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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37일만에 올리는 캐나다 제왕절개 후기 (긴글주의)
게시물ID : baby_237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빛과별
추천 : 6
조회수 : 518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8/06/23 03: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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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로 37일 - 예전엔 요리게 팬이었는데 육아게 더 자주오게 되네요! 항상 좋은 정보 많이 얻고가서 저도 후기 올립니다! 
참고로 전 임신 중 캐나다 영주권이 나와서 숙고끝에 임신 7개월에 이민햇어요 ㅠ 캐나다 출산후기가 거의 없어 좀 자세히 적어봅니다. 

우선 임신 중 제 상태는 전치태반+임신성 당뇨로 인슐린 약 한달정도 투약 상태라 제왕절개가 불가피한 경우였어요 
전치태반은 태반이 자궁에 넘 가까이 있어 자분 불가 (옛날같앗으면 애낳다 죽는다는 ㅠ)로 약 7개월 쯤 정밀 촘파(한국서)하다가 알게되어 추이를 지켜봤는데 마지막에 거의 1cm정도로 저같은 경우 거의 변동이 없엇네요 

임당은 다 아시겠지만 할머니-엄니 당뇨 가족력에 만 40세 노산에 피해갈수 없었어요. 다만, 임신 4개월 경부터 소변에 당이 검출되어 바로 식단조절+식후 운동으로 오히려 임신 내내 혈당이외 건강상태 넘 양호 (주변사람들이 막달까지 임신한거 모르기도 함 ㅋ)하고 임신중 붓기 전혀 없엇으며 막일까지 총 7-8kg증가햇어요! 그렇지만 마지막엔 혈당조절이 거의 더 안되어서 한국서 24주에 임당 최종판정받고 (식후 1시간 글루코스 당검사에서 140 mg/dL 이상이면 임당확정인데 저의 경우 거의 200가까이 ㅠ) 캐나다에 와서는 바로 당뇨 전문의 만나서 한달 식이요법후 바로 인슐린 투약 시작 (혹시 더 궁금하신분 질문 주시면 친절히 알려드릴께요~) 인슐린 투약 후 정상 혈당 유지햇네요 (공복기준 5.2 mmol/L 미만에 4.8정도; 캐나다는 단위가 다름)

암튼 저는 그래서 지난 5월 16일에 (임신 37주 0일) 제왕절개를 햇습니다. 보통 인슐린 투약시 사산위험 있다고 일찍 한다는 군요ㅠ 37주 0일 부터는 미숙아로 치지 않지만 수술날짜가 생각보다 넘 일찍이라 배속의 아기에게 넘 미안해서 마지막주에 일부러 엄청먹고 운동도 안햇어요. 조금이라도 살 찌워서 크게 내보내고 싶은 맘에요 ㅠ 

[패밀리닥터-산부인과-당뇨전문의] 
캐나다에서 아기를 낳으려면 우선 패밀리 닥터(주치의)가 있어야 해요. 그러나 요새는 의사 수 부족인지 팸닥을 정하는게 대기시간이 길고 특히 제가 있는 BC주는 신규 환자를 받는 의사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 
그러나 그렇다고 의사를 만나는 방법이 없는것은 아니고 우선 동네 가까운 Walk-in Clinic (무예약 진료소)을 가서 필요한 전문의에게 진료를 보게 refer해달라고 합니다. 

간단히 time line 적어볼께요
2.23 캐나다 벤쿠버 랜딩 
2.25 BC주 SIN 번호 (주민등록) 신청, MSP의료보험 신청(3개월차 1일부터 무상보험 가능하므로 저의 경우 5월 1일부터 적용) 
3.2. Walk in Clinic 방문: 아시아계 산부인과 전문의로 refer부탁 (보험이 아직 안되므로 70불 지불 ㅠ)
3.21 드디어 Surrey의 한인 산부인과  Dr. Grace Song 쌤 방문 ! (혈압, 아가 심장박동 등 임신에 수반된 기본사항만 체크) 풍진, 임당 검사, 초음파 등은 별도 병리실험실로 requisition을 보내줌 (매우 귀찮..)
3.22-3.26 위 사항을 각각 Lifelabs 및 MedImage 등에서 검사-> Dr. Grace Song 에게 결과 전송
3.27 임당 수치가 높으므로 당뇨 전문의를 만날것을 권유하였으나 (보험전이라) 1회당 700불이 넘는 비용이 너무 부담스러워 우선 2주 동안 가정에서 식이조절과 혈당 자가검사를 의사 쌤이 제안해줌 (하루 네번- 아침 공복, 아침 식사 후, 점심 식사 후, 저녁 식사 후 혈당 체크 - 측정단위가 달라서 기기 새로 구매해야 함 - 으악 내돈 ㅠ)
4.15 식이와 운동으로도 혈당이 계속 높게 나타나 결국 눈물을 머금고 당뇨 전문의 방문 
(James Pattison Outpatient care, Surrey)
추가적 식이조절 후 결국 2주후 인슐린 처방 ㅠ
(인슐린 역시 하루 네번 2, 2, 2, 7 단위로 집에서 허벅지에 찌름 ㅠ 밥먹기전 마다 무슨짓인지 이미 남편앞에서는 여자이길 포기.. 식탁에서 바지내리고 그냥 푸욱 ㅠ) 
5.1 드디어 BC주 보험이 시작되어 향후 모든 의료 비용은 전액 공짜! 얏호! 
5.2 두번째 초음파 검사에도 태반이 너무 가까워 제왕절개 수술을 전격 결정 
5.3 출산 예정인 Surrey Memorial Hospital 병원 tour 참석 (시설 안내와 응급상황시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줌)
5.16 제왕절개 수술

