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짐을 참 괴로워 하다 2번의 소개팅을 하고,
그 중 친구가 해준 본인 주변 사람중 가장 성실하고 착한 남자를 만나 2주간 꽤 많은 이야기를 함께 했습니다.
우습게도 그렇게 다신 안될거 같던 사랑도 2주정도에 신기해요! 아, 나도 다시 할 수 있구나!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거 보니 여자맘 참 신기합니다!
마음을 주고 키스를 하고 손을 잡고 함께 길을 걷고 연극을 보고, 옥상에 올라가 달을 구경했고 매일 1시간 넘게 전화하며 꿈을 이야기 했더니 이건 또 사귈것 같은 남자,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나라는 순진한것.
3주가 흐르고 마치 허공에 날리는 주먹질 마냥, 선택의 순간이라고 이야기를 꺼내니 " 너무 빨라 "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을 더 만난 후 거절 당했어요
" 아무리 노력해도 너는 여자로 안느껴져 "
" 미안해, 너무 다가왔어 너 "
서른이 훌쩍 넘고 몇번의 연애에서 늘 감정에 솔직했지만,
여자로 안느껴진다는 말은 참 자신감을 떨어트리게 만드는 말이었어요. 이유가 있겠죠? 남자들이 생각하는.
의기소침한 사람인건 인정해요.
어쩌면 밝은 성격이라 생각했더니 몇 주만나보니 그렇치 않아 실망할수도 있겠다 싶어요 ^^
저는 아마도, 너무 생각많고 남에게 기대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철없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도 스킬이 있어야 하는거라는데 솔직히 저는 그런거 잘 못하겠어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데 오늘은 이만큼 당기고 내일은 이만큼 밀고. 나는 그럴 자신이 없어요
남자도 사랑 받고 싶잖아요.
노력한 만큼 예쁨 받고 싶어하지 않나요.
친구들은 아니라고 합니다 ^^ 그냥 남자는 그렇지 않데요
갑자기 창 밖엔 후두둑 비가 내립니다.
나는 비가 오는 날,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우산을 쓰고 걷고 싶어요. 좋은 직업도 그의 희생도 바라지 않아요.
수수한 사람과 수수하게 만나다 시집도 가고 애기도 낳고 싶어요.
저희 엄마와 아버지처럼 저녁마다 공원을 산책하고 싶습니다.
사랑은 늘 오겠죠.
안온다는 말은 거짓말 입니다. 제가 해보니 사랑은 또 와요.
그러나 이제 조금 지겹습니다. 거절 당하는 것도 무섭고 다시 0에서 10까지 쌓았던 공든탑이 우루루 무너지는것도 싫어요.
오늘밤 누구도 비를 맞지 않으심 좋겠어요.
다정한 제 미래의 짝꿍이 어디에 있을진 모르겠지만,
꼭 우산을 챙겨서 퇴근했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