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예비군도 예전에 끝나고 민방위인데, 갑자기 생각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제가 봤던 최고의 꿀보직은. 최전방 전광판 관리병 이었습니다.
대북 방송용 전광판이 설치되있는 잔디밭 한가운데에 에어콘 빵빵 터지는 초소에서 5명이 근무를 섰는데, 저희 소대원 끼리는 그들을 일컬어
일명 독수리 5형제라고 불렀었습니다.
그들의 꿀을 나열하자면.
1. 간부없이 일반병 5명이서 근무.(간부가 없어서 아침구보도, 점호도 없음)
2. 잔디밭도 우리 소대에서 잘라줌.. 얘네는 손도 안댐 ㅡㅡ;
3. 주로 하는일은 해지면 전광판키고, 해뜨면 전광판끄고, 고장나면 민간업체에 전화.
4. 내무실 구경 갔던적이 있었는데, 한명만 의무적으로 계기판 의자에 않아있고, 2명은 장기나 바둑, 한명은 컴터게임하고 있었음.
5. 5명이 돌아가며 한 사람당 5일씩 휴가. 대충 계산해도 한달에 한번 휴가.
6. 우리 부대는 사단장 검열이다, 군단장검열이다 해서 야간근무때도 작업, 잠도 줄여 2~3시간 자가며 죽을둥 살둥 일하며 일사병으로 쓰러지고 실려가는 판에, 전광판 말년한명이 나와서 우리가 깔끔하게 정리해 놓은 잔디밭을 한바퀴 살살~ 뛰며 조깅하는듯 보이더니,(그래봐야100M도 안됨) 힘들다며 들어 갈려고 하길레 아저씨 지금 뭐하신거에요? 하고 물어보니, 운동부족 걸릴꺼 같아서 운동했다함 ㄷㄷ
7. 예네들한테 아저씨들 군생활중에 뭐가 가장 힘드냐고 물어보니, 밥먹으려고 식판들고 우리 초소까지(200M쯤) 걸어오는게 가장 힘들다고 하는데, 한편으론 어이없고, 부러우면서, 진짜 싸다구 날리고 싶었음 ㅜㅡ
얘네보다 더 편한 보직 본적 있으시면 리플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