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다른분 글에 댓글로 올렸는데.. 다시 게시글로 쓰게되었습니다.
저는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인 김상조 교수님의 제자이고, 한성대 무역학과 94학번입니다.
교수님께서는 94년에 교수님(당시 첫발령, 전임강사)으로 처음 한성대의 무역학과에 교수님(전임강사)으로 오셨습니다.
오시고 나서 얼마 후 연합MT(1학년~4학년)에 따라오셨는데, 당시 과티를 함께 입고 학생들과 피튀기는 게임을 같이 하셨죠.
게임을 그다지 잘하지 못하셔서 '인디안밥' 벌칙을 많이 당하셨는데.. 그래도 내내 너무 열심히 하셨어요. ㅎㅎㅎ
이후 교수님의 별명이 "94학번"이 되었는데, 모든 학생들과 잘 지내셨는데, 특히 94학번들하고는 너무 친하셔서..
"오늘 수업 끝나고 시간되는 사람들 있나? 농구 한판 하자"
저는 농구를 잘 못해서 주로 응원이나 구경을 갔지만..
대동제때 과에서 주점을 하는데, 다른 교수님들과 달리 저녁에 가족을 대동하고 오셨더라구요.
사모님께서도 참 인상이 좋으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비싼 주점메뉴를 많이 팔아주고 가셨어요. ^^
가을에 낙산체전때에는..
직접 운동종목에 참여하시고, 피날레인 과대항 마라톤(인원수대로 점수가 큼)까지 끝까지 함께 뛰시고..
결국 체전 우승하는데 교수님도 한몫 하셨죠.
강의는 너무나 게거품을 물며 열강하는 스타일입니다.
소문이 퍼지면서 다른 과 학생들이 청강신청을 너무 많이해서.. 강의실을 큰 곳으로 옮긴적도 여러번 있습니다.
경영경제수학, 국민경제와 세계경제, 은행론 등 경제라는 딱딱한 과목을 어찌나 열정적으로 가르치시는지...
공부를 잘 못한 저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다른 수업은 빼먹기도 많이 했는데...)
이렇다보니 학생들은 교수님을 너무 좋아하는데
반대로 교수님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특히 교수님은 당시 경제학 박사학위를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받으신걸로 아는데..
다른 교수님 수업때 은근히.. 경제학자는 유학을 해야 안다느니..하는 식으로 은근 깎아내리기를 하는 분도 있었고..
아예 대놓고 "당신이 그런식으로하면 우리는 뭐가 되냐고.."
학생들하고 너무 어울리지 말라며 왕따를 시키는 분들도 있었죠.
그런데 그럴수록 교수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늘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졸업 후 한참 찾아뵙지 못하다가..
몇년 전 교수님이 모친상을 당하셨을때 찾아뵈었는데..
너무 반가워하시면서 손을 꼭 잡아주시더라고요.
사실..좀 면목이 없어서 결혼식때 주례를 부탁드리지 못한게 천추의 한이 됩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주례 제안을 많이 받으셨는데 수락하시지 않으셨다고..)
마지막으로 김상조 교수님께서 제자들 앞에서 딱 한번 부르셨던 노래를 링크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당시에 어떤자리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술을 한 잔 드시고 엄청 열심히 부르셨던 그 노래..
아마도 94학번 이외에는 들어보지 못했을 듯한.. 교수님의 애창곡입니다.
늙은 군인의 노래
공정거래위원장이 되시면 많이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