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을 향해 달려가는 아들 하나 둔 애 아빠입니다.
몇일 전부터 와이프가 화를 내고 말을 안 합니다. 2일 되었네요.
발단은 집문제로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은 직장때문에 변두리 도시에 살고 있는데, 대도시에 작은 빌라가 1채 있습니다.
1년간 비워두었는데 전세로 들어오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막상 연락오니 와이프가 걱정을 하기 시작합니다.
내년에 아들 학교문제로 대도시로 갈 예정(저와는 주말부부)인데 지금 전세를 주면 살 집이 없고,
그 전세금에 더 보태서 더 좋은 동네 아파트를 구하려니 돈이 부족하고
이래저래 난감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정리를 해 줬습니다.
방법은 세가지다.
1. 전세를 주고 지금처럼 변두리 도시에서 계속 같이 산다.
2. 전세를 주고, 장모님 집에 들어가서 산다.(옆동네)
3. 전세를 주고, 그 돈으로 더 좋은 동네에 작은 원룸이라도 들어간다.
그랬더니 갑자기 짜증을 내는 겁니다.
변두리 도시는 살기 싫고, 장모님 집은 방이 없고(집은 큰데 처남도 있고 짐이 많음),
마지막으로 어떻게 원룸에 들어가서 살라는 말을 하냐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 굳이 애를 좋은 학군데 보내려고 하는데 돈이 부족하니 불편해도 희생하는 수 밖에 없지 않느냐?" 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 왜 자기만 희생하느냐? " 라고 합니다.
저는 속으로 그게 왜 희생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대도시로 가라고 강요한 적도 없었습니다.
대도시로 가겠다는 것은 와이프의 일방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저는 변두리 도시도 만족합니다. 제 직장동료도 여기서 애들 많이 키웁니다.
그런데 와이프는 대도시 출신이라서 꼭 애들은 대도시에 키우겠다고 합니다. 본인이 대도시에 살고 싶은 마음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고서는
와이프가 " 남자가 돈도.." 이러면서 말을 흐리길래
제가 정색하고 "뭐라고?"
그랬더니 말을 얼버무리면서 " 돈 걱정 없이 살고 싶다..." 이럽니다.
아마 저에 대해서 비하하는 발언을 하려다 본인도 아차 싶었나 봅니다.
저는 남들 보기엔 번듯한 직장에 다닙니다. 연봉도 꽤 높구요.
하지만 대도시(서울 및 그 주변)에 학군 좋은 곳에 30평대의 아파트를 살 정도는 안됩니다.
직장생활 한지는 오래 되었지만 결혼전에는 돈이 안 모였습니다.
결혼 때 산 앞서 말한 빌라도 대출로 샀고, 70%는 제 어머님이 돈을 주셨고, 25%는 둘이 벌어서 갚고, 나머지 5%는 장모님이 보태셔서 다 갚았습니다.
사실 저는 좀 억울했습니다.
와이프의 바램을 다 들어줄 만큼 저는 금수저가 아니었고 와이프도 알고 있습니다, 제가 흙수저 인 것을.
그러던 중, 다음날 아이 병원 진료를 예약 해 주었는데 날짜가 잘못 된 것을 모르고
와이프랑 아들이 헛걸음을 하게 됩니다.
그때 불 같이 화를 내더군요. 엎친데 덮친격인 것 같았습니다.
부랴부랴 부탁을 해서 같은 날 좀 더 늦을 시간으로 예약을 잡았지만, 와이프는 문자로 저에게 심한말을 하며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봤습니다.
그 이후로 2일간 말을 안하는 상태입니다.
친구에게 의논하니, 제가 제시한 3가지 방법밖에 없는 건 맞는데 그 현실이 너무 싫어서 그러는 거랍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같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어나 하나 하는 고민도 합니다.
그런데 위 3가지 방법은 그날 처음 나온 말이 아니라, 지난 1년간 수도 없이 상의한 내용인데
와이프가 자꾸 걱정만 하길래 답답해서 정리해 준 것입니다.
정말 몰라서 그런지, 아니면 본인도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지...
여튼 지금 냉전 중입니다.
어떻게 해결을 해야할까요... 집에 있자니 전혀 인간취급을 안하며 말도 안 받아주는 와이프가 견딜 수가 없어서 나왔습니다.
저는 그런 분위기를 견딜수 가 없습니다. 화가나도 부부는 서로 대화를 해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ㅠㅠ
불편한 휴일이 될 것 같네요.
와이프가 말을 섞지 않네요. 문자로 필요한 것만 얘기하고,,
이 정도 화날만큼 제가 잘못한 것인가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