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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밤
게시물ID : freeboard_16954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크리버
추천 : 1
조회수 : 10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12/29 00:04:33
어느 덧 30중반을 향해가는 이 시간
우연치 않은 기회에 고향을 올 때마다 들렀던 어렸을 적 친구가 운영하는 동네에 작은 이자카야에 들렀다.

흔히 말하듯 대가리가 굵어진 나이가 되서 일찌기 타지에서 생활하던 내가 한번씩 내려와 이름도 가물가물한 아이들의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낼때마다 한켠에 우스운 생각이 들었다.

나고 자란곳에서 코찔찔이일때 부터 학교를 다니며 뭉기적뭉기적 때우고 때웠던 시간을 함께 보냈었지만 이제는 흐트러져가는 기억을 가지고 안부를 묻는다는게 괜히 겸연쩍은 것이 그 이유인 것 같다.

가게 일로 바쁜 친구를 두고 문득 든 생각이 항상 내가 이야기의 중심이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흐릿하게 생각했던 그들도 역시 나를 뚜렷하지 않은 기억의 누군가로 인지한다고 생각하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주인공이니 '내가 더 많이 주변을 챙기고 기억에 또렷하게 남는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모범생같은 생각 보다는 시간의 흐름과 망각으로 당연하다는 것이라고 느끼는게 스스로를 더 불편하게 한다.

서글프고 담담한 고향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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