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앉아있다
필라이트에 빨대 하나 꽂았다
남편이 집에 오자마자 집이 습하다며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잔소리를 한다
빨래를 이리 널어놓으니 그게 원흉이다 왜 건조기 안돌리냐
왜 제습기 안돌려 습기가 이정도까지 올라가게 하냐마냐
좋게 말하면 꼼꼼
달리 말하면 쫌쌩이 ㅅㄲ
나는 부지런하고
부치런 하고
부지런하다
건조기에 무턱대고 넣으면 수건이 정말 남아나지 않아 80프로 제습기나 선풍기로 말리고 넣는다 라는 노하우를 가진 주부란 말이다
니가 쳐잘동안 나는 집의 모든 청결과 정리를 도맡아하는 사람이고 불만이 없어
그런데 내 영역은 침범하지 말 라구
나도 나의 누하우가 있는데 그렇게 기분 나쁘게 말하고 잔소리해야하냐 새끼야
하루에 애챙기고 일하고 집일하고 나도 나름 프로라고요
평소엔 힘든 일은 다 나 시키면서 내 영역까지 침범해서 날 이렇게 기분 나쁘게 해야겠니
열불나서 집앞 편의점 나와서 맥주에 빨대 꽂음
말하세요
라고 충고해봐야 이미 빈정 상했음으로 통하지 않음
맘 같아선 바다로 가고 싶다
나 평소에 이렿게 청소하고 산다고요
잔소리 들을 레벨이 아니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