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치세력을 크게 3가지로 나누면,
왕정을 원하는 세력 (새누리당)
귀족정을 원하는 세력 (민주당)
민주정을 원하는 세력 (시민)
이렇게 셋으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이 중에서 촛불혁명이 박근혜를 몰아내면서 왕정의 시대는 막을 내렸죠.
이제 승리한 세력의 한축인 귀족정 세력과 다른 한축인 민주정 세력이 새로운 권력을 두고 쟁탈전을 벌이는 형국이 벌어졌습니다.
사실 이 쟁탈전은 이미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있었습니다.
당원이 주인인 정당, 시민이 참여하는 정당을 표방했던 열린우리당은
귀족정을 유지하려고 했던 정동영 세력에게 주도권을 넘기면서 망가졌습니다.
사실 민주당에는 귀족정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더랬습니다.
정세균, 문희상, 정동영, 추미애, 김민석, 박지원 등.. 전부 김대중 대통령이 발탁한 사람들이었죠.
이들은 그래서 민주정을 지향한 노무현 세력과 자주 부딪혔습니다.
유시민씨가 민주당에 자기 싫어하는 사람 엄청 많다고 한 게 이 말이었더군요.
이런 사람들을 정계로 이끈 김대중 대통령의 안목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그래서 뻘글도 하나 썼지만;;)
김대중 대통령의 안목이 문제가 아니라 그 시절에 정치 배운 사람들이 다 그런 분위기에 젖어있었던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안희정도 겉으로는 세상에 둘도 없는 페미니스트, 민주주의자인 척을 했지만,
민자당 김덕룡의원 보좌관으로 정치를 시작한 사람이었고, 그렇게 정치를 배우다보니 실제로는 엄청 권위적이었다 하니까요.
사실 모든 명분은 민주정 세력에게 있습니다.
이들이 실질적으로 왕정을 끝낸 세력이기도 하고,
민주주의를 하자는 것에 반대할 명분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런데 상황이 애매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같은 편인 줄 알았던 이들이 귀족정을 해야된다고 갑자기 민주정 세력을 적대시 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명분이 딸리다보니, 민주정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극단주의자, 극렬지지자로 몰아 입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습니다.
한편, 아직 왕정 세력은 완전히 소탕되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귀족정 세력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에서 재정비한 왕정 세력이 다시 도전해온다면,
또다시 이명박근혜가 나타날지도 모를 일입니다.
작금의 귀족정 세력의 움직임을 보면 그 맨 앞에 스스로를 정권교체의 공신으로 여기는 일부 팟캐스터들이 보입니다.
이들이 귀족정 세력과 손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 아마 본인들도 이른바 신흥귀족으로써 귀족정에 합류하고 싶기 때문이겠죠.
사람은 누구나 타인의 고통은 작게 자신의 고통은 크게 느끼죠. 엄혹한 세월을 견뎌낸 스스로에게 상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찾아먹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챙겨줄텐데, 그걸 못견디고 본인이 생색을 내며 자기몫을 찾아먹겠다고 나서기 시작하다보니
자기몫을 챙겨줄 것 같은 귀족정 세력과 유착관계를 형성하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한때 왕정 타도를 위해 함께 싸우던 한때의 동지가 이제 적이 되었다는 게..
그리고 참 공교로우면서 섬찟합니다. 정동영은 노통 등에 칼을 꽂았는데..
그 정동영의 팬클럽 회장 이재명이 다시 귀족정 세력과 함께 한다는 게..
정신 똑바로 안차리면 다시 열린우리당 시즌 2 하게 생겼습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이 상향식 공천, 시스템 공천, 정당 혁신 하겠다는 사람이 당대표 되야 됩니다.
그래야 귀족정 마저 무너뜨리고 진짜 민주정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