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을 줄테니 사람을 죽여달라는 제안을 받았어.
아 미치겠다. 사람을 죽이라고? 100억을 준다고?
K군은 보증금 100에 월세 30만원 짜리에서 사는,
그야말로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친구였어.
우연히 알바를 찾다가 이 제안을 받았지.
지역 벼룩시장에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 1초 만에 100억 벌기알바”
처음에는 믿지 않았어. 이런 무슨 정신나간 놈이 있나 싶었지.
근데 또 그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좀 그렇더라고.
자꾸만 끌리는 거야. 잊자 잊자 하면서도,
어짜피 가봤자 정신나간 놈이다, 하며 떨쳐버리려 하는데,
그게 또 안돼더라구. 왜 안되냐구?
에이 알면서 100억이 누구 애이름이냐구.
100억이면 팔자가 피는데, 결혼도 할 수 있구 말이야.
알다시피 녀자들이 좀 그래야 말이지. 돈 없음 장가도 못가는거 알잖아.
사설이 길다. 자꾸 말걸지마. 얘기가 자꾸만 길어지잖아.
자 그래서 본론으로 들어가자구. 그래서 어자피 밑져야 본전.
아님 말구. 노느니 염불한다고. 그냥 한번 전화 해 보았지.
때르릉. 아 이건 아니지. 에휴! 이건 옛날에 나는 벨소리,
지금은 어떻게 나지? 떼르르? 쪼르르? 에휴 이것도 쫌 이상하다.
암튼 그건 각자 알아서 상상에 맡길께.
어째거나 중요한건 K군이 지금 1초 알바의
그 문제의? 아니 기회의? 알바에 전화를 걸었다는 거야.
여러분 같으면 걸 수 있겠어? 물론 나도 못걸지.
그러니까 여기 주인공이 대신 걸어주는거지. 자 근데 어떻게 됐을까.
어떤 늙은 할아범이 전화를 받더라구. 대뜸 만나자는거야.
그래서 만났냐구? 물론 만났지. 어짜피 이판사판 한번 부딪혀 보는거지.
일단 분위기도 살필 겸 할아범의 집에서 만났어.
100억 재산가라 그런지 집은 으리으리 하더라구.
하이얀 소복을 입은 할멈이 다가와 차를 내놓더라구.
에이구 깜짝이야. 가뜩이나 거시기 한데, 침침한 불빛에
소복입은 할멈. 얼마나 찝찝하겠냐구. 등골이 오싹했겠지.
그래서 할멈이 준거 마셨냐구? 미쳤어? 마시게?
거기에 무슨 약을 탔는줄 알고 마셔.
그냥 마시는 척 들었다가 그냥 내려놓았지.
기침 한 번 크게 하는척 하면서 말이야. K군이 그쪽으로는
또 쫌 하거든. 은근 슬척 딴청피는건 또 한 연기 하지.
그렇게 능청떨며 자연스럽게 넘어가며,
실제적인 일을 좀 염탐하려고 고심중인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나 말이야.
근데 이겐 웬걸? 할아범이 대뜸 한마디 하네.
“사람을 죽여주게”
“뭐라구요? 아니 무슨... 미쳤어요?”
그냥 나가려는데, 이게 왠일이지?
갑자기 뒤에서... ( ....see you la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