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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가을에 가게 오픈해서 지금껏 조용히 장사하고 있습니다.
생활차 위주 수리를 거의 주력으로 하면서 자전거 판매도 간간히 하는? 정도로 운영하고 있어요.
무슨 배짱인지 홍보라곤 전혀 안하고 블로그 하나 파놓은거 두세달에 한 번씩 글 올려주는 정도만 하고 있어요. 홍보 귀찮.. 마케팅이 뭔가요..
한 99퍼센트? 순수하게 손님들 입소문에만 기대고 걍 들어오는 일이나 처리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좋게들 봐주셨는지 아파트 단톡방이나 지인들끼리의 입소문으로 가게가 조금은 알려져서 작년에 비하면 올해는 시작이 좋네요.
오늘도 근 7시간을 앉아서 수리만 줄창 했던거 같아요.. 마지막엔 눈물이 나더라고요. 제발 좀 그만 오라고 ㅠㅠ... 손이 떨리고 눈이 안 보이고..
사부님은 하루종일 판매만 한다고 목이 아파서 말을 못 하겠다던데
전 하루종일 수리만 했더니 몸이 아파서 집에 오자마자 씻지도 않고 쓰러져있습니다.
뭐 대충 자랑?은 여기까지 하고.. 간만에 익명에 기대서 그냥 하소연 좀 하려고 글 쓰기 시작했어요.
아직 제가 완전 장사꾼?은 아닌건지 여전히 가격에 많이 시달리고 있습니다.
최근에 700c 폴딩타이어가 다 나가서 새로 주문을 해야하는데 수입처 들여다보다 문득 네이버 쇼핑몰에선 얼마나 하나 검색을 해봤거든요.
저도 분명 정식 수입처에서 매입을 하는데.. 네이버 쇼핑몰 최저가가 제 매입가보다 2천원 가량이 더 싸네요. 같은 제품이.
손님들은 네이버 최저가를 소비자가라고 알고 오실텐데 가게에 오면 그 두배 이상의 가격을 부르고 있으니 내가 어떻게 보일까 하는 뭐 그런 느낌?..
그나마 엔트리급 타이어 갖다두고 팔아도 네이버 최저가랑 2만원 차이가 나는데 한 벌로 가면 4만원 차이..
저도 좀 괜찮은 타이어 갖다두고 울테급 이상 되는 자전거가 오면 자신있게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등급은 가져다두고 싶은데
그렇게 되면 제 판매가가 온라인 최저가보다 4만원 가량이 비싸더라고요. 한 벌을 갈면 8만원. 이건 그냥 포기했습니다.
보통 부품관련을 팔면 정식 수입처에서 고지한 소비자가에 제 공임비를 더해서 금액을 부르는데 그렇게 되면 온라인 쇼핑몰 가격과 간격이 너무 커요..
매입가를 보면 제가 그렇게 많이 남겨먹는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쇼핑몰 가격을 보면 제가 소비자라도 제가 사기꾼으로 보일 거 같더라고요.
사실 타이어만 그런건 아니예요. 모든 용/부품이 다 그렇죠 뭐.
지난번에 한 분은 전화로 저한테 가게에 로드클릿이 있냐고 물어보시길레 그냥 온라인으로 사라고 했어요.
제 매입가가 온라인 최저가랑 만원 정도 차이가 나거든요. 매입가가 그러니 제가 판매하게되면 간격이 너무 크죠.
사부님은 맨날 저보고 온라인 좀 그만 보라고 하는데 음.. 한동안 안 보고 살아서 그러려니 하다가 간만에 보니까
다시 현타가 좀 와서 하소연 하러 왔습니다.
뭐 어차피 변하는건 없긴 해요. 그거 다 맞춰서 가격 설정하면 자원봉사하는 꼴이니 제 가격은 지키고 가야죠. 결국은 돈 벌려고 하는 짓인디..
2018년 제가 가게 오픈하던 해에 근처 5km 반경에서 자전거가게 8개가 망했습니다.
올해 3개 정도 더 망하지 않을까 했는데 최근에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고급차 가게가 하나 망했네요. 그래도 거기는 좀 버틸 줄 알았는데..
제 주변 자전거 일 하던 지인들은 다들 자전거 일 접고 다른 일 하던데 저는 이게 잘 하고 있는건가 싶어요.
손님들은 제가 돈 되게 많이 버는지 아시는데 왜 이렇게 통장에 돈은 안 느는지 -_-.. (근데 솔직히 일은 재밌어요. ㅋ 생활차 수리는 꿀잼.)
그냥 하소연이예요.. 요새 옆에 맥주집 사장님 보면 돈이 벌리는 것 만으로도 만족해야하는데
제각기 본인 일이 제일 힘들다고 저도 그냥 하소연 하러 왔어요.. 그럼 안뇽..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