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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기적인걸까요? 결혼에 대한 가치관차이.
게시물ID : wedlock_137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계란싫어
추천 : 4
조회수 : 5599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20/09/15 16:39:35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는 30대 커플입니다.
연애할때도 성향차이로 투닥거리긴 했으나 지금은 어느 정도는 조율이 된 상태인데요...(서로 한 발자국식 물러나서 양보함)

최근 결혼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의견 충돌이 조금 있었는데 일단 대화는 마무리했지만 아직까지 마음이 혼란스러워서 객관적인 충고를 듣고자 합니다.

저는 여자구요, 결혼을 하게 되면 맞벌이 유지에 아이도 낳을 생각입니다.(단 업무 강도는 남자가 더 크고, 육아휴직은 아마 여자만 가능할듯함) 



<여자친구 입장>
-경상도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람. 
-부모님이 차별하진 않았으나 친척들 간에 미묘한 차별 겪음. 남녀평등에 대한 집착(?)이나 피해의식이 좀 있음.(※페미니스트는 아님ㅠㅠ 그냥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정도. 아이는 낳고 싶음.)
- 현재 가정 분위기 : 너희끼리 알아서 잘 살아라.
-애인과 여행(외박)에 대한 가족의 반응 : (사고만 치지말고)하고 싶은거 다 하고 청춘을 즐겨라. 결혼해서 애 낳으면 하고 싶어도 많이 못한다 주의.
-본인 결혼관 : 독립된 가족의 새출발, 새가족/원가족 구분
-결혼 이상형 : 친구같은 남편.(쿵짝 잘 맞고, 같이있으면 편하고 재미있는. 사랑이 식어도 인생의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사람.)
-현재 남자친구와 성향차이/에너지차이가 많이 남. 주말에 드라이브도 가고싶고 여행도 가고싶은데 여자에게는 일상적인 생활이 남자친구에게는 큰마음 먹어야 가끔 할 수 있는 일임. 여자친구도 이해하고 맞춰주려고 노력하나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답답함. (그외 저녁/여행 없는 삶, 앞으로 남자의 일은 더 바빠질 것, 약간의 독박육아예정?)
-결혼하면 생기는 며느리라는 역할에 대한 두려움. 주변에서 실제로 시집살이 당하는 걸 많이 보고 들어서 경계가 심함. 을의입장? 싫은소리 못할것같은 상황이 너무 싫음.
(단 명절, 제사, 집안행사 등 기본 도리는 기꺼이 받아들이고 참여 할 의지 있음. but 어른들한테 집 비밀번호 알려주기 등은 부담스럽고 싫음. 싫은건 싫다고 말하는 며느리가 되고 싶음.)
-결혼시 일어날 상황을 예로 들며(집 비밀번호 알려주기 등) 내가 싫다고하면? 내가 거부하면? 이라고 하며 남자친구를 떠봄. (왜냐하면 남자친구가 본인의 보수적인 아버지를 정말 이해못하고 싫어하지만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의 행동과 말투에서 아버지와 같은 보수적인 가치관을 느낄 때가 많았음.)
-고집이 센 편이라 스스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에 관해서는 타협하는 것 싫어함. 받아들이기 힘들면 말 안하고 가만히 있음(생각을 정리하는 중인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고집부리는 상황. 남자친구는 여자가 버틴다고 느낌. 비슷한 상황이 2~3번 반복됨.)
-남자친구와 대화하며 결혼 시 주어지는 새 역할(며느리, 아내)에 대한 부담, 두려움을 고백하고 무섭다고 함. 피해 의식도 어느 정도 있다고 인정. 그래서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자꾸 남자친구를 떠보는것 같다고 인정함. 시댁과의 갈등은 두렵지 않으나 시댁과의 갈등상황에서 남편이 내편이 아닐것 같다는 불안감에 대해 이야기함.(시댁에서 나만 외부인, 외톨이가 될 것 같은 두려움. 또는 시댁과는 아무 갈등 없는데 남편이 효도를 강요할 것 같은 느낌)




