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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소설 Cinderella Lady 리뷰.
게시물ID : animation_4129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oddLee
추천 : 3
조회수 : 81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31 20:57:17
게시판을 맞게 찾아왔는지 조금 미심쩍기는 하지만, 조심스럽게 리뷰 한 번 남겨보려 합니다.
아이돌마스터를 기반으로 쓰여진 팬픽이니, 애니매이션 갤러리에 와도 괜찮겠지요?
제가 소개할 소설은 조아라에서 연재 완결된 'Cinderella Lady'입니다.
(본편은 전부 완결된 상태입니다.)

사내정치의 희생양으로 길거리에 나앉은 마시로 카즈키, 팔자에도 없는 프로듀서가 되어 아이돌을 육성하게 된다는 것이 주된 스토리입니다. 이 소설 역시 팬픽 특유의 캐릭터성 어필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휘발성과 소비성이 강한 팬픽들과 뚜렷한 차별성을 두고 있습니다. 중후하게 덮쳐오는 현실의 무게감이 그것이지요.
초대형 연예기획사 경력직으로 들어가게 되었지만 회사적 차원의 지원 부재에서부터, 생명줄과도 같은 사내정치의 한복판에서 벌이는 혈투, 추악하기 짝이 없는 연예계의 비밀과, 숨겨진 흉악한 시스템까지. 주인공이 뛰어든 세계는 냉혹한 전장과도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악에 물들기도 하며, 현실에 타협하기도 하고, 눈앞의 추악함에서 고개를 돌리고 도망치기도 합니다. 마시로 카즈키 또한 그 수렁 속에서 헤메이며 고민합니다. 
그럼에도, 카즈키는 자신의 아이돌, 타카가키 카에데와 한 "온 세상이 그녀의 노래를 부르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싸워나갑니다.
이것은 꿈을 다루는 이야기. 꿈꾸는 소녀들과 꿈을 이뤄주어야 하는 책임을 맡은 프로듀서들의 이야기입니다.

본질적으로 이 소설은 꿈을 이야기합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괴물들의 사이에서 대한민국은 누란지위에 있습니다. 세살박이 어린아이조차도 빈부격차와 현실을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젊음들은 꿈을 접고 생존경쟁에 뛰어듭니다. 그 누가 젊은이들을 감히 탓할 수 있겠습니까. 저 또한 한때는 그렇게 꿈을 잊고 살려고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스스로의 재능부족을 탓하고, 그저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는 변명과 자기방어 속에서 도망치려 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꿈꾸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누구도 찾지 않는 어두운 구석에서, 먼지와 땟국물이 묻은 신데렐라는 생업에 매진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꿈의 불씨를 가지고 있습니다. 티끝같은 꿈의 한자락이라도, 그것을 위해 남몰래 스스로를 불사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은 그에게 철부지라고 손짓하기도 하고, 현실의 무게가 잔인하게 짓누르기도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은 언제나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품었던 불씨가, 스테이지 위에서 화려한 불꽃이 되어 세상을 향해 비추는 순간, 또다른 사람들도 불씨를 나뉘갖게 됩니다. 어린아이의 꿈 뿐만이 아니라, 잠시간 가슴 한 켠에 꿈의 불씨를 묻어두었던 당신의 가슴 속에 닿을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제 가슴 속에는 닿았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접한 누군가에게도 이것을 전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딱딱하게 논한 것도 있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지 않은가 생각하게 되어버립니다.

스포일링을 각오하고서라도 과감하게 말해두겠습니다. 이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동화같은 이야기입니다. 본문에도 나오듯, 마법같은 환상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현실적이지 않다는 비판 역시 타당성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소설이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습니다. 현실은 아름답게만 끝나는 것도 아니고, 자신에게는 세상에서 빛날 만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고 포기해버릴지도 모릅니다. 노력만을 강조하는 세상에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의 감정도, 저 또한 이 땅의 가난한 젊은이로써 처절하게 동감합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숨쉬는 프로듀서들의, 아이돌들의 열정만큼은 진짜배기입니다. 노력이 성공을 가져다준다는 이야기가,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인정하기 힘들 이야기라는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기꺼이 꿈의 불씨를 놓치지 않는 사람에게 고합니다. 풍파에 묻혀 눈을 감은 상처입은 사람에게 전합니다. 진정 꿈이 있다면, 당신도 신데렐라가 될 수 있다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덧붙여 Cinderella Lady 작가진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당신이 전해준 불씨, 확실히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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