쯤 난 아이가
완강히 거절을 못하는 약간 정신적인 핸디캡이 있다는걸 깨달았다.
외노자와 대화하는데 이런이야기를 여자애가 뱉는다
"인천간다면 왜 이거 탔어 이거 한번에 안가요"
뭔가 처음본 사이라는게 확 느껴졌다. 이어서 남자가 여자애한테 완전 밀착해서 나눈 대화중
일부는
"우리집에 ~도 있고 ~도 있고 너 잘곳 없다며..."
아 느낌이 진짜 쌔해진다. 여자애는 정신적 핸디캡이 있고 가출한 아이구나
그다음에 외노자가 아이의 핸드폰을 강제로 뺃더니 전원이 꺼진걸 확인하고
"우리집에 이거 충전할 충전기도 있어"
난 여기서 112에 문자를 넣었다. 바로 내가 개입할 수 없었기에
(근데 주변에서 이야기 다들은 성인 남자, 아줌마들 개 쓰레기 저게 안들렸나 난 한참 옆이었는데)
그러자 여자아이가 핵심적인 한마디를 하더라
"나 그럼 2만원도 주는거지?"
이미 어떻게 꼬셨고 이런건 다 정황상 느껴졌고 이제 이 아이가 외노자가 있는 인천으로 따라가겠구나
생각되서 구로역쯤에 내리기 전에 말을 걸었다
"이 아이 아세요"
대답이 웃기지 못해 황당하다
"예전에 봤어요"
뭔 개소린가 예전에 뭘봐 보긴
근데 아이의 표정이 좋지 않다.
아마 내가 경찰로 느껴졌나보다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보다못해 따라내려서 아이에게 말했다
"저 아저씨 처음 보는 사람이지? 저사람이 2만원 준다고 따라가지 마렴
위험한 사람이야"
아이가 한마디 뱉는다
"아저씨는 뭔대 날 따라와요?"
그렇다. 왠지 모를 허무함에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 인천으로 가든 가서 뭘 당하든 간에..
근데 아까 경찰에 문자를 넣은곳에서 전화가 온다
(참 빨리도 온다)
이후는 시간대별로 경찰의 ㅄ 짓을 말해준다
8시 40분 신길지구대 (네 접수되었습니다. 무슨일인가요... 나: 자초지정 설명 다하고 빠른 처리 부탁한다고 하고 끊음)
9시 구로지구대 (무슨일이신가요.. 나:(ㅅㅂ) 아.. 아까 이런일이 있었는데 지금 인천쪽으로 이동하고 잇을겁니다. 빠르게 처리좀
부탁드립니다)
9시 20분 종로 경찰서 (무슨일이신가요.. 나: (아 ㅅㅂ 병신들 진짜) 제가 아까 다른 지구대에 다 설명했는데 안양에서 구로까지 와서
인천으로 가고 있다구요 서울쪽으로 계속 가고 있는게 아니라! 제발 빠른 처리좀)
9시40분 구로지구대 (무슨일이신가요... 나: ㅅㅂ 범죄가 일어나든 말든 알아서해 ㅄ들아)
아 진짜 세월호까지 보기도 전에 우리나라 ㅄ 경찰 시스템에 감탄하며 매우 찝찝한 하루를 마무리 했다
세줄 요약
1. 외노자 성범죄가 일어날 징조를 느끼고 신고함(외노자 집에 초등학교 여자얘가 간다고 상상만 해도 역겨움. 혼자 사는 곳도 아닐텐데)
2. 미성년 여자얘가 도움의 손길을 뿌리침
3. 경찰 ㅄ짓 실시간 감상하고 하루를 망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