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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무현'을 모른다. [노무현입니다 후기]
게시물ID : sisa_9617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
추천 : 28
조회수 : 1088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7/06/27 01:07:25


나는 1997년 생이다.

노무현.

이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것은

노무현 때문이다. 노란색. 그정도다.

그가 2002년에 당선 되었을 때 나는 6살이었고,

그가 2009년에 세상을 떠났을 때 나는 13살이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울었다.

생판 모르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의 이야기에

그것도 두 번 씩이나 그냥 울었다.

나는 그의 목소리조차 기억하지 못했지만.

단지 2009년에 어머니가 흘린 눈물만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지만.


1,2,3부 동안은 조금은 두근거리는, 모험같은 이야기이다.

몇 번을 떨어진 선거.

그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함성.

강렬한 적수.

마치 노무현은 그곳에서 듬직한 히어로 같기도 하고.

우리들과 함께하는 동료 같기도 하다.


광주 경선에서 이기고 돌아오면서

하하 웃는 노사모의 모습은 나 또한 웃음짓게 만들었다.

대전 경선을 거치며 부풀어오른 커다란 적수의 무서움은 나 또한 소스라치게 만들었다.

모든 것을 끝내며 손을 흔들고 웃는 그의 모습에 나 또한 무심코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지만 모두가 이미 알고 있다시피

슬픔은 쏟아진다.

그가 흔들던 손과 웃음이 가시기도 전에

세상은 노랗게 물들고,

사람들은 눈물 흘린다.

나 또한 눈물 흘렸다.

이미 1,2,3부를 지나오면서 조기숙 교수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안희정 지사의 잊고 싶은지도 모른다는 그 말에.

충분히 준비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었지만.

아무래도 두 번을 봐도 나는 울지 않을 수 없다.

세 번을 봐도, 몇 번을 봐도 그럴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울었다.

인터뷰를 보면 더 마음이 아리다.

아이에게 밥을 줘야 하는데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면서 입술을 떠는 그 모습에

자신을 찾는 연락을 잊을 수가 없다며 죄송하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

어떤 말로도 어렵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

목이 메이고, 눈물을 뚝뚝 흘리고 말았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노무현을 모른다.

정말, 조금도.


하지만 나는 깨달았다.

나도 그들도, 똑같은 눈물이구나. 하고.

그들이 경선 승리의 행복에, 노무현 대통령에 흘린 눈물은 내가 오늘 흘린 눈물이었다.

그들이 잃어버린 친구같은 그에게 흘린 눈물은 내가 오늘 흘린 눈물이었다.

어머니가 8년전에 흘린 눈물은, 내가 오늘 흘린 눈물이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깨닫는 것이다.

그들도 나도.

모두가 '노무현'이었다.

나는 '노무현'을 모르지만

나는 '노무현'이었다.


마지막으로 유시민 작가가 그렇게 말했었다.

'노무현의 시대'에 대해서.

언젠가 찾아올 그 시대에 대해서.


그 두번째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나는 조금은 위로받은 듯 했다.

그 누구도 아닌 '노무현'에게.

그래서 조금 안도했다.


하지만 역시 눈물이 난다.

그곳에 '노무현'은 없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어딘가 아픈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가 부른 콧노래는

그의 멀어져 가는 뒷모습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하지 않을까.


분명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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