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초등학교에서 액침표본(유리병에 액체가 차있는 생물 표본)이 파손되어 포르말린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기사 참조)
이 사건을 보고 저의 경험을 이야기해봅니다. (사고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는 현재 초등교사로 과학 전담을 맡고있습니다 (요즘은 초등에서도 일부 교사가 특정 과목을 전담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과학실 관리도 하고있죠
위의 사고같은 일을 막기위해 이미 저희 지역에는 학교마다 공문이 내려와 교육지원청(지역별 교육청의 부속 기관)에서 액침표본 및 이제 교육과정에 쓰지않는 오래된 시약을 수거해 제출(?)하면 교육지원청에서 선정한 업체를 통해 폐기한다고 했습니다.
물론 저희 학교에도 액침표본 몇병과 오래된 시약들이 있어서 제출해야 했죠.
저는 원래 과학에 관심도 많고 공대 1년 다니던 나름의 지식으로 이 병들을 그냥 차에 싣고 가는건 시골길을... 위험하다고 판단. 신문 무더기를 한장한장 구겨 박스에 액침표본 사이를 메워서 완충제로 사용해서 최대한 안전하게 교육지원청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다들 그냥 생수병마냥 상자에 대충 넣어서 오셨더군요 제가 이상한가 싶었습니다.
물론 사고는 없었어요.
그리고 이러한 오래된 시약들이 초등학교에 있는 경우가 많을겁니다. 교육지원청에서 폐기를 하려고 하고있지만요. 특히 초등학교는 제가 보기에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대부분 문과출신에 이과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요. 게다가 1년에 한번씩 업무가 바뀌고 4년 안에 학교를 옮길 수 있어서 심하면 1년만에 학교를 옮기기도 해요. 그러다보니 발견하더라도 뮌지도 모르겠고 무섭고 하니 (과거 교육과정에만 나오는 경우 모르는 경우가 태반...) 그저 짱박아두고 넘어가버리는겁니다. 그러니 이번 사고처럼 리모델링과정에서 위험물 관련 비전문가인 인부들에 의해 옮기는 과정에서 사고가 나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