<남자친구>
- 경상도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람. 집안 유일한 남자(장손)로 사랑 받고 자람.(본인도 인정함.)
-현재 가정 분위기 : 보수적인 아버지, 어머니는 합리적이심. 가족 내 사이는 화목하고 좋은 편이나 아버지가 매우 보수적인 편(남자친구도 본인 아버지 이해못하고 답답해함, 여자친구에게 "결혼하면 엄마는 시집살이 안시키겠지만 아빠가 걱정이다." 라고 말함. 여자친구는 그 말 자체에 겁먹음.)
-애인과 여행(외박)에 대한 가족의 반응 : 어머니는 크게 상관안하나 아버지께서 탐탁치 않아함. 아버지 왈 그쪽은 여잔데 결혼 전에 여행다니고 하는건 (평판에) 손해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심.(나름대로 여자쪽을 걱정(?)해주시는 관점에서 하신 말씀이라고 함.)
-본인 결혼관 : 가족의 확장, 원 가족=새 가족(처가 포함)
-결혼 이상형 : 부모님한테 잘하는 여자.(본인도 처가댁에 성심성의껏 할 의욕 큼) 결혼해서 본인 가족과 처가와 모두 화목하게 지내고 싶어함. 
-여자친구와 기본적인 성향이 달라서 맞춰주기 힘들지만 본인이 힘든 시기에 여자친구가 옆에 있어 줬던 기억과, 여자친구가 평소 본인에게 많이 맞춰준다는 것을 알아서 잘해주려고 노력함.(피곤해도 함께 드라이브가기, 싫어하는 야외활동 함께하기 등) 토요일 오전에도 일을 해서 지친 상태일때가 많음. 여자친구가 데이트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면 "@@이도 토요일 아침에 3시간 내내 운동하고 나랑 만나봐. 그럼 내 상태를 알거야"라고 말하면서 이해를 부탁함.
-예전에 만나던 사람 이야기를 하며 본인이 주말 저녁마다 가족과 식사하는 것을 못마땅해하고 질투하듯이 생각했다고 말하며 가족과 일주일에 한 번 같이 식사하는 건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해못함.(참고로 남자는 자취아니고 가족과 같이삼) (현여자친구에게)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여자친구가 하는 요구들을 이해못하고 정리했겠지만 너라서 많이 참고 양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함.(지금 여자친구와는 결혼하고싶어서 갈등 상황이 생겨도 늘 헤어지지 않음을 전제에 두고 타협하려고 노력함. 이부분은 여자친구도 인정하고 고마워하고있음.)
-부모님이나 어른에게는 예의바르게 =  싫은소리나 거절 하는 것 싫어함.(싫어도 그 자리에서는 참고 나중에 부부간에 해결하자. 하지만 부인이 그렇게 나오면 나도 기분은 나쁘고 서운할 것 같다. 부모님인데 집 비밀번호도 못알려주느냐?)
-갈등이 있을 때 여자친구가 먼저 타협하거나 화해의 손길을 내밀지 않아서 힘들게 느껴짐. (나도 고집부리고 화낼수있지만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싶지 않고 결혼까지 생각하니 늘 한 템포 쉬고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대화를 이어가려고 함. but 여자친구는 타협하지 않으려고하고 상대가 말을 할때까지 버틴다는 느낌을 받아서 힘듦.)
-여자친구에게 (예비시댁에 대해) 본인도 주의할테니 일어나지 않은 일에 너무 겁먹고 의미부여하지 말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스스로(여자친구)에게도 좋지 않을것같다고 말함. 

두 사람 모두 대화 중 서로의 가치관이 너무 다름을 인정하고, 세상에 완벽한 결혼상대는 없다고 이야기 나눔.
어느 정도는 서로 이해하고, 포기할건 포기하며 양보하자고 함.
다 맞는 말이고 인정하는데 아직까지는 제가(여자가) 포기와 양보를 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고 느낌.(기본적인 생활습관과 성향도 차이가 심한데 주로 외향적이고 깔끔떠는 여자 쪽이 많이 참아야 하는 상황.)

대화 마지막에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에게 "그래도 어른들한텐 안그럴거지?"(싫은 내색 안 할거지?)라고 함....??!
여자친구 당황함...그럼 나는 무조건 순종적인 며느리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듬(앞에 언급한대로 할 도리 할 예정이고 무조건 싫다고 할 건 아니지만 정말 싫은 것도 어른 앞에서는 싫다고 하면 안되나?하는 생각이 듬.) 알겠다고 하고 일단 대화는 마무리됨.

두 사람의 기본적인 성향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임.(둘 다 고집이 엄청 세고 자의식이 강한 편)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노력하며 많이 참아야 할 것. 
이 상황에서 결혼한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듬. (시댁과의 문제를 떠나 남편과 가치관 차이로 갈등이 계속 있을 것 같은 걱정이 자꾸 듬.)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적는다고 적었지만 
여자인 제 입장이 더 많이 반영되었을수도 있습니다.

저의 걱정이 피해의식에서 시작된 쓸데없는 걱정인지, 
현실적으로 정말 힘든 결혼 생활일 것 같아 자꾸 망설여지는지... 만약 제가 문제라면 정말 따끔한 충고 부탁드립니다.

저는 자꾸 제가 더 포기하는게 많을 것 같다는 마음이 계속 생기는데 말로만 서로 이해하자고 하면서 제가 이기적이고 바라는것만 많은걸까요??

제3자가 보기엔 결론이 단순할수도있겠지만
감정이 엮인 당사자 입장에서는 너무 혼란스럽습니다ㅜㅜ 

부디 여러분들의 지혜를 나누어주세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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