[수술 당일날]
수술이 아침 7시이므로 두시간 전인 새벽 5시까지 오라하더군요. 신랑과 전날 짐을 싸고 아침에 부스스 일어나 4시반쯤 병원으로 출발합니다. 
저는 원래 겁이 별로 없어 그동안 크게 걱정은 안햇는데  막상 수술복을 입으니 약간 무섭기도 합니다. 남편도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함께 대기하게 하네요. 곧이어 간호사가 와서 친절히 소개하고 왼팔에 정맥주사(IV)를 놓는데 처음에 피가 솟구쳐 실패.. 온 팔에 멍이 들고 두번째 또 실패. 다른 간호사가 와서 재시도를 하는데 또 실패 ㅠ 그때 악 소리는 안났지만 눈물이 주르르 납디다. 간호사가 제 혈관이 이상하다며 제가 우니까 잠시 break를 주자고 하고 도망가 버리네요. 결국 병원에서 상주하는 마취전문의가 와서 오른팔에 살짝 마취를 하고 정맥주사 네번만에 성공 ㅠ 

곧이어 간호사가 제모를 하러 왓는데요 (캐나다는 3대 굴욕이 없다는데 그래도 수술시에는 제모를 하나봅니다) 처음에는 비키니 라인까지만 제모를 하는데 남편이 옆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바지를 걷고 털을 깍아서 순간 당황 ㅠ  곧이어 나이든 중국계 간호사가 확인하더니 "이가 누가 제모햇어?" 하면서 거의 전부를 다 밀어버리네요 ㅠ 검은 꼬부랑 털이 후드득 떨어지는데 남편앞에서 정말.. 아 굴욕이란게 이런거군요 

이제 저는 수술실로 들어갑니다. 정맥주사가 넘 아파서 갑자기 공포가 밀려들엇어요. 마취의가 등에 마취제를 꽂아주엇는데요 - 알러지가 있는지 특이 사항이 있는지를 여러번 물어봅니다. 저는 예전에 쌍수하다가 마취가 중간에 깨서 제 눈을 막 꼬매고 있는것을 느꼈던 경험이 생각나 마취가 중간에 깬적이 있엇다고 말했죠. 그러자 이 마취의는 이번 마취는 부분마취로 의식은 살아있다고 하네요. 아악! 생각만해도 공포가 밀려왔어요. 제가 겁을 먹자 앞으로는 더이상 찌르는듯한 고통은 없고 압력정도만 느끼게 될거라고 말하는군요. 
그게 어떤건지 상상이 안되엇어요 
마취주사는 따끔한 수준이었고 곧이어 하체가 무감각해지는 것같은데 의식이 있으므로 무감각해진지도 모릅니다. 배 밑에를 가리고 의사쌤과 간호사들이 사부작 사부작 하다가 한 10여분 지났을까 남편이 수술실로 들어옵니다. 곧이어 의사쌤이 배를 꾸욱 누르더니 잠시 후 어떤 맑은 고음의 울음소리가 저멀리서 들리네요.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 아기 울음소리인지 몰랐어요. 너무 맑고 청명해서 정말 천사의 소리 같았어요 ㅠ 남편이 옆에서 우리 아기 울음소리라고 말해주자 그제서야 눈물이 왈칵 쏟아집니다. 얼마나 기다려왓던 우리 아기인지요. 그 경쾌하고 맑은 울음소리가 정말 지금도 귀에 맴도는것 같습니다. 
여기는 skin-to-skin이라고 바로 배에서 꺼내자 마자 엄마 가슴에 올려주어 아기와 살이 맞닿게 해줍니다. 바르르 떨고 있는 아기 살이 참 보드랍고 따스햇습니다. 

모든것이 순식간에 일어났고 정말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앗어요. 제왕절개가 이렇게 좋은건가 싶기도 하더군요 적어도 처음에는요. 

저희는 바로 회복실로 옮겨졌고 아기는 몇가지 기본 체크후 함께 이동됩니다. 다행히 이곳 병원은 모두 모자동실이고 1인실이라네요. 
이동하자마자 아기에게 초유를 먹일것을할것을 권고하엿고 간호사들이 참으로 친절하게 이것저것 도와줍니다. 이곳은 자연분만은 24시간 후, 제왕절개는 48시간 후 퇴원해요. 한국은 일주일 잇는다는데 아흑 ㅠ 
조금 후 간단히 먹을 것이 왓고 저도 배고픈 나머지 그냥 먹엇어요. (밑에 사진)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앗는데 간호사가 와서 걸어보겟느냐며 화장실로 걷게 하엿어요. 병실내 화장실로 천천히 걸엇는데 갑자기 머리가 핑돌더니 구역질이 날것만 같았습니다. 결국 아까 요기한 것을 개워내고 말았네요. 간호사가 또 친절히? 뒷정리를 해줬어요. 그러더니 샤워하겟느냐며 전 내일 하겟다고 그러자 찬물 샤워는 아니라면서 저를 이상하게 생각하는듯 햇어요. 
저는 남편이 미리 준비해준 비비고 미역국을 먹을 수있엇어요. 또 아는 지인분이 친히 홍합 미역국을 끓여다가 병원으로 가져다 주셔서 맛잇게 먹엇네요. 진통제를 6시간마다 6알씩 먹어서 아픈줄도 모르고 병원에서 2박3일 즐거운 시간 보내다 퇴원햇네요 

그러나 여기는 산후조리원도 없고 산후 도우미도 없고 (신랑이 자기가 해준다고 해서리 ㅠ) 앞으로 우리 부부에게 닥칠 폭풍과도 같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햇지요... ㅎㅎ 
출처 내뱃속 내손꾸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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