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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창업해서 이혼하고싶어져요..
게시물ID : wedlock_144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꿀단지:)
추천 : 4
조회수 : 7569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22/09/19 0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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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부터 성격차이나 가치관 차이가 심한 부부이긴 합니다.   
연애하고 신혼 초에는 수면위로 드러나는 것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아이가 태어나고 하니 이제 진짜 바닥까지 다 드러난 느낌입니다. 
지금은 그냥, 혼자 살고싶어요. 

결혼 기간 동안 제가 몇번의 이직과 휴직을 겪었는데
(첫 직장 외에는 비정규직이었고, 탈모나 혈뇨 등 건강을 해칠 정도의 스트레스로 더 다닐 상황이 되진 못했습니다.) 

남편은 공백기에도 저에게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권했습니다.  
자격증, 전문공부 등 남편이 권하는 것들 중 응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한것도 있고 아깝게 떨어진것도 있고요.  
 (사실 엄청 열심히 했다고는 못하겠네요. 노력 강도는 70 정도만 한 것 같습니다. 투자대비 성과가 안나서 화를 잠시 잠깐 내더라구요) 

 남편도 결혼 초 직장을 이직했고 지금은 정착해서 잘 다니지만, 그 곳에 가기전까지 공백기가 길어 제 벌이로 외벌이로 하였고 그 기간 아르바이트를 한 적은 있습니다.  
 사실 요즘 세상 외벌이론 힘들잖아요. 그런 불안 때문인지 내심 제 미래에 뭘로 먹고 살지 생각해보고 고민하라, 공부해라 이런 이야기를 엄청 많이 했습니다.  
 저라고 그 고민 없진 않았겠으나 경력단절된 기혼 여성이 다시 자리잡기는 쉽지 않죠. 
  
 그래도 비정규직쪽으로 눈을 돌리니, 자리는 있어서 그렇게 일을 몇번 하다가 조금 재미붙이고 하려던 차에 정규직 될 기회가 있었는데 놓쳤어요.  
 이때는 아이가 태어났었던 시기이고, 제 자리 지켜보겠다고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출근준비하고 조기출근으로 연장근무 달고, 저녁에는 아이와 기다리는 남편이 있으니 칼퇴근 하구요. 
 이걸 2~3달 가까이 했던가..   그러니 몸도 고장나고 고열로 병원에 끌려가서 입원당하고 그랬는데.. 
 뭐 노력 대비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니 성과는 너무 안 나서 고과도 좋지 않긴 했어요. 
 팀 내에서도 겉도는 분위기라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었으며…
이런다고 누가 너 안챙겨준다는 말도 듣고 다녔던지라 계속 고용불안을 심하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여튼 퇴사하게 되었는데… 이때도 퇴사날 받아놓은 저한테 토익공부는 언제 시작할거냐고 하던 남편이었어요. 
 앞뒤로 뭔가 한두마디 더 했던 것 같은데 토익공부 소리가 충격적이어서 그것만 기억나요. 

 그래도 퇴사하니 아이 돌보는 시간이 많아져서 문화센터도 다니고 1년여는 즐겁게 보내긴 했어요. 
돈은 매우 쪼들렸지만, 퇴직금이랑 제 통장에 있는 돈으로 제 옷이나 애기 옷을 사 입고 용돈하고 그랬어요. (씀씀이가 큰 편이 제 문제점입니다..) 

 아이가 어느정도 크니 이제 또 제 미래를 준비해야하는 시기가 왔고, 남편도 제 주변인들은 어떻게 사는지 근황을 물어보며 제가 느끼기에는 압박으로 여겨지게끔 말하더라구요. 
 누구는 정규직이 되었네, 누구는 자리잡았네, 누구는 좋은 직장 다니네… 
물론 남편은 전혀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합니다만.. 
 
