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조사때 최이병은 야간근무 중 화장실에 다녀왔다고 진술했었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처벌 각오하고 있어."
"네. 처벌은 각오하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김상병의 총기 발사 현장을 목격하진 못했어도 최이병이 최초 목격자야. 오늘은 추가조사할게 있기도 하고 겸사겸사 불렀어. 원래는 [마음의 편지]는 어떤 내용이건 간에 작성자를 따로 색출하지는 않는데, 이번 건은 사안이 사안이라서 이렇게 하게 됐네. 다른 대원들 말로는 김상병이 최이병을 무척이나 잘 챙겨 줬다는데 왜 그런 멘트를 쓴거지? 다른 이유라도 있나"
"..."
"최이병. 대답해"
"..."
"최이병! 지금 뭐하는거야? 상관 말을 무시하나?"
"김상병님이 잘 챙겨주신건 사실입니다. 근데..."
"근데?"
"점호가 끝나면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그게 왜?"
"그것이 신호였습니다. 자기 이불속으로 들어오라는...제가 들어가면 제 몸을 더듬고 때로는 바지를 벗기고 그런 행위들을 일삼았습니다."
"김상병이 내무반안에서 그랬다고? 다른 부대원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인가?"
"네. 모두 알고 있습니다. 전부 다. 한명도 빠짐없이"
" 지금 최이병 진술이 다른 대원들의 진술과 완전 딴판이야. 거짓말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시키는게 얼마나 큰 중죄인지는 알고있지? 김상병은 애인과 헤어져서 힘들어 하고 있다는 진술이 대부분이었어. 최이병이 무엇을 얻고자 거짓말을 하겠냐만은 지금 이야기한 모든것은 모두 사실이어야 할거야 ."
"네.모두 한치의 거짓도 없습니다. 김상병은 저번 휴가 때 게이 바에서 애인을 만났다고 알고 있습니다. 동성의 애인이고 만난지는 한달 조금 넘었습니다.그렇게 깊은 사이는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 7
2019년 7월 28일 [헌병대 조사실]
" 박준위! 주요사항보고서와 수사기록은 다 마무리 되어 가는건가? 위원회에서 다른 연락은 없었나? 세월아 네월아 하다가 여기저기 뜯기기만 한다고."
" 네. 소령님. 보고서와 기록은 다 완료가 되었는데 말입니다. 새로운 제보가 하나 더 들어와서 지금 또 수사 중에 있습니다."
# 8
2019년 7월 24일 [내무반] [사건 발생 하루 전]
"최이병! 최이병! 빨리 들어와!"
"왜 또 그러십니까. 김상병님."
"빨리 들어와. 장난하는거 아니야."
"김상병님. 제발 좀..."
" 이 ○○○ 새끼가 좋은 말 하면 안 들어 쳐먹지? 한번 뺑이치고 눈물 콧물 다 빼고 올래? 아님 지금 그냥 기어 들어올래? 조상병. 애들 데리고 5분만 나가 있어봐. 동기 좋다는게 뭐냐! "
"야.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 신세진거 이제 다 갚은거다!"
"오케이! 땡큐다! 최이병.우리 오늘 야간 근무 간만에 같은 조네. 흐흐.기대되네."
# 9
2019년 7월 28일 [헌병대 조사실]
"새로운 제보라는게 뭔가?"
" 조일영 상병이 그날 현장을 목격했다고 몇시간 전에 제보를 해왔습니다."
"뭐? 마무리를 해도 모자랄 판에 이제 와서 무슨 제보야? 며칠동안 뭐하고 있다가!이 새끼들이 진짜!"
" 그게 말입니다. 조상병이 괜히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게 아닌가 싶어 넘어 갈려다가 용기를 냈다고 합니다. 자신이 본게 정확한건지도 모르겠다고...아무튼 조상병이 이번에 복귀하면서 휴대폰을 몰래 반입했습니다. 본인말로는 여자친구랑 심하게 다퉈서 대화를 좀 해야겠다 싶어 휴대폰을 몰리 가지고 들어온 것이라 합니다. 사건 당일 날은 통화를 할려고 부대를 나와서 초소쪽으로 걸어 가다가 우연히 김상병을 목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그날 뭘 목격했다고 하던가? 뭘 보긴 봤대?"
" 조상병 말로는 부대를 빠져나와 초소 쪽에 더 가까워 졌을때쯤 김상병의 목소리가 들려서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고 합니다. 혼잣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고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 대화를 해? 분명 최이병은 그 시각에 부대내 화장실에 있었다고 했고 진술은 사실로 확인됐는데... 김상병은 누구랑 얘기를 하고 있었단 말이지?"
" 조상병 말로는 김상병이 몹시 흥분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격앙된 상태에서 소리를 지르고 나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