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속으시면 안됩니다.
제가 30대부터 새벽에 깨어날 정도로 일자목 통증이 심해서, 한방병원이나 정형외과에 다녔습니다.
지금은 악화되어 역C자 형으로 진통제와 홈트를 통해 버텨내고 삽니다.
홈트는 예전에 2년정도 PT를 배우고 약 5년 정도 헬스를 통해 자세는 마스터한 상태여서
밴드로 15분 이내의 운동중입니다.
2주전 금요일, 출근하려고 마을 버스에서 내려 신도림역으로 가기위해 디큐브시티 앞 횡단보도에 서있는데
목뒤로 통증이 올라오는거에요.
어어..안되는데, 아...ㅠ
일자목인 분들은 아시겠지만, 양쪽 귀를 기준으로 뒷머리가 욱신 욱신거리고,
눈알이 터져나갈듯한 통증과 한걸음 디딜때마다 머리전체로 통증이 울려퍼집니다.
겨우, 지하철을 타고 회사가 홍대입구에 있어서 홍대까지 가는데
진심, 지하철 문을 열고 철로에 뛰어들고 싶었습니다.
오한까지 쏠려 오거든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병원에가서 근육이완주사를 맞고, 물리치료를 하고
다시 회사에 들어와 약을 먹었지만, 통증이 가라 앉질 않더군요.
그래서 오전 11시에 바로 퇴근하여 집에 왔습니다.
아이가 "아빠 왜 벌써 왔어...ㅎㅎ"
"이제 안아줘요" 하는데 '아빠가 아파서 왔어, 오늘은 못안아줘' 했더니
4살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떼쓰기를 하길래, 짧게 해줬습니다.
늘, 제가 퇴근해서 오면 아이가 "아빠 얼른 손 씻어" 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손을 씻는 동안 쇼파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아이 키우는 집이기 때문에 거실과 방을 매트로 깔아놨지만
낙상하면 다칠 수 있어서, 쇼파 아래에 낙상을 대비한 별도의 쿠션을 구비해놓고,
아이를 쇼파에 위치시키고 저는 매트에 서서
아래의 그림과 같이,
(a) 제가 쇼파에 가서 아이를 안고 천정에 머리를 부딪히지 않을 정도로 띄워주는 동작 6회
(b) 아이를 옆으로 눕힌후 천정에 부딪히지 않을 정도로 띄워주는 동작 6회
이와 같이 1세트로 하여 총 2 내지 3세트를 하고 있습니다.
층고가 약 2.3M 이기 때문에 힘조절이 테크니컬 해야합니다.
특히, 아이가 최고점에 도달 후 하향 시 제 손이 아이의 몸에 접촉하되 중력에 반하지 않고
같이 내려오면서 안아줍니다.
이날은 통증이 극대화되어 1세트만 하고 끝낸 후, 왜 아픈지 그리고 아프면 어떤 느낌인지
설명을 했더니, 아이가 알겠다고 하고서, 왜에...하면서 묻는 거죠.
고1 때부터 20대 중반까지 조카를 3명이나 케어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전매특허인 "WHY"를 이미 마스터한 사람으로 친절하게 답변을 해줍니다.
그러나 인내력의 한계에 봉착하면 '왜 그런거 같아?' 라고 반대로 질문을 합니다.
아이가 답변을 하므로 인해 질문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합니다.
이와 같이, 저번주부터 통증이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어떤일에 몰두하고 신경쓰면
통증이 간헐적으로 올라옵니다.
다시, 2주전 금요일 그날 밤
통증이 어느정도 완화되어서 와이프는 씻으러 가고 전 설거지를 했습니다.
그날따라 설거지가 왜이리 많은지..ㅠ 일주일에 약 3~4회 설거지합니다.
저희는 금요일 밤마다 아이를 재운 후, 집앞에서 맛집으로 알려진 마늘치킨을 사서 먹으면서
나혼자 산다 2부부터 보곤합니다.
저희는 아이가 언제 자느냐에 따라 우리들의 먹는 시간이 정해지거든요.
그래서 설거지 후, 아이를 씻겨서 내보낸 후 저도 샤워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목과 어깨에 젤타입 파스를 바르고 돌아다녔어요.
파스냄새가 집안에 진동을 했을 거에요. 엄청 듬뿍 발랐거든요.
드디어, 와이프가 화를 내기 시작합니다.
파스냄새때문에 눈따갑고 짜증난다고 하는거에요.
저는 순간 눈물이 날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부부인데 아픈 사람을 다독거려주길 바랬거든요.
목과 어깨에 근육이완 주사를 맞고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은 날은 이날이 처음이어서
출근때처럼 통증이 올라올까봐 두려웠었거든요.
저도 같이 화를 냈더니 와이프가 순간 움찔하더라구요.
그리고 전 졸립기도 했고, 약기운에 애를 안고 들어가 잤습니다.
와이프도 같이 들어와 자더군요.
그런데 와이프가 우는거에요.
억울하다며, 자기는 눈따갑고 아이가 파스냄새를 흡입하면 몸에 안좋을 수 있으니
베란다에서 바르고 냄새가 빠지면 들어올 수 있는거 아니냐면서 울더니
거실로 나갑니다.
생각해보니 와이프말이 맞더라구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망설이고 있을 때
현관밖으로 나가버리는데, 조금 후 부스럭 거리면서 치킨 먹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너무 귀여움...
전 약기운에 잠깐 잠들었는지 눈뜨니 아침이더군요.
아침에 20년 결실의 재개발 조합분양 소식을 밴드를 통해 전해듣고,
둘이 마주앉아 어떤 평형을 신청할지 올해 초에 받았던
재개발 제안서를 보면 상의를 하게되더라구요.
상의 하면서 분위기를 보고 미안하다, 내가 생각이 짧았다.
아픈걸 떠나서 나의 대응이 잘못되었음을 사과했습니다.
다음부터 조심하라는 주의와 함께 개인만 생각하지 말고 처자식을 먼저 생각하라며
마무리 해주셨습니다.
그날부터 전 상의를 탈의 하고 베란다에서 파스를 바르고 약 10분간 있다가
거실로 들어왔습니다.
사실, 저도 짜증이 납니다.
옷방도 안되고, 아이 놀이방은 더욱 안되고, 오르지 베란다..
요즘 겨울 날씨라서 춥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파스가 몸에 흡수가 될때 까진 상의를 입고싶지도 않거든요.
옷에 냄새 베니까요.
늘 시시비비를 따지고 훈계하던 와이프가 어쩐일로 이렇게 신속하게 마무리 해주는지
미안한 마음도 생겨나고, 산부인과에서 출산하며 고통스러워 하던 와이프 얼굴이 떠오릅니다.
잘해주자, 다시 한번 그때의 마음을 되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