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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씨가 너무 불편해
게시물ID : freeboard_4886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선생닝
추천 : 4
조회수 : 43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1/27 19:56:59
이곳은 자유게시판~
진중권씨의 말은 불편하다.
'시원하게 말 한번 잘하네~' 이렇게 공감할 때가 있지만, 이건 머릿속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막힌 곳 없이 술술 잘 풀어내기에 느끼는 감정이지, 결코 논리와 감정이 그의 말에 수긍했기 때문은 아니다.
특히 나와 같은 주장을 그가 펼칠 때 이런 생각이 강하게 든다. 
나와 대립하는 주장을 상대방이 펼치고 TV를 보던 나는 '저건 아니지~' 하면서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내 생각을 정리하고 논리적으로 준비를 하는 과정에 있을 때 진중권씨는 이미 논리와 독설을 적절히 섞어 상대방을 몰아붙이고 있다. 
'그래, 말 한번 잘했다' 하는 감탄이 나오지만 불편하고 찝찝하다. 말도 안되는 억지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사람들을에게 느끼는 답답함이 아니다. 나와 주장하는 바는 같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무 다르다. 왜 그런가 봤더니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의 주장에는 항상 상대방을 무자비하게 억누르고 정중하게 짓밟는 표현들이 난무한다. 그는 일부러 그러는 듯 싶다. 상대방을 도발하는 것이다. 흥분하게 만들고 논리적이지 못한 상태로 빠지게 만드는 것이다. 100분 토론에서건 트위터에서건 그는 상대를 격한 흥분과 분노로 떨어뜨린 후, 이에 걸려들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그 자신도 흥분한 듯 맞상대를 하지만 이미 그건 자신이 짠 판이자 자신이 친 거미줄이다. 흥분한 듯 외쳐대지만 그는 흥분하거나 분노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흥분과 분노의 격한 감정 그 꼭대기에 치닫게 되면 '말이 안 통하니 솔직히 이길 자신이 없다' 라고 상대방의 비논리를 심하게 비틀어 꼬집고는 슬쩍 발을 뺀다. 100분 토론과 트위터에서 모두 같은 패턴이지만, 트위터가 좀더 그의 입맛에 맞는 듯 하다. 네티즌들은 더욱 흥분을 잘하고, 또 수많은 의견 중에 본인이 구미에 당기는 것들을 골라서 공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진중권씨에게 느끼는 불편함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그는 상대방의 의견과 자신의 의견이 다를 때, '내 의견 한번 들어봐. 이렇게 논리적이지 않니?' 하기 보다는 '너의 수준 낮은 논리로 볼 때, 너의 의견은 쓰레기다' 하는 것을 선호한다. 
'내 말에 설득되면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그저 그의 의견이 쓰레기라는 것을 알려줄 뿐'
내 기준에서 볼 때 그는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일 열린 마음은 커녕 감정적인 배려조차 부족하다. 
그에 대한 불편함의 끝은 그와 주장이 같더라도 그 주장의 목적이 다르다는 데 있다. 
나는 상대방에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면 화가 난다. 하지만 상대방이 화가 나는 건 원하지 않는다. 내가 상대방에게 주장을 하고 논리를 펴는 목적이 상대방을 내 의견에 동조시키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가 나와 같은 주장으로 상대방을 몰아붙일 때도 결코 아군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적의 적이라는 느낌뿐.

진중권씨에게 느끼는 불편함. 그것은 논리와 주장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논리와 주장의 궁극적 목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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