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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황 관련 좋은 분석인것 같아 퍼옵니다.
게시물ID : corona19_44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호우호우
추천 : 4
조회수 : 98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20/08/30 08:13:59
-- 대화를 멈추면 안 됩니다. --   지금 방역에 있어서 매우 비협조적으로 보이는 두 개의 집단을 꼽으라면, 개신교와 의사 집단. 이 둘이겠지요?  다들 개신교랑 의사들 욕하느라 입 아파 하십니다. (사실은 손가락이 아프죠) 그런데 이 두 집단들 사이에 굉장히 중요한 공통점이 있어요.  둘 다 거버넌스가 되게 엉성하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카톨릭은 로마 교황서부터 시작해서 하부조직이 착착 다 그려지지요. 추기경 주교단 사제단.  불교도, 종단이 몇 개 있지만 조계종이 압도적으로 크고 나머지 몇 개 종단이 있으나 그래도 나름의 체계가 잡혀 있어요.   그에 비하면 개신교는, 이건 아예 헤게모니도 거버넌스도 안 보인다는 거에요. 즉 정부의 방역 조치가 나오면 No라는 목소리만 크게 들리는것같지만, 이게 다수 의견은 아니거든요. 일부의, 굉장히 반사회적인 삐딱선파들이 그럴 뿐입니다.   거의 90% 가까이 되는 개신교 신자들은 제가 볼 때, 그저 보통의 선량한 시민들이에요. 이들 모두가 지금 이미 묵묵히 질병본부의 방역 지침에 잘 따르고 있다는 겁니다.   개신교 대표 회장같은게 만약 있다면 "정부의 방역 지침 잘 준수하고 비대면 예배 하겠습니다." 이렇게 회견 딱 나오겠지만, 한국 개신교에 그런게 어디 있어요. 교단만 해도 셀 수가 없는데. 중구난방이라는 거지요.   이제 의사 조직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사람들은 의협이 의사들을 완전히 장악한 명실공한 대표 조직으로 생각하는 것같습니다.  언론에서도 늘 의협 회장을 의사들 목소리의 대변자로 생각하고요.   그런데 사실 의협 회장이 13만 의사들 중에서 불과 6,392표로 당선된 사람이에요... 투표자 수가 21,000명밖에 안 됐거든요. 게다가 오늘 의협 2차 파업으로 예고된 날인데 파업에 동참한 의원 수는 전체의 10%에 불과했습니다.  즉 의협 자체가 의사들에 대한 장악력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늘 약했었어요) 의사 회원 수는 저토록 많으니 분명 작은 조직이 아니죠. 그런데 덩치에 안 맞게, 그 협의체는 거버넌스가 굉장히 느슨하다는 거죠.   크게 보아 의사들의 단체는 병협과 의협 두 군데로 나뉩니다.  의협은 개원의들, 즉 동네의원 원장들이 그 구성 단위라고 보면 됩니다. 즉 자영업자들 연합회에요. 그러니 모이고 소통하기 힘듭니다. 거의 불가능.....단체 행동도 진짜 안 됩니다. 구조상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지요.   반면 병협은 병원들 연합이죠. 여기는 좀 달라서, 병원장들 서로 연락하면 소통 빠르게 됩니다. 즉 전경련 정도로 비유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들은 의협을 구성하는 '자영업자 의사들'하고는 다르게, 노동자라기보단 경영자에 해당하는 의사들입니다. 이러한 병협에 고용되어 월급받는 근무 의사 수가 전체의 반정도로 보시면 돼요. 즉 병원에 고용된 의사가 반, 개원하고 있는 의사가 또 반. 이렇게 일단 보시면 되고요.   이번 의대 증원 방안에 대해 맨 처음에 일어난 일은, 병협 회장이 찬성을 했어요. 정부 안을 환영한다고요. 이것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들 많은데, 병협 회장이 대형 병원장과 중소형 병원장이 돌아가면서 2년씩 맡아서 하는 덴데 올해 취임한 병협 회장은 중소병원장이었던 거에요.  그러니 중소 병원은 재정이 열악하고 여러 지원이 없기 때문에 의사들이 특히 궂은 일 맡아서 할 전공의가 절대 부족하거든요. 당연히 정원 확대 방안 나오자 마자 OK Thank U 한 거구요.   서울대병원과 같은 국립 병원장들도 의대증원 OK 했어요. 국립 병원장들은 공공의료 기관장인데다, 솔직히 의사들의 집단적인 이익 뭐 이런 거 크게 염두에 안 두거든요.   그랬더니 사립병원 원장들이 반발한 거에요. 우리는 반대한다. 이러고서 병원 협회에서 사표내고 나오고 이랬단 말이죠.  그리고 나서 의협에서 대의원 투표가 있었는데 파업 결의가 된 거고요. 이후 1차 파업 집회가 있었는데 사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많이 모이기도 힘들고 비도 오지 여러 가지 여건이 대규모 운집이 되기 힘든 상황이었어요.   그리고 전공의 단체는 가만히 돌아가는 모냥을 보니까 이건 뭐 개원의들 단체인 의협이 회원 장악력이 없는 건 뻔하고 또 개원의들이 코로나 와중에 자기가 운영하는 의원 파업을 기약도 없이 끌고 갈 가능성이 별로 없다. 그런 걸 보고 느낀 거죠.  