- 뭐 남편 입장에서도 할 말이 많겠죠. 육아한답시고 집에만 있는데 특출나게 뭔가 가사일에 집중하는 것처럼도 안 보이고 가만히 시간만 죽이고 있는것으로 보이니 한심해보였을거고.. 
청소는 엄청나게 해대는데 음식은 진짜 제대로 할즐 모르니까요. 
 약간 뭐랄까, [여자는 가사일에 능해야하고 못하면 배워서라도 익혀야 하는게 본분이다, 하는 가부장적 사고가 익숙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면 그분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이해는 갑니다. 
- 게다가 연애때는 제가 또 사회생활중이고 어린 나이니 발랄해보였을테고 애살있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지요. 

-
  
여튼…직장에서 그렇게 떨려나왔기 때문에 이젠 겁이 나더라구요.  사실 중간에 이력서 몇번 내고 입사시험도 치러 갔었습니다. 
 요즘은 진짜,,,너무도 치열하고 어렵고…장난아니더라구요. 
 전공시험..도 쳤어요.  저 졸업한 지 10년 가까이 되어가는데도요.   

눈을 좀 낮춰서 지원하면(비정규직) 또 붙긴 하더라구요. 
 근데 슬프게도 경력 인정을 못 받아서.. 연봉이 너무 낮게 책정이되니.. 남편이 그돈 받고 다니면 남는거 없다고 가지말라고 했습니다.  하… 어쩌라는건지. 
 이전 직장 다닐때도 집안일 분배 등으로 종종 싸웠는데… 주말출근으로 육아를 부탁할 때 아이가 빵긋 웃으면 괜찮았고, 아이가 울거나 감기에 걸리거나 컨디션이 안 좋은 상황이 되면 화를 냈어요.  
꼴랑 세후 200벌면서 유세 떤다고 막말 하던 때도 있었고.. 
물론 지금 그 얘기하면 진짜 기억이 안 나는건지 모르겠지만 그런 적 없다고 잡아떼요. 
 저는 그런게 기억이 나는데, 제가 말을 만들어 내는걸까요... 

 저는 이때부터 남편이 같이 걸어갈 동반자라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애아빠라고 정의하게 된 것 같아요. 
 이때부터 사이가 정말 급격히 안좋아지기 시작한 것 같다고 생각중입니다. 

저는 남편이 일방적으로 자기 입장과 편의만 내세운다 생각하고 있고 
- 남편이 잡은 요리에 대한 높은 기준치 : 아내는 요리에 재능이 없는데, 이런 경우 채찍질을 해야만 는다고 생각함 
- 남편의 잦은 음주와 외박 : 12시 넘어서 들어오는 것을 모두 외박으로 친다면…술자리만 간다 하면 거의 외박임 
- 남편은 아이 육아 시 일어나는 사소한 사고에 대해서 조금도 용납하지 못함 : 아기 혼자 넘어지는 것도 아내 탓을 함. 그런데 이건 아내인 제가 느끼는 입장이라 제 3자가 볼땐 남자가 단순히 말씨가 거칠구나… 하는 수준일 수도 있음. 
- 그리고 아이 육아 건에서는 지금에 와서 보면 저도 문제점이 있는 것이, 아이 성장 과정에서 예쁜 사진을 남겨주고픈 욕심이 있었던지라 집 환경을 대체로 예쁘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서 상대적으로 덜 안전해보였기에 남편이 화가 났을수가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는 남편의 (항상)과격하고 마초적인 말씨와 행동이 너무 싫어서, 끝까지 제 고집대로 밀고 갔었습니다. 

 남편은 가장의 무게와 권위를 알아주지 않는 아내에 대한 서운함이 있었을 것 같고.. 
(둘이서 대화할 때 보면 가치관이나 지식수준, 대화하는 방식이나 어휘, 결이 조금 다른데 솔직히 남편이 연장자임에도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느껴 무시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방적 스킨십 거부, 아내임에도 식사를 잘 챙기지 못하는 모습 등이 쌓인 듯 합니다. 
 - 그치만 요리를 요리하는 사람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늘 평가당하고 표정을 살펴야하는데 뭔 재미가 있을까요. 
 - 같은 반찬도 연속으로 내기가 눈치보이고 밀키트나 반찬도 살 수 없구요. 
- 남편이야 늘 큰 의미를 둔 적이 없다고 하는데 받아들이는 제가 불편하고 힘드니 조금 신경써달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그때 뿐, 서로 전혀 개선이 안됩니다. 

