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신발장에는 축구화가 여러가지가 있다. 근데 이번 시즌 축구화는 없다. 2012, 2013, 2014, 2015년 때의 축구화. 나는 왜 최근 시즌의 축구화는
사지 않는가. 이 질문은 여자친구에게서 나왔다. 나랑 주말 밤에 축구를 같이 보면서 축구화에 대해서 어느정도 눈에 익었던 여자친구는
왜 최근 시즌의 축구화를 사지 않고 예전 시즌 축구화를 사냐고 물었다. 주말의 청소 중에 나온 이 질문의 답은 좀 특이하다.
취직 준비를 하고 취직을 하게 되면서 마음이 무겁고 떨쳐내고 싶은 일이 있으면 축구화를 샀다. 그것도 지난 시즌의 축구화를 저렴하게.
산 축구화에는 나의 괴로움과 슬픈 시간이 담겨있다고 혼자 생각하고 있다. 그러한 감정을 축구화라는 내가 좋아하는 사물을 구매하면서
축구화로 공을 찰 때마다 그러한 괴로움과 슬픔이 날아가기를, 그리고 치유되기를, 축구화가 조금씩 낡아가는 그 시간동안 나의 부정적 감정도
같이 날아가기를. 그렇게 기원하면서 나는 축구화를 구매했고 지금도 그러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이러한 이야기를 여자친구에게 해주니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한 고민과 슬픔이 있으면 나에게 말해."하면서 안아줬다.
하.하.하. 여자친구에게 2016시즌 축구화 하나 사달라고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