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임신 중기에 다가가는 임산부 입니다. 이제야
입덧이 심했다가 점점 사그라드는것 같은데..
입덧 해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심할때는 식욕도 없고
못먹으니 힘도 없고 매사가 의욕이 없습니다.
그러다 이건 맛있을까 하는 음식이 생각나서 먹어보면
기대에 못미치고 실망하고 속이 미식거리며 밤잠을 설칩니다.
소화도 잘 안되구요.
그런데 남편은 속도 모르고 잘 안챙겨먹는다고 화를 냅니다.
물도 자주 마시라고 스트레스를 주고 너는 애기 생각을 안한다며
엄마 자격이 없다고 합니다. 물을 아예 안마시는것도 아닌데..
양이 적다며..
얼마전 가파르지 않은 동네 산에 갔다왔고
임신 전보다는 숨이차고 예상보다 거리가 멀더군요.
다음날엔 차가 지저분해서 물묻은 수건으로 승용차를 닦았는데
(평소엔 누워만 있으니 약해지는것 같고, 뭐라도 하면 기운이 나고
식욕도 생길것 같아서)
저녁에 코피가 아주 조금 났습니다. 임산부한텐 무리였나 아님 점막이 건조해서
혈관이 터진건가 정확하진 않지만 임신해서 체력이 약해졌나 하는
생각으로 기울었습니다. 사실은 차치하고..
남편과 잠깐 통화하는데 코피 이야기를 하니 임신은 핑계고 니가 늙은 거라고 하더군요. 장난처럼 웃으면서.. 그게 할말인지..
또 식욕이 없다 먹고싶은것이 없다고 매일 말하는데
매일 뭐 먹고싶냐고 ..ㅜㅜ없다고 하면 봉지과자를 사옵니다.
그 전에 방울토마토랑 바나나는 메스꺼움 없이 잘 먹었는데 가격이 부담이 됐던지.. 좀더 저렴한 마트로 바꾸는게 어떻냐고 제안하고 제가 그곳 과일은 신선도가 많이 떨어지고 맛도 없다고 했더니 자기는 그런거 잘 모르겠다며 아는형이 거기 과일이 괜찮다고 했다며... 소분된건 비싸니까 방울토마토 한박스로 사자고해서 박스로 사면 기간안에 다 못먹고 상한다고 큰토마토는 오래간다고 했더니 인터넷으로 토마토 2kg를 샀는데..역시나 맛이 방울토마토와 다른게 종이죽 같은 냄새가...ㅜㅜ
지난번엔 시장에서 포도를 사는데.. 여러 송이에서 떨어져나간걸 모아서 싸게 파는 포도가 가성비가 좋다며 집어드는데.. 솔직히 좀 서운했습니다. 맞벌이가 아닌지라 미안해서 말은 안했지만..
얼마전 시댁 친척모임에 갔는데 입덧이라 흰쌀밥이 안들어가고 김치도 못먹고해서 냄새 덜나는 나물 종류만 겨우 먹는데...떡집에서 소금간만된 팥찰밥을 사갔습니다. 히멀건 팥밥을 누가 탐내겠냐 싶어 적당히 사갔는데.. 시누이가 한그릇을 데펴서 저를 주자마자 한숟갈 뜨려는데.. 시어머니께서 그거 찰밥이냐 나 그거 좋아한다 나도 좀 주라면서 제 밥그릇으로 숟가락을 뻗으시는데.. 눈치없는 남편이 얘얼마 안먹어 하면서 제 밥그릇에서 밥을절반을퍼서 어머니를 드리더라는... 순간 당황해서 저 얼마 안먹어요 라고 말하긴했지만 입덧하는 며느리 밥을 가져가시는 시어머니와 그걸 떠드리는 남편이 생각할수록 .. 요즘 밤마다 생각이 납니다. 설사 제 양이 아니더라도.. 친정같으면 억지로라도 더 먹어 너 다먹어 이랬을텐데.. 임신하니까 사소한게 서운하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