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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좁은건가요 그럴 수도 있는건가요
게시물ID : wedlock_146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erryBerry
추천 : 2
조회수 : 15773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23/10/13 20:37:43

오랜만에 글을 써보네요. 요즘 육아로 완전 바쁘게 살아왔네요. 

결혼을 하고 나서 나름의 아주 사소할 수도 있는, 중요할 수도 있는 고민이 있습니다.

31살이고 아내도 31살 23개월 아기가 있어요. 결혼 2020년에 했으니 4년차에요.

사실 누가 보면 '이런걸로 왠 고민?' 할지도 모르는 거지만,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물어봅니다.

아내의 외조부모의 팔순이 다가오는데 지난 추석 때 장인어른이 '팔순인데 가야지' 하시는데, 속으로는 '내가 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 집안 환경이 참 다른데..

저희 집은 아버지는 4년 전 돌아가셨고, 어머니만 홀로 계시고 형도 가정을 이뤄서 살고 있어요.

연락하는 친척이라고는 어머니 쪽 이모할머니와 이모 1명 뿐이고요. (다른 사람들도 있지만 어렸을 때 보고 한번도 못봄)

그것도 저는 연락을 거의 안하고 어머니는 거의 문자로 연락만 해요.

어머니조차도 만나는 건 2~3년에 한번 볼까말까 한 정도. 최근에는 이모할머니가 너무 정치색 있는 교회에 빠져들어서 어머니가 화내고 연락을 안하려고 하는. 이모는 미국에 정착해서 살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요양원 계시다가 1년 전 돌아가셨고. 아내는 장례식도 안 갔고(애기를 보고 있었으니 가지 말라고 했지만) 돌아가시기 전에는 보지도 못했어요. 할아버지는 오래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아내 집은 장인, 장모 두분 다 계시고, 친척이 오지게 많습니다. 친척이 뭐 거의 합쳐서 10댓명.. 그 자식들까지 합하면 더 많겠지요. 조부모는 돌아가셨고 외조부모만 계셔요.

좀 쪽팔린 얘긴데, 아내랑 결혼 약속하고 프로포즈 다 하고 나서 (참고로 직계가족만 있는 가족 결혼식 함)

그래도 예의 상 친척들 얼굴 한 번씩 다 봐야하는게 맞는 것 같아서

아내의 외조부모 집에 친척들 바글바글한 곳에 있다가 집에 돌아갈 때 질질 짰네요 ㅋㅋㅋ

서러웠나? 저는 친척이 거의 아무도 없다시피한데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하고 같이 있었던 게 숨 막혔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1년 뒤여서 기분이 더 그랬는지 지금은 피식 하고 웃지만 암튼 그랬던 적이 있네요.


게다가 분명 첨에는 아내랑 얘기할 때 친척들 볼 일 많지 않고 한두번 보고 말거다 했는데, 

이미 외조부모만 두번 만났습니다. 이것도 아무 특별한 일 없이 그냥 장인장모님이 조부모 얼굴 한번 보자고 해서 갔던.....

제가 결혼 전에 그 분들을 뵈었던 건 기억이 안 나셨나봅니다.

아내도 어차피 이번에 보고 못본다, 마지막으로 보고 오자는 식으로 얘기해서 시간도 있겠다 뵙고 왔던거고요.

명절 때마다 장인 장모님은 영상통화로 모르는 사람들한테(친척이겠지) 자꾸 인사도 시키는데 할 때마다 괜히 기분이 묘해요. 

그리고 장모님의 동생이자 아내의 삼촌이 꼰대 중의 꼰대구요.

그 바글바글 한 곳 + 꼰대 삼촌의 말 = 벌써부터 숨 막혀요.

그 삼촌이란 사람이 날 건드려서 내가 불 같이 화내서 뛰쳐나오는 상상도 하기 시작합니다. 

결혼 전 이분만 못 뵈었네요. 아내도 자신의 삼촌이지만 별로 보기 싫어한 사람이구요. ㅋㅋ


뭐 아내랑 이미 얘기는 했고 아내가 총대 매고 혼자 가거나 안 가거나 하겠다는데(아내는 둘째 임신 중이지만 가족들한테는 말 안한 상태) 

전 안 가고 전화로 축하만 했으면 하는데, 아내가 가겠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보통 이런 곳에는 다 참석을 하는건가요? 집안 환경이 달라서 제가 적응을 못하는걸까요.

제가 너무 속 좁은거인지 아님 그럴 수도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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