 - 

 얘기가 딴데로 엄청 새버렸는데… 여튼 이만큼 안 맞아요. 
 서로 맞출 수가 없고 맞춰 줄 의지가 없어요.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맞춰질텐데 남편은 그럴 의지가 없습니다.   그래도 어떡해요. 

지속적 폭력 외도같은 아이한테 이혼가정을 만들어줄 중대 요소도 아니고… 
이혼 변호사와 상담해본 적이 있는데(아기 2돌 되기 전이니 벌써 몇년 전) 
이혼 사유도 아니고, 제가 고생만 할 거라는데요. 

 양육비도 조금밖에 안 나올거고, 이혼조정과정에서 상처만 받고 부모님 댁에 얹혀 살면서 눈치만 먹을 거라고. 

 그래서 뭐라도 경제활동은 해야겠다 싶었고, 온라인으로 무언갈 해볼까 엄청 고민하다가..
 제가 가진 요소들이 많으니 창업을 하게 된거죠. 

 창업을 할 때도 단순 유통 도소매 보다는 제대로된 브랜드화를 목표로 하고 크라우드펀딩도 도전하고..
제 대학 전공과 연계해서 b2b까지 하고싶었어요. 
 그래서 브랜딩에 애썼고, 정부지원사업이나 청년창업자금(사업계획서 내고 pt하는…) 이런것들도 많이 두드리고..
정말 딴에 노력했는데..남들 다 받아내는거다 라고 말해서 상처받았고요..(자만하지 말라고 하는 거였을수도 있겠죠..) 

 하지만 코로나와 시작한 사업이고 수익구조가 아직은 체험교육이 위주라 제품 판매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보니(제품 개발기간이 길었습니다) 바로 큰 매출로 이어지진 않아서 남편이 계속 불안을 느낀 것 같아요. 

 사실 사업기간 내내 6개월 단위로 언제까지 지켜보겠다, 안되면 너 그만두게하겠다, 성과 보고해라(물론 투자해주긴 했지만..), 매출 보고해라…  미친 듯 씨웠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제 제품이 패키징까지 완전히 나왔고..시장 반응을 보려고 온오프라인에 입점 넣고..정부지원사업 작은거지만 또 하나 더 넣었고 선정되서 진행중이구요. 
 추석 1~2주 전에 제 사업 방향성이나 계획을 남편과 얘기할 일이 있었는데 
나는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서 팔고싶다, 기술을 판매하더라도 제대로된 전문가가 되어서 하겠다, 
나는 직접 부딪혀서 체득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장사꾼은 되고싶디 않다 라고 이야기했고  남편이 크게 공감해 주었거든요(그런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9월은 입점 준비로 바쁜 중이고, 명절이다 뭐다 수강이 그리 많지 않아서 주말 매출이 크지 않아 보였을거에요. 
그런 도중 주말 아침에, 친정부모님댁에 있는 아이를 데리러 가기 전 가만히 빨래를 개고 있는 저의 외모를 뜬금없이 갑자기 지적하길래 상당히 불쾌했고  30여분 뒤에 그런 이야기는 하지말아달라고 사과를 요구했죠. 
 남편은 나름 사과했던 것 같으나(무례랬네 내가..라고 함) 
 제가 재차 올바른 사과를 요구했고 여기에서 촉발된 사소한 싸움이.. 

 주말에 매출도 별로 없는데 내가 왜 육아를 해야하냐, 너는 장모님까지 왜 힘들게 하냐 <-이렇게 비화되면서 큰 싸움이 되었어요. 

 매출이 아니더라도 전 입점 준비로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었고 남편도 분명 요즘 그걸 알고 있을 텐데.. 

 원체 극으로 화가 나면 앞뒤가 없는 사람이라.. 
그냥 12월까지 모든걸 다 정리하라고 하더라구요.  안 하면 가서 다 깨부셔 엎어주겠다고. 
 (그 생각은 주말 지나는 밤까지 유효하니 또 폐업 준비하러고 하더군요) 

 진짜….같이 못 갈 사람같아요. 


