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여행경험 전혀 없던 제가 그동안 모은돈 다 퍼부어서 두달동안 유럽 9개국을 갔다왔는데요
계획을 짤 때부터 시작해서 비행기표 구매, 루트 정하기까지 스트레스만 왕창 받고, 막상 타지 땅을 밟아도
처음이고 많이 미숙했는지 여행에 대한 설렘이나 즐거움보다는 혼자였기 때문에 불안함과 외로움만 잔뜩 느끼다가 온 것 같아요
저도 왜그랬는지 지금은 이해가 안가는데 평소 감수성 많던 저임에도 아름다운 풍경이나 관광지를 가도 별 감흥이 안 들었네요
여유를 가지기에는 제가 긴장을 너무 많이 했었나봐요
그러게 원래 계획대로 일본여행이라도 혼자 해보고 유럽을 갈걸 괜히 조급하게 계획 짰다가 아쉬움이 많이 남은 여행이 된 것 같아요
암튼 그렇게 두달을 보내버리고 겨울이라 안그래도 허약한데 감기몸살만 두번을 앓아서 할슈타트에서는 관광도 못하고 호텔 침대에 누워만 있었던게 아직도 기억에 남을 정도에요 안그래도 일박이었는데 크흡,,ㅜ
나폴리에서는 강도만나서 다 털리고 (^^..)
여행 일주일만에 집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결국 두달 조금 넘는 기간을 다 채워서 스페인부터 노르웨이 트롬소까지 다 둘러보고 왔구요
지금은 좋은 추억과 아쉬움으로 남아있어요
시간을 다시 돌리고 싶은 맘도 있지만 이것도 여름에 겨울 그리워하고 겨울에 여름그리워하는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막상 또 혼자가도 집에 가고 싶어하겠죠 ㅋㅋ
사람마다 여행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제가 경험으로 느낀바로 저는
조금 일정을 빡빡하게 짤 필요가 있다
-저는 자유여행이었고 당시 몸도 허약 마음도 허약한 상태여서 어떻게 보면 나태하게 움직인 것도 있었던 것 같아요
때문에 놓친 것도 꽤나 있었고.. 혼자였기 때문에 끌어줄 사람이 없어서 더 그런 것도 있었죠
아는 친구랑 같이 가거나 아는 친구가 있는 나라로 가야한다
-전 제가 혼자 되게 잘 다니고 혼자있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막상 타지에서 타인종에 둘러쌓이니 외로움을 견딜 수가 없더라구요
제가 눈치도 많이보고 긴장도 잘 타서 그런지 혼자 도전하는게 그닥 즐겁지만은 않고 두려움도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현지인 친구를 만나는 것도 진짜 좋겠다는 걸 한국에 돌아와서 알았네요 ^^;;
한국돌아와서 어쩌다 독일인 친구를 알게됐는데 독일 여기지역에 이렇게 좋은거 있는데 그 전에 널 알았다면 같이 갔을 걸 하는데 어찌나 아쉽던지,, ㅎ
- 정신이 강할 때 갔어야했다.
많이 아플 때 가서 그런지 힘든 순간들이 많았어요 다행히 지금은 마음의 여유가 꽤 생겼는데 다시 간다면 더 잘하고 오픈마인드 될 준비도 돼있어요!
이미 경험해봐서 더이상 두려워할 것도 없구요 도전이 무섭지도 않고요
- 돈을 좀 남겨왔어야 했다
진짜 넉넉하게 갔음에도 다 쓰고 왔어요 원래 의도한 거였고 어짜피 처음이자 마지막 유럽여행일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팡팡 쓰고 왔는데
그 유럽을 다시 가고 싶을 줄이야 ㅋㅋ.... 지금은 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맨날 스카이스캐너 들어가서 여기 가려면 얼마들까..생각하며 혼자 설레여하네요 ㅋㅋ 가지도 못하는데 ㅋㅋ
그래도 뭐 다시 벌어서 또 가믄되죠
암튼 그렇게 서툴렀던 첫 여행이었지만 덕분에 혼밥은 이제 껌이 되어버렸고 혼자 놀이동산 혼자 동물원 비행기 타는거 열차타는거 다해봤고 강도도 만나봤고 한국에서도 못해봤던 폰개통을 혼자 처음으로 외국에서 해보고 경찰서가서 진술서도 써보고 한국에서는 보험금도 타보고 오로라도 보고 인종차별도 당해보고 캣콜링도 당해보고.. 별 경험을 많이 한 것 같아서 단순히 안좋은 기억이라고는 말 못 하겠어요 ㅎㅎ
그냥 갑자기 여행가고 싶어서 주절 거려봤어요 여름이 되고 여행했던 시간이 멀어져갈수록 괜시리 마음만 아련해져가는 것 같아요 쓸데없이 ㅋ..ㅎ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