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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 인생의 황금기를 바친 대가 #1
게시물ID : readers_327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디
추천 : 1
조회수 : 45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12/03 22: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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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작가라는 꿈이 언젠가 이루어지길 바라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소설을 써봅니다.
 
감성적이지 않아서 이 소설이 어떻게 읽혀질지 잘 모르겠지만
 
한분이라도 끝까지 읽어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혹시 다 보신 분이 있으시면 피드백 부탁드려도 될까요?)
 
#1.
어느덧 날씨가 쌀쌀하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거리의 나무들은 색을 달리한다. 마지막 불꽃같은 화려함을 내뿜으면서
그들은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을 앞둔 나무들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자친구는 성화이다.
벌써 몇일째 간다고만 하면서 계획을 안세우는거야
아니 잠시만.. 이 회사는 정말 중요해서 그래. 원서 지원 마무리하고 같이 세워보자.”
아니 그이야기만 몇 번째냐고
그럼 어떡해. 원서를 대충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11월 말까지는 충분히 가을이야 그전에 내가 어떻게든 마무리지어볼게
몰라. 맘대로 해
여자친구는 카페를 박차고 화가 나서 집으로 갔다. 나는 어느덧 마지막을 직감하고 있었다.
사실 나에게는 사치였으리라..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여자친구를 사랑할 능력이 없을뿐..
 

중요하다고는 해봐야 매번 있는 원서철이다.
처음 한두번은 떨어질 때마다 마음도 아프고 나를 몰라주는 회사 인사담당자들이 무능력하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몇해째 - 정확히는 2년째 개월로는 8개월째 반복되는 인사철마다 복사 붙여넣기를 통해서
한군데만 걸려라는 마음으로 원서를 넣었고 거의 매번 낙방했기에 한숨도 나오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내가 봐도 나의 스펙은 보잘 것 없다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부모님의 기대와 주변의 시선에서 나는 항상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었고,
그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취업을 하였느냐, 하지 않았느냐 도 있지만
좋은 기업을 갔느냐, 중소기업을 갔느냐가 더 중요했기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으로
그 긴 8개월 청춘의 큰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혼자 이 싸움을 하면 외롭고 고독했겠지만 나에게는 아직 많은 친구들이 남아있다.
안타까우면서도 묘한 경쟁심마저 드는 이들에게 나는 어떤 의미일까.
동질감을 서로 느끼면서도 이질감을 가지고 싶어하는 우리는
그저 친구라는 두글자로 이 비극을 표현하기에는 적합한 글자는 아닌 것 같다.
 

야야 이번에 쓴 중앙자동차 회사 결과 나온거 봤냐
저녁을 먹다가 기문이는 호들갑을 떨면서 말한다.
 

아 그거 팝업창 뜨는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싶었다. 그저 지나가는 탈락의 고배를 특별하게 공유하고 싶지도 공감하고 싶지도 않았다.
 

씨발 존나 성의없지 않냐? 내가 그 원서 쓴다고 몇일을 고민했는데 겨우 팝업창으로 불합격입니다 6글자 띄우는게 뭐야
젓가락을 놓으며 단호하게 말한다.
 

뭐 우리는 을의 입장이니 어쩌겠어. 고발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어디 댓글 달아봐야 걔네가 문제될점도 없고
나는 끝까지 냉소적이고 싶었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예의의 문제라고. 어차피 우리가 을은 맞지만 씨발 그렇다고 우리를 지가 뭐 알기나해.
우리능력을 평가하기나 해봤어. 아무것도 안했으면 최소한 귀하의 뛰어난 재능에도 라는 상투적인 문구하나쯤은 넣을 수 있잖아.
그것도 아니라면 페이지라도 달리해서 알려주던지. 이건 그냥 서류를 넣었는데 응 반사. 너따윈 필요없어 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굴욕적이야 아 사실 정확히는 표현만 다르지 같은 말이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사실 모든 원서를 통틀어서 가장 불쾌한 탈락임은 분명했다.
나 또한 그런 성의없음에 적잖히 놀랐지만, 그들을 탓하기에는 그 전날의 여자친구와의 싸움은 하루종일 원서에 집중할 수 없게했다.
그래 내가 잘못한 탓일거다. 그럼에도 나는 기문과 같은 마음이 아니고 싶었다.
혹여나 내 마음속에 불순한 마음으로 부정타서 합격통에 들어있는 서류를 인사담당자가 걸러서 버려버릴 수도 있지 않은가.
그래 내가 무능력한 탓이다. 내가 멍청하고 학교다닐 때 공부를 안해서 그랬다.
남들 다하는 대외활동을 못해서 인맥도 없고 인간관계가 좁은탓에 표현도 그들에게는 어눌해 보였으리라.
몇 번을 반복해야 취업이라는 것을 해볼까. 알바 뛸 시간에 원서라도 쓰자고 알바도 다 관뒀는데 벌써부터 생활비가 떨어져간다.
 
기문과 헤어지고 자취방에 직행한 나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그리고 이른 아침에 문자소리에 잠이 깼다.
‘동민. 좋은 소식이 있다. 연구실로 최대한 일찍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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