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군함도의 흥행이 불편합니다. 개봉전에는 그 누구보다 주위에 홍보도 많이 하고 기대를 많이 했던 사람인데, 개봉 첫날 조조로 보고 바로 돌아섰습니다. 

믿고 거르는 'CJ'지만 류승완감독이라면 뭔가 다르겠지 했는데, 이건 그냥 명량하고 똑같은 영홥니다. 

국민감정을 건드리는 소재와 연출, 이정도 설정과 장면을 넣었는데 천만 안넘어?라는 의도가 고스란히 들어가있는데 그 방식이 2017년이라기엔 너무 유치합니다. 

핫한 군함도 배경에 위안부 문제도 넣어야지, 부성애도 좀 넣고, 신파 양념도 치고, 로맨스도 넣어야지...단순한 선악이분법은 낡았으니 대신 조선인도 나쁜놈 많이 넣어야지...그래도 반일감정을 건드리려면 일본인역은 역시 나쁜놈 싸이코패스가 있어야지! 하지만 이러면 흥행하기엔 모자르니 폭탄도 막 터트리고, 배신도하고 대규모 전투신도 넣자!!! 마지막은 가슴을 쥐어짜는 사망씬!! 이래도 안울어? 관객도 한번 쳐다보면서 역사적 부채의식을 자극해야지!!

이 모든 요소가 다 등장해야하니 배경과 인물은 따로 놀고, 네러티브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지못하고, 대사는 오글합니다. 시대극은 어느순간 판타지가 되어있고, 카타르시스를 느껴야 하는 장면인데 실소가 나옵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통하죠. '일본만 까면 됐지 뭘 더 바라냐? 군함도에 관심을 가지게 됐으니 성공이지, 상업영화가 재밌으면 그만이지 아니면 다큐멘터리를 보든가!' 이런 관객들이 대다수니 앞으로 이런 영화는 반복될겁니다. 평론가, 관객들 평점은 별로인데 엄~청나게 흥행하는 영화, 스크린 독점으로 정작 관객이 들어야하는 좋은 영화는 빛을 못보게 만드는 그런 영화! 

이게 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 혹평을 하면 그사람은 친일파, 일본앞잡이 심지어는 일베가 됩니다.(일베는 류승완을 싫어하니 당연히 까겠지만, 이영화를 깐다고 다 일베는 아니겠죠?) 

관객들이 좀 더 똑똑해져야 한국영화계의 이 루프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저는 군함도 영화가 보고싶었지만, 이 영화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