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易地思之)’. 처지를 바꿔 생각하다.
보통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지만, 역지사지는 자기를 지키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생각법입니다.
상대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는 건, 예로부터 병법(兵法)의 기본이었습니다.
민주당 지지율이 지금은 40% 정도지만, 이는 문 대통령의 인기에 편승한 수치일 뿐 몇 년 전만 해도 20%에 미달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의 반 정도는 ‘최근에’ 지지자가 되었다는 뜻이죠. 새로 지지층에 합류한 사람들은 당의 역사나 당내의
정치적 스펙트럼에 대해 잘 모르고, 당에 대한 애정도 깊지 않습니다.
만약 민주당 지지층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를 품은 세력이 있다면, 그들이 가장 쉽게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할 대상이
바로 이 ‘신참’들입니다. 그들은 먼저 ‘신파’와 ‘구파’ 사이에 중대한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퍼뜨리고, 이 ‘차이’에 대한 생각을 ‘구파’에
대한 ‘적대감’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당내 갈등이 계속되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인기 있는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쯤 ‘신파’들을 제 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 정당이 ‘오래된 지지자’들을 늘려나가는 건
어느 정치 집단에게나 가장 위협적인 현상입니다.
밖에서 흔드는 세력의 의도를 생각해 보면, 안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밖에서 ‘신파’를 흔들면, 안에서는 ‘신파’를 꼭 끌어안아야 합니다.
물론 생각이 조금씩 다른 사람들끼리 ‘일치단결’을 이룰 수는 없습니다.
이건 민주주의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중요한 건 내부에서 ‘더 나은 방법’을 두고 토론하는 문화를 만드는 겁니다.
서로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이야기하는 게 토론입니다. 모욕, 조롱, 비아냥, 낙인찍기로는 결코 상대를 ‘설득’할 수 없습니다.
감정적 적대감이 생긴 뒤에는 어떤 이성적 설득도 통하지 않습니다
같은 당 지지자들끼리의 토론에 모욕, 조롱, 비아냥, 낙인찍기 수법을 사용하는 자들이 있다면
지지층을 찢어 놓으려는 외부 세력의 사주를 받은 자라고 보아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설령 그가 직접 사주를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런 자들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역지사지’는 설득의 ‘기본기’이기도 합니다. 상대의 동의를 얻으려면, 먼저 상대의 처지에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러나 어떤 집단이든 그 구성원들이 싸워야 할 상대와 설득해야 할 상대를 구분하지 못하면, 망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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