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소심합니다.
딱히 제가 어떤 군대 출신이란 걸 밝히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군대는 평생 낙인처럼 따라 옵니다
한국에서는 그 낙인이 남자들끼리 있을때 무조건 밝혀지기 마련입니다.
군대에 있을때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선 후임들과 굉장히 잘 지냈습니다.
마음이 애초에 소심해 사람들에게 못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전역했고
매우 친했던 선임(동갑)과 연이 끊켰습니다.
일방적으로 제가 연락을 안했고 무시했습니다.
가슴이 미어왔지만 그래도 저는 그 군대 사람들과 연을 끊겠다는 생각으로 무시했습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났고,
저는 제 성격이 겉으로나마 밝고 적극적으로 변했고 입으로는 조심스럽지만 그 군대에 나왔다는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좋았던 형들, 선임들과 연락하게 되었습니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제약이 조금이나마 풀린 것 같아서요.
이번에 같은 중대 후임 중 하나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라 갑작스럽게 같은 중대의 모든 인원들과 같은 단톡방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다들 기수를 말하며 전화번호를 말합니다.
그중 하나가 저를 찾았지만
저는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무시하여 연이 끊킨 선임(친구)가 그 방에 있고, 마음이 열리지 않는 지금 이시기에 이렇게 연이 다시 이어지는 것이 싫었습니다.
게다가 그 군대는 전역하더라도 군대 정신이 있습니다.
저는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부담스럽습니다.
그 중 한 선임은 직접 저에게 개인톡하여 전화번호를 물어봅니다.
저는 아직 보지 않았습니다.
1은 안없어졌습니다.
힘드네요..
어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평생 쫒아다닐 낙인이자 인맥이자 연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생 피할 수 없는, 정말 부담스럽고 힘든 곳, 사람들이라고 그렇게 느낍니다.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하고 싶은건 일단 계속 피하고 싶습니다.
개인톡도 무시하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모임이 있다면 무시하고 싶습니다.
늙어서는 모르겠습니다.
이대로라면 늙어서도 생각해서도 가슴 졸이고 매이며 피할 것 같습니다.
딱히 좋지 않은 경험도 없으며, 한사람 제외하고 좋지 않은 사이도 없습니다.
하지만 찌질하고 찐따같은 제가 모두들 멀리하려고 합니다.
힘드네요.
어찌해야할까요.
저 단톡은, 개인톡은.
그리고 앞으로.
잘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