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정부가 과학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 얼마나 인식이 비틀려 있는지를 아주 효과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이죠.
과학이라는 학문이,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박기영이라는 인물을 결코 과학계 중책에 앉힐 수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 인물이 어떻게 아직까지 과학계에 발 담그고 있는지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야 4당의 반대, 과학계의 반대, 민주당 내부의 반대를 모두 뚫고 박기영 과학혁신본부장 임명은 철회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 자체로도 몹시 화나고 속상한 일입니다.
그런데 저게 의미하는 게 뭘까요.
박기영을 저 중책에 앉힌 인물은 적어도 대통령 본인이거나, 그에 버금가는 굉장히 높은 인물이라는 점이죠.
다시말해 정부 내에서 영향력이 몹시 큰 인물일 겁니다.
그리고 그 인물은 '과학'에 대한 이해가 몹시 모자랍니다.
이게 제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단순히 "박기영이라는 부적격자가 과학혁신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는다! 안돼!" 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심지어 이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모호하지만 과학 테마가 분명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죠.
그 뿐 아니라, 탈원전 정책 및 일자리 정책 등 굵직한 정책은 모조리 과학과의 연계가 필수불가결합니다.
때문에 이런 정책들이 무사히 진행되기 위해선 지휘봉을 쥐는 자는 본인이 과학에 대해 몹시 잘 이해하고 있거나,
혹은 과학계와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박기영 인사 논란에서 보여준 정부의 모습은 어느 쪽에도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돌아온 것은 여태까지와 똑같은 무시 뿐이었죠.
아마도 과학계에 있어서, 이번 인사 논란은 조그마한 예고편에 불과할 것 같습니다.
이때까지 우리나라는 과학을 부르짖을 뿐 과학에 대해 정확히 이해해주는 사회 지도층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전 이번 정부는 뭔가 다를 줄 알았습니다.
...너무나 실망이 큰 8월 둘째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