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서울에 올라가려고 역에 이어폰을 끼고 서 있었는데
뒤에 아주 호탕한 웃음소리의 외국인이 뒤에 있는것같았습니다
이어폰 최대음량으로 듣고있는데도 뚫고들어오긴 했는데 그냥
외국인이구나 하고 뒤돌아보지않았습니다
근데 제가 짐이많아서 겁나 큰 백팩을 메고있었거든요
그래서...외국인인줄 알았나봅니다
익스큐즈..미.. 라고 들리는것같아서
이어폰을 빼고..떨리는 목소리로 예..에스?
라고했는데 용산행 티켓을 보여주시며 이 열차가 맞냐고 묻는것같은데...
내귀에 들리는건 영어가 아니네? ...
여자분께서 솰라솰라 얘기하시는 것을 들어보니 프랑스어였습니다
프랑스어 배우고싶었는데 발음하는게 생각보다 어려운것같아서 미루고있었는데ㅠㅠ
할줄아는거라곤 봉쥬르 주뗌므 밖에없는데
길물어보는사람한테 갑자기 쥬뗌므할수도없고
그 사람은 타국에서 목적지를 가고싶을텐데 갑자기 쌩뚱맞게
안녕하세요! 봉쥬르! 라고도 할수없는노릇이고
..영어가 만국공통어라고 생각하기에
영어로 더듬더듬 설명을 해 드렸더니...
노.. 아돈스핔 잉글리쉬...
아..내가 영어를 잘못 말했나?
발음만 졸라 굴리려고했나?.
하..난 뭘 배웠나..
암튼 영어를 못하시고
옆에 남편으로 보이는 분한테
히 캔 스피크 잉글리쉬 리틀빗 이라고하고
핸섬하고 어썸한 스타일의 남편분이 겁나 힙합스럽게 걸어오시더니
예스!
그러시길래.설명을 해 드렸죠
사실저는 케이티엑스 잘몰라서
직원분께 문의를 드려봐라 라고 얘기를 하고
그분들께서는 겁나 상큼하게 대화하시며 노시더라구요
그분들을 챙겨줘야한다
목적지까지 책임져야한다고 생각이 든 저였습니다
...하..그냥 저분들이 우리 한쿡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져갔으면좋겠?
는게 아니라
그냥찝찝? 해서 제 코레일톡으로 저 기차를 알아봤는데
정보가 안나오더라구요..
그래서 걍 알아서하겠지..
라고 생각하려는데
기차넘버가 생각나는거예요
그분들 기차는 제거랑 번호가달랐거든요
그리고 제 기차가 들어오고있었는데
그 외국인부부의 따님이 핸섬어섬 아버지에게
이즈 댓 아월 트레인? 이라고 말하는 것 처럼 들렸고
둘다 저를 쳐다보더라구요..
그래서 얼른 핸섬한 아버지께 달려가 디스 이즈넛 유얼 트레인
유해브투 고투 어나덜 플랫폼. 이라고
겁나게 열심히 설명하고
그 분이 오...오케이 오케이! 땡큐
하고 바이하고 얼른 저는 기차에 탔습니다
잠을 잘못자서 찌뿌둥하고 그랬는데
얼굴에 아무것도 안발르고 자연상태의 부끄러운 몰골이었는데
외국인에 대한 공포증이 있고
특히나 잘생긴.외국인한테 말 절대 못거는데..
해냈다!!!! ㅠㅠ 내 자신
이러면서 기차타서 밖을보는데...
플랫폼을 옮기지 않으시고 그 자리에 있으시더라구요???!!
왓더?
나 말 잘못했나? ㅠㅠ
하...그냥 열심히 영어로 설명해주려는 자연상태의 동양인아가씨가 귀여워서 오케이한건가...하..
아니야...
잠시뒤에 옮길거야
자세한 정보를 역무원께 물어보겠지..
그래...
나같아도 그럴거야..
그래 나를 어떻게 믿냐..
영어공부하자!!!! ㅠㅠ 더하자!!!
ㅠㅠ
흑흑 그래도 잘생기고 예쁜 외국인이랑 눈마주치고 대화한게어디냐...
옛날엔 케이티엑스에서 길막하는 외국인한테 익스큐즈미도 못해서
어깨빵하고 지나갔는데 ㅠㅠ
...나..칭찬..해..
프랑스어 배워뒀으면
..좀 더 대화를 나누며 늘 있는 삭막한 느낌의 역이 아닌
외국느낌 나는 역을 만끽할수있었을텐데...
역시 할일은 미루지말자.ㅠㅠ
쓰다보니 일기가 되어버렸다..ㅠ
자게니까 뭐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