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물론 농담입니당...
괜한 어그로 끌어 죄송합니다ㅎㅎ
근데 제남편도 똑같아요......(좌절)
마음이 답답하고 속상해서, 좀 속풀이가 될까 글남겨요
바로 어젯저녁 있었던 일입니다
이게 뭐라고 결게 남녀차이차별 대란으로 하루종일 심란하던 중
힘들게 일한 남편이 퇴근하고 같이 저녁을 먹었어요
요즘 남편의 고민은 함께 일하는 이십대의 A군이 너무 본인의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거죠
A군은 저와도 오랜 친분이 있어요
A군은 자존심이 세고 잔소리를 들으면 오히려 더 엇나가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남편은 A군에게 잔소리가 아닌, 터놓고 대화하여 본인의 고충을 호소하고 회유할 생각이라고 말했어요
여기부턴 대화체로 쓸게요
저: 그게 좋을거 같아 내가 봐온 A군 성격도 잔소리가 먹힐 타입이 아니야 오히려 욱해서 엇나가지
남편: 그게 왜그런지 알아? 남자라서 그래
저: (말문막힘)......그게 왜 남자라서야; 그냥 걔 성격이 그런거야
남편: 나도 20대때는 그랬어 원래 20대 혈기왕성한 남자들이 대부분 그래
저: 아니 그러니까 그게 남자라서라기 보다는 본인 성격이라고; 안그런 이십대 남자도 많아
남편: (눈을 동그랗게 뜨며) 아냐 이건 사실이야.
저: (빡침)......여자중에도 잔소리들었을때 욱하는 사람 많아
남편: 물론 그런 여자들도 있겠지만 그런 성격은 남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아.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높은게 이십대 남성이란 통계가 있어. 왜 그렇게? 이십대 남자들이 욱하는 성질이 많아서...
저: 아니 그러니까 일반화하지 말라니까?; 온순하고 잔소리를 수용할줄 아는 이십대 남자도 많다구
남편: 그런 남자들도 있겠지 그런데 당장 차보험료만 해도 이십대와 삼십대 비교해보면 이십대가 훨씬 높아 왜그러게? 사고율이 높으니까...
저: 여보 그런 인식 자체가 차별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해
남편: 아니 차별이 아니고 차이야! 이건 통계라니까? 사실이라구.
저: ......혹시 오유해?
남편: ??
저: 아니...그러니까...그래 남녀의 차이는 분명 있고 통계적인 사실도 인정해. 근데 욱하는 성격같은건 개개인의 특성이지 남자라서 그렇다 여자라서 안그렇다 이런 생각 자체가 차별을 조장한다고 생각해. 난 내딸이 그런 말을 안듣고 자랐으면 좋겠어. 무슨일이 있을때 남자라서 그래, 여자라서 그래 이런말을 듣고 자라면 그게 고정관념으로 박힌다고
남편: 하지만 사실인데? (세상 억울한 표정)
저: 밥먹자...
제가 쓸데없이 예민한가요...?ㅋㅋㅋㅋ
저는 남편을 사랑하고 남편은 객관적으로 온순하고 좋은 사람입니다.
장점도 많고 깨어있는 면도 많아요.공부도 많이 해서 가방끈도 길어요
하지만 한번씩 툭툭 튀어나오는 남자라서 그래, 여자라서 그래
이건 진짜 어찌할 도리가 없네요. 어휴
저는 똑똑한 사람도 아니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이지도 않아요
하지만 남자들이 대부분 이렇다, 여자들이 대부분 이렇다
이런 사회인식들이 객관적인 차이라고 할지언정
거기부터 시작될수 있는 차별을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차별을 하면 안되는데요?
왜 남녀차이는 있는데, 남녀차별을 하면 안되는데요?
그건 상처받는 사람이 생기니까요..
남녀의 차이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말.
제 남편은 그렇게 생각하겠죠. 자존심세고 욱하는 성격의 A군을 보면서
'역시 20대 남자라서 성격이 그렇군.' 별생각없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죠.
하지만 A양이 여자였다면요?
'쟨 여잔데 성격이 왜그렇지?' 이렇게 되는거 아닌가요?
A양은 무슨 죈가요? 남자도 아닌데 욱하는 성격인 죄?ㅋㅋ
그냥 남자여자 따지지말고 '아 쟤는 성격이 이러니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대해야겠어' 이렇게 생각해주면 안되나요...?
티비에 나온 천문학자가 남자였다면
'천문학자네' 하고 끝났을 일을
'오 여자가 천문학자네 대단하다' 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어떠한 악의도 없다는걸 알아요. 오히려 경외심이라도 갖겠죠
하지만 그말을 듣는 여자 천문학자는요?
그래 내가 여잔데 천문학을 좋아했다 웃고 넘어갈수도 있지만
아쫌 여잔데 천문학을 좋아했든말든 쫌!! 하고 맘상할수도 있다면
그게 바로 차별 아닌가요?
상처주지 말자고 차별하지 말자는 거잖아요
초딩때 어쩌다 한번 반장을 했었죠
"오 여자애가 반장이라고 기특하네" 이런말 많이 들었어요
제가 남자였다면 "오 반장이라고 기특하네"가 다였겠죠
저를 칭찬한 어른들이 악의가 있었을까요? 전혀요
여자애가 뭔 반장이야 비꼰것도 아니고
순수하게 오 여자애가 반장도 한다고 감탄한 것 뿐인데
좋은 마음으로 말한거니 이건 차별이 아닌가요?
어렵네요...
누군가는 저한테 예민하다고 하겠죠
네 저 예민해요 어릴때부터 남아선호사상 강한 집에서 커서 억울한게 많거든요
그래서 내딸만큼은 절대 그런소리 안듣고 자라게 하고 싶어요
근데 남편이 저러니 복장터짐
결론만 말하면...
아무리 객관적인 남녀의 차이, 통계에 근거한 사실이라고 해도
누군가 속상하고 상처받을 수 있다면
거기서부터 차별이 아닌지 의심해봐야한다고 생각해요
제 말이 너무 비약이 심할수도 있지만
그냥...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