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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맨, The Salesman
게시물ID : movie_666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꽃보다륜미
추천 : 2
조회수 : 40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5/10 01:56:45
movie_imageH3J9A0HC.jpg
제69회 칸 영화제 각본상과 남우주연상 수상작인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을 보고 왔습니다.
 
아쉬가르 파르하디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자파르 파나히', '바흐만 고바디', '마지드 마지디' 등
이란의 대표적인 감독 중 하나입니다.
 
그간 파르하디가 만들어온 영화들이
이란 사회에 내놓여진 인간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그만의 작법과 연출로 얽히고 설켜있는 실타래처럼
(서사갈등에서 오는)인물의 심리를 고농축으로
쌓아올리는데 능숙했던 뛰어난 감독이었습니다.
 
'세일즈맨' 역시 그런면에서 탁월한 솜씨를 보여주고,
이르러 가슴에 비수를 꽂지만 허망함만 남아있는 모습을
아주 사실적이고 한편으론 미스터리 형식으로
스릴 넘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번 감상평 역시 칼럼 형식으로 적어보려 합니다.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보았던 터라 글로 써보고 싶어지네요 ^^
(잘못된 부분이 있거나 피드백 해주실거 있으시면
언제든지 답글 달아주시길 바랍니다. ㅎㅎ)
 
스포는 최대한 자제했지만
민감하시면 뒤로가기 해주세요 ^^
 
 
 
 
 
 
 
 
 
 
 
 
 
 
 
 
 
이란 사회에 내놓여져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단순명료하지 않다. 그들 각자의 문제는 저마다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전체로 보았을때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다. 허나, '세일즈맨'은 그러한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인물의 서사 심리를 탁월하게 그려낼줄 아는 아쉬가르 파르하디는 종종 신비스럽고 기이하게까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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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칸 영화제 각본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세일즈맨'은 (5월 11일 개봉작)'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등을 만들어온 아쉬가르 파르하디의 작품이다. 그간 이란 사회속 인물들의 갈등에서 서사 심리를 마치 피라미드의 조형처럼 기하학적으로까지 만들며 촘촘하게 그려냈던 파르하디는 이번 작품 역시 훌륭하게 조율해낸다. 스토리텔링에서부터 드라마 작법과 연출까지 특별한 악센트가 없어 보이지만 사건의 연관속에서 일렁이는 여진으로 마음의 우물을 크게 흔들어 버리는 그만의 수사(修辭)는 특별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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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드'와 '라나'는 전에 살고 있던 집에서 더이상 살수 없게 되자 연극단 동료인 '바크'의 도움으로 새 보금자리를 소개받게 된다. 그러나, 며칠 뒤 아내가 샤워하던 중 불미스러운 사고를 당하게 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그 충격으로 아내는 큰 트라우마를 안게 된다. 한편, 남편 '에마드'는 전 세입자 여성의 이상한 소문을 듣게 되고 그날 있었던 사건을 아내는 묻으려 하지만 남편은 사건의 진상에 한발짝씩 다가가게 된다.
피해자의 생명까지 위협을 받았음에도 그 파장으로 벌어지게될 주위의 소음과 눈초리 그리고 재판과정에서 벌어질 소동 등의 걱정으로 경찰에 제대로 수사협조도 맡기질 못하게 된다.(시끄러워 지느니 조용히 묻히자는 태도이다.)이는 이란사회가 여성에게 관대하지 않고 종교적으로도 이슬람 문화로써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성은 소극적 태도를 지닐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종교적이고 사회적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이 영화는 '보편적' 영화일 수 밖에 없다.
(그 예로, 아쉬가르 바르하디의 전작인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는 이란의 사회적 배경과는 전혀 무관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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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이미 초반부에 무너져 내리기 직전의 건물안에 사람들이 혼란스럽게 대피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안방의 벽과 더불어 서서히 클로즈 업 되어 금이 가버리는 창문은 다가올 두 사람의 시련을 경고하고 있다.
'세일즈맨의 죽음'이라는 연극을 두 부부가 하고 있다는 것도 의미심장하게 여겨진다. 거기에 연극단 역할로 나오는 두 부부는 연극과 현실 모두 사랑하는 사이이며 실제 나이보다 늙게 분장을 해야하고 중요한 것은 '에마즈'가 맡은 역할이 연극 종반에서는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극 종반에 가면 어떤 사건과 서로 연관되어 형식적으로나 내용으로 서로 일치하는 지점이 생긴다.)
 
이 영화의 일부도 아파트의 실내가 마치 세트장의 일부인 것 마냥 보여지고 연출의 단락도 1막, 2막,..., 처럼 행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형식적으로 무척이나 흥미롭다. 더욱이 연극의 내용은 일부만 스케치하는 정도이고 정확한 내막은 영화로 설명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영화내용의 중요한 사건으로 나오는 두 인물은 미스터리 형식으로 가고 있으나 한 사람은 극 종반부에 등장하고 다른 한 사람은 아예 나오지 않는다.(심지어 목소리 조차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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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토니 에드만'과 더불어 유력한 수상후보로 점찍혀 있던 '세일즈맨'은 개봉하기까지 의구심을 갖게 한 개인적인 우려와 달리 '토니 에드만'에 거의 뒤쳐지지 않는 수작이다.(개인적으로는 그래도 '토니 에드만'이 받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의 여파로 아카데미 시상식 자체에 참석하지 않은 아쉬가르 파르하디는 성명문을 보내며 실제로 그의 뚝심까지 보여준다.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이 영화가 단순히 이란의 '특수성'에 얽매여 있지 않고 '보편적'이라는 데에는 인물 간 서사 심리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 낼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 뚝심에는 스크린 안팎에서 보여지는 그의 태도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가 언제나 그렇듯 세상의 거울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 이란의 감독은 그 의무를 그만의 작법과 스토리텔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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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부에 이르게 되면 전에 살았던 집으로 돌아가 사건을 매듭 지으려 한다.(이 씬에서의 남편인 '에마드'는 부피로써 역할이 크고, 아내인 '라나'는 깊이로써 내용과 역할이 깊다.)'그 남자'의 가족 중 아내는 높은 계단을 헐떡이며 올라가 '그 남자'인 남편을 맞이하자 오는 동안 신에게 기도를 하며 이는 신 덕분이라고 안심하듯이 얘기하게 된다.
허나, 신은 '그 남자'에게 두번까지 자비를 베풀지 않은 것일까.
그렇게 붕괴되기 일보직전인 건물에서 인물의 마음을 무너져 내리기 직전까지 몰아세우곤 가슴에 비수를 꽂지만 이미 그 가슴은 텅비어 있고 파랗게 멍들어 있는 상태이다. 한쪽은 한없이 절망에 빠진 상태이고 한쪽은 한없이 허망함에 빠진 상태이다.
 
파르하디는 피라미드처럼 쌓아올린 인물의 심리와 서사를 꼭대기 가장 뾰족한 부분으로 끊임없이 치부를 계속 찌르는 듯 하다.
결국, 두 부부가 살고 있는 아파트 가장 윗층에서 그 화살은 다시 부부에게로 향하고 있다.
카메라로 등을 마주보는 것 처럼 대칭을 이루어 놓고 허망한 얼굴로 분장하며 거울을 바라보는 그들은 안으로는 이미 붕괴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
 
 
 
정보 : 네이버 영화
사진 : 네이버 영화
출처 웃대 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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