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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존감 소설]불행하다면 행복하면 된다 
게시물ID : lovestory_892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절씨구베이베
추천 : 1
조회수 : 43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1/30 13: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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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자존감 소설]불행하다면 행복하면 된다

남성은 무표정하게 힘없는 목소리로 노인에게 질문했다.

남성 : 저는 누구보다 불행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고, 그나마 의지할 수 있었던 어머니는 십년 전에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는 돈을 벌지 않으시고, 어쩌다 일용직 노동으로 번 돈은 모두 술 마시는데 써버리셨습니다. 전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집에 돈이 없어 공부를 할 수 없었고, 학업을 남들보다 먼저 포기했습니다. 열심히 살면 행복할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실제 즐거운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더 불행해지는 것 같습니다. 벌어놓은 돈은 제 작년에 사기로 모두 날렸고, 마흔이 되어서도 여자 친구를 사귈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제 인생은 비참했고, 앞으로도 비참해질 것 같습니다.

노인 : 그렇구먼. 이야기만 들어보아도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알 것 같네. 그런데 앞으로도 비참하게 살 것 같다면 비참하게 살면 되지, 왜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털어놓은 것인가?

남성 : 전 비참하게 살기 싫습니다.

노인 : 그럼 행복하게 살게. 그럼 되는 것 아닌가?

남성 : 하지만 이런 제가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겠습니까. 앞으로도 비참하게 살 것이 분명합니다.

노인 : 그럼 비참하게 살게.

남성 : 지금 말장난 하십니까?

노인 : 말장난 하는 게 아니야. 난 앞으로 자네가 어떻게 살지 몰라. 세상만사는 모두 변하는 거니까. 좋은 일이 있다가도 안 좋은 일이 생길 수 있고, 불행이 있다가도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 인생이야. 그런데 자네는 계속 나에게 계속 비참해질 것 같다는 확신을 강요하고 있지 않는가. 내가 그런 자네에게 뭐라 이야기해야 하는가? 대답해보게.

남성은 노인에 말에 아무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본인 스스로 불행하게 살 수밖에 없다고, 행복할 권리도 없다고 강요했던 건 사실이었다. 노인의 반박에는 흠을 찾을 수 없었다. 남성은 생각을 멈추고, 작심한 듯 힘을 주어 노인에게 질문했다.

남성 : 어르신, 그럼 이런 제가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겠습니다.

노인 : 이제야 조금 희망적인 질문을 하는구먼. 난 자네에게 힘들게 살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었어. 자네에겐 불행하게 살 권리도 있고, 행복하게 살 권리도 있다네. 어떤 삶을 살든 그건 자네의 권리니까. 하지만 불행하게 살겠다는 사람에게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줄 수 있었겠는가.

남성 : 고맙습니다. 조금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노인 : 이해해줘서 나도 고맙네. 자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 자네에게는 무엇이 결핍되어 불행하다 말했는가? 그리고 무엇이 채워지면 행복해지겠는가?

남성 : 위로와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노인 : 구체적으로 어떤 위로와 어떤 도움을 받고 싶은가?

남성 : ... 솔직히 부모님 탓을 많이 했습니다. 저도 부잣집에서 태어났으면 행복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노인 : 결국 위로와 도움이란 것이 돈을 말하는 건가.

남성 : 예, 그런 것 같습니다.

노인 : 그럼 도움을 포기하고 살게.

남성 : 가난하고 궁핍하게 살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결혼도 하고 싶고, 아이도 낳고 싶고, 남들처럼 즐겁게 살고 싶습니다.

노인 : 난 가난하게 살라고 말한 적이 없네. 그리고 행복을 포기하라 말한 적도 없네. 단지 경제적 도움을 포기하라 말 한 거야.

남성 : 제가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노인 : 돈을 벌면 되지 않는가. 자네가 필요한 만큼 벌게. 그럼 행복하지 않겠어?

남성 : 하지만 돈을 벌 능력이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많은 돈을 벌 수 있겠습니까.

노인 : 그럼 불행하게 살아.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며 살거나,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면 되겠구먼.

남성 : 그렇게 살기 싫습니다.

노인 : 그럼 돈을 벌면 되지 않나. 부유하게 살고 싶다면 돈을 벌면 되고, 인기를 끌고 싶다면 멋진 사람이 되면 되고, 좋은 학교에 가고 싶다면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되고, 권력을 갖고 싶다면 높은 자리에 오르면 되는 것 아닌가? 그럼 삶이 행복하지 않겠어?

남성 ; 예, 그럼 되겠지요. 하지만 앞으로 저는 아무것도 기대하면 안 되는 겁니까?

노인 : 맞아. 자네 아버지를 생각해보게. 매일 술을 마시면서 세상에 무엇을 기대하셨던 것 같나.

남성 : 세상 탓을 많이 하셨습니다.

노인 : 자네 아버지는 돈 버는 걸 즐거워하셨나? 결핍을 스스로 해결하길 좋아하셨나?

남성 : 그렇지 않았습니다.

노인 : 그런 아버지가 존경스러웠나?

남성 : 아닙니다. 아버지를 닮고 싶지 않았습니다.

노인 : 자네 아버지는 하늘에게 돈 비를 내려주지 않는다고 신을 탓하거나, 부자들을 비난했을 거야. 그리고 도움 받지 못하는 자신을 불행하다 생각했겠지. 그런데 그런 왜 아버지를 따라하고 있나. 자네가 물려받은 건 가난이 아니야. 행복한 삶을 자급자족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물려받은 거야. 이제는 대물림 된 불행을 끊어버리게.

남성 : 그러고 싶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태도가 싫었습니다.

노인 : 그러고 싶으면 그러면 되는 일 아닌가. 언제부터 결핍을 스스로 해결할 건가? 

남성 : 지금부터 하겠습니다. 이제는 행복을 자급자족하겠습니다.

노인 : 그래, 행복이란 언제나 자급자족이야. 그래서 도움을 기다리는 만큼 불행해지고, 자급자족 하는 만큼 행복해지는 거라네. 그래서 자급자족은 기분 좋은 일이고, 자네를 행복하게 하고 일이라네. 알겠나?

사람들은 결핍되면 불행하다는 단순한 논리, 결핍을 해결하면 행복할 수 있다는 명쾌한 논리를 들었다. 하지만 이 논리엔 내가 책임지고 이뤄야 한다는 행복의 책임감도 들었을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무거운 기류가 흘렀다. 타인이 날 행복하게 해주길 기대해선 불행할 수 있다는 진리 또한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환하게 웃고 있던 한 여성이 있었다.


출처 내 블로그
https://blog.naver.com/addictherapy/221790009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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