 - 

 사실 번것 나간것 크게 차이 없는..그런 상황인 건 맞는데요. 

 제가 아무리 세세한것을 밝히지 않았으나.. 
사업기간 내내 남쳔은 제가 망할 것을 상정하고있는데요.

 자신은 그런 뜻이 아니라고 하며 평소 성격상 농담을 한 것으로 추정은 되는데요, 

 무언갈 부탁하거나 하면, [운전하느라 허리아프게 이런 먼데까지 오라가라 하지마라] 
 라벨 디자인 한번 봐달라고 하면, [나는 이런거 볼 줄 모른다 묻지마라]   등등..의 반응이라 
저는 이제 더이상 입아파서 안 물어봅니다. 

 가게에 한번씩 아이 데리고 놀러오는데, 제가 아무리 바빠보여도 야전침대 펴놓고 아이랑 뒹굴고 놀기만 하지, 절대 먼저 [도와줄까?]라고 묻지 않아요. 
 겨우 뒤늦게야 [진작 도와줄걸, 스티커 붙여줄까?]라고 묻더니, 
박스 접어 달라고 한 말에 8개 정도? 접고는 약속있다고 가버렸습니다. 

 그래서 전 그냥 기대하지 않고 혼자서 다 해요.  혼자 무거운거 다 이고지고 해요.

 -

 사업 경비나 거래처 물어보길래 답해주면  거래처는 여러개로 쪼개는게 좋다느니, 비교견적을 내라느니.. 
이런 [보고]까지 제가 드리고 잔소리를 들어야 하나요…

그리고 남편이 무심하니 던지는, 그러면서 제가 해내야 한다고 말하는 모든 일들을 다 쳐내려면(유튜브, 인스타그램 팔로워 일정숫자이상, 블로그, 판매, 제품개발 추가 10개이상, 회계)… 
저 혼자 안되는데요… 

 말로는 편하게 쉬운거라는 듯 말 툭툭 던지는데, 제가 이거는 이러한 사유로 조금 무리라고 말해서 3년 정도까지 지켜봐야하겠네, 답변한게 지지난달입니다. 
지금은 1년 8개월째구요. 

 - 

모든 것을 저 혼자서 하니(기획, 개발, 디자인, 마케팅 등) 사실 죽을 지경이고… 

사실 저도 겁이 많아 장고하는 편이라 결정에 좀 더 좀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물론 제가 다- 문제죠. 
 사장이 미친듯 자기를 갈아서 치고 가야 사업을 본 궤도로 올리지요. 
그런데 저 혼자의 몸일때랑 아닐때랑은 집중할 여건도 다른데다…
번아웃도 너무 자주 와요. 
 친정아버지랑도 갈등이 생겼었고..(지금은 아주 괜찮습니다) 

 이게 다 제 욕심으로 업보를 만들었나 싶습니다… 

 어제 오늘은…죽기 전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볼까 생각을 했어요.
 당장 죽진 못하고. 
아이 앞으로 유산을 만들어줘야하니. 

 특허 낼만한 무언갈 하거나… 
개런티 받을 만한 무언가의 일을 만들어서.. 

수익자는 아이 앞으로.. 
관리는 친정어머니/연로하시면 남동생. 

 남편은 손댈 수 없도록. 
 저한테 투자했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법정이자까지 쳐서 보상만 해주고.. 

 근데.. 너무 자신이 없어요. 

 남편이 절 저주하는거만큼 망할거같아요… 
심하게 싸울땐..저같은걸 만나 자기 인생이 불행하다고 합니다. 
저따위걸 만났다고. 

 저도 남편을 저주합니다. 시부모님도 밉습니다. 
 왜 남편의 성장과정에서, 가족끼리 욕을해도 괜찮은 분위기로, 고압적인 분위기로, 가부장적인 분위기에 익숙하도록 만들어서… 
예쁜말을 안하고 점점 말을 무섭게 하는 지금 우리 가족이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아이도 요즘은 엄마아빠가 싸우면 조용해지고 시무룩해져요. 
방에 들어가서 억지로 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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