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경유찬데도 차가 하도 무거워서 극악의
연비를 자랑하는 이 망할 놈의 달구지.....
차 기름값으로 하도 돈을 쓰다보니 그게 아까워서 이제 되도록이면
여친이랑 놀러갈 때를 제외하곤 바이크로 이동하자 싶어 그리폰 125를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바이크를 타는 동생이 그러더군요.
"제가 볼때 형 운전 스타일상 125는 안될 거 같은데...
분명 타자마자 쿼터급이나 미들급으로 기변할겁니다"
그때는 정말 콧등으로도 듣지 않던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1주일 뒤...아무리 스로틀을 감아봐도 쥐어짜야 90을 겨우
넘기는 125cc에 지친 나머지 결국 다른 바이크를 알아보게 되더군요.
(이런 제 모습을 보며 자괴감이... ㅠㅠ)
사실 제가 바이크를 살 때 보는 기준이 몇가지 있는데요. 일단 R/F차는
모두 제외. 개인적으로는 카페레이서,스크램블러 등을 아우르는 클래식
바이크 군의 디자인을 제일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아메리칸도 좋고요...
그리고 두 번째가 기름탱크 디자인인데요. 전 이상하게 클바를
좋아하면서도 그 특유의 둥그런 기름탱크 디자인이 싫더군요. 조금 각이 진
형태의 기름통들이 유독 맘에 들어서 125cc를 살 때도 이런 형태의 바이크
(그리폰, 힙스터)만 봤습니다.
어쨌든 기변병이 온 이상 쿼터급 바이크를 보기 시작했죠. 그중 가장 눈에
들어온건 혼다 레벨 300이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둥그렇지 않고 어느정도
테두리 각이 잡혀있는 탱크, 그리고 적당히 아메리칸같고, 적당히 바버같고,
적당히 클바같은... 어느 카테고리에 넣어놔도 딱 그 스타일로 꾸밀 수 있을 것
같은 범용성 있는 디자인이 참 맘에 들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가성비... 가격... 이었습니다. 물론 해외판매가격 생각해보면
크게 후려치지 않고 잘 들어왔는데, 그래도 병행수입인지라 싼 느낌은
없네요. 게다가 단기통에 286cc라 250cc와는 배기량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보험료와 환경검사에서 확 차이가 생겨버리니 정말 애매하더군요.
내년에 출시된다는 소문만 무성한 힙스터 250을 기다리자니 그동안 손놓고
있어야 하고... 게다가 125cc가 420이라는 열받는 가성비(?)를 이미 출시한
전례가 있어서 힙스터가 쿼터급이 나오면... 그 돈이면 중고 할리 스트릿 750
까지 살 수 있을 것만 같더군요.
그런데 그동안 퀵아저씨 오도바이라고 쳐다도 보지 않았던....
옛날 운전면허 학원의 노란색 베르나를 떠올리게 할만큼 2종
소형 면허 전용바이크라는 인식이 파다한 미라쥬였는데....
올해 5월에 나온 미라쥬 250DR의 사진을 우연히 보고나니 잠시 당황했네요.
정말 기름탱크 옆에 가늘게 새겨진 글자 데칼을 못봤다면 이게 미라쥬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 정도로 디자인이 잘 나왔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어느정도 각이 있는 기름탱크 디자인과 사이드 카울을 보고
'ABS 장착'이라는 설명과 함께 가격(470)을 보니 갑자기 입질이 확 오더군요.
국산 바이크라서 난색을 표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사실 따지고 보면
지금 타는 바이크도 중국산이라 차라리 이거보다 더 나앗으면 나았지
나쁠까 싶기도 하고... 게다가 배기량도 딱 249라서 보험이랑 환경검사
측면에서도 메리트가 클 것 같아서 엄청 고민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