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에게는 두 가지의 인격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복싱걸. 전광석화 같은 잽과 어퍼를 직접 눈으로 봤기에...... 저번에 샌드백을 치는
영상을 보내왔을 때 솔직히 많이 긴장했다. 하하. ^^;;;;. 일하고 있는데 땀흘리며 운동하고 나서 사진을 찍어서 보내줄 때 멋지다는 생각도 들고.
굉장히 운동을 좋아한다. 체력이 중요하다며 나에게도 운동을 전도했다. 사실 나에게 친숙하지 않은 단어인 복근이라는 단어도 여자친구가
만들어준 것이다. 요즘에도 내 복근을 확인한다. 진단과 그에 대한 처방은 여전히 실천중이다. 하하.
또 다른 모습은 집에서의 모습. 내가 들어오면 복싱녀의 모습은 없고 애교가 폭발한다. 내 볼을 양손으로 잡고 입술을 쭉 내민다. 내가 화답하지
않으면 서운함을 표시한다. 물론 화답은 한다. 잽과 어퍼는 유효하니까. 하하.
샤워를 하고 나와서 침대에 누우면 내 왼쪽 가슴에 귀를 대고 기대어 자신의 지정석에 자리잡는다. 그다지 편한 자세는 아닌데 편하다고 하니
그러려니 한다. 내 심장 소리 듣는 것이 취미라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청춘시대를 마르고 닳도록 보는 것을 보고 여자친구는
나에게 자주 묻는다. "내가 예뻐, 한예리가 예뻐?" 내가 정말 애정하는 배우인 한예리와 자신을 비교한다.
사실 여자친구는 한예리와는 거의 반대적 이미지다. 오히려 가깝다면 화영에 가깝다. 사실 청춘시대에서도 한예리와 화영은 반대의 이미지다.
여자친구는 내가 한예리가 나오는 장면에 유난히 몰입하는 것을 보고 질투가 난 것 같다. 내 예상은 적중. 자꾸 답을 구하고자 한다.
한예리는 연예인이고 넌 내 여자친구지. 이렇게 말하면 여자친구는 눈을 두 번 깜빡이고 다시 내 왼쪽 가슴에 귀를 갖다댄다.
생각해보니 두 얼굴이 아닌 것 같다. 질투를 표출하는 것도 의외의 모습인 것 같다. 생각해보면 사람의 이미지를 미리 재단하는 것도
잘못된 것 같다. 처음에 나에게 먼저 전화번호 묻고 사귀자고 말한 것과는 굉장히 상반된 모습. 아니면 질투와 이러한 속성은 다른 것인가?
지금 여자친구는 친구들과 함께 치킨을 먹고 있다. 같이 살던 여자동기와 설에 내 머리를 해줬던 그 친구와 함께. 친구들과 놀 때는 연락 안해도
된다고 했는데 계속 오는 메시지. 친구들이랑 같이 의논해서 보내는 듯한 내용도 다수 있다. 하하.
난 잠시 시선을 다육이 화분들이 있는 곳으로 옮긴다. 저 다육이 화분에 물을 줄 날이면 아마 많이 더워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