그리고 병원 협회장은 증원에 찬성하고 앉았고. 야 이건 우리가 안 나서면 망하겠구나. 우리가 총대 메고 나서자. 이래서 나와서 강성으로 버티게 된 겁니다.   그리고선 보건복지부 장관이 어 전공의 전임의들 너희 그래? 원칙대로 처벌하겠다고 하자  서울대는 교수협회장이 나서서, 만약 전공의 처벌하면 우리가 실력행사하겠다고 그런 거죠.   이거는 하나 하나의 사건들을 떼어놓고 보면 "아 의사집단 저거 안 되겠네"라고 국민들 입장에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은 상황을 좀 깊이 본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와 쟤네들 아예 거버넌스, 통제라는 게 없구나".   이렇게 놓고 보면 사실 의협 수뇌부가 굉장히 무력하고 또 무책임한 거에요. 10%밖에 참여 안 하는 동력을 갖고서 메가폰 잡고 막 대정부 투쟁 세게 하는 것처럼 그렇게 과시하면서 실제론 젊은 전공의들한테 의존해서 업혀 가는 형국입니다.   즉 정리해서 보면 의협, 병협, 사립대학병원협의회, 전공의협의회, 전임의들, 교수협의회. 이런 주체들이 나눠져 있는데 그 모두를 하나로 묶는 어떤 질서 정연한 헤게모니가 전혀 없다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개신교 집단과 의사 집단이 지금 돌아가는 게 좀 대동소이해요.   저는 언론들이 이런 면을 잘 보도하여 주길 바랍니다. 지금 보도 상황을 보면, 개신교 집단 전체가 아주 한국을 망하게 하려는 마귀 집단처럼 그려지고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신도들은 결코 전광훈 추종자같은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죠. 조용히 방역 지침을 따르고 실천하고 있는 선량한 시민들로서의 개신교인은 언론에서 그려주지 않고 있어요.  지극히 일부의 반정부적인, 정치를 종교화한 사람들의 준동만을 반복적으로 크게 그려주고 있는 것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는 보도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의사들도 대부분의 의사들은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안타까와하고 자원 봉사를 하고 어떻게든 돕고 싶어하는 선량한 보통의 시민이란 게 더 사실에 가깝다는 것이죠.  단지, 의사 단체가 너무 거버넌스가 느슨하다 보니 "남은 건 우리뿐이야"라는 어떤 절박감을 가진, 1만 7천 전공의 협의회에만 포커스가 맞춰져서 그려지고 있고 대다수 동네 의원들과 중소병원들, 교수들, 지방의료원들에 근무하는 의사들 등은 조용히 방역지침을 따르고 자기 환자를 묵묵히 진료하고 있다는 점이 균형 있게 묘사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정부 당국이 이렇듯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는 주체들과 상대하는 데 있어 그에 맞는 정치력을 발휘해 주길 바랍니다.   지속적으로 대화를 해 줘야 해요.   왜냐, 파업의 동력이 없다는 게 벌써 오늘만 해도 확인이 되쟎아요. 거의 대부분의 의사들은 이 파업이 명분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리고 보건복지부는 의사들을 찍어 눌러서 파업을 진압하느냐 못 하느냐 하는 그런 보여주기식 명분에 집착할 이유가 없어요.  실질적으로 파업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인원수는 전체 의사수의 매우 일부입니다. 장관이든 차관이든, 사립대학교 병원장들을 만나야 돼요. 그리고 의대 교수협회도 만나고 그러면서, 그분들이 전공의들을 설득할 수있게 호소해야돼요. 전공의들의 행동을 규정하는 거는 자기 스승들 외엔 없거든요. 쥐를 구석에 몰듯이 가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안 해도 해결됩니다.   자세히 보면 지금 강성으로 밀고 나가는 의사들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은, 지금 젊은 의사들이든 누군가에게 어떤 물리적 제재가 실제로 일어나면, 솔직히 자기들은 '미안함' 때문에 오히려, 안 할 파업에 더 참가하겠다고 나설 수가 있어요.   지금까지 개신교와 의사집단, 그 공통점에 대해 제가 불현듯 든 생각을 정리하고 만약 나라면 이렇게 대화를 해 보겠다, 라는 생각으로 주렁주렁 주제넘게 글을 써 봤습니다. 물론 의협이 이런 엄중한 코로나 시국에서 절대 국민들 앞에서 잘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허나 정부 당국은 이런 상황에서도 정치적인 해결 능력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어떤 환자도 결론적으로 위기에 빠지지 않게 하면서 더이상 국가적 에너지를 여기에 과도하게 낭비하지 않고 차분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갔으면 합니다. 병법에는 싸우지 않고서 이기는 것이 상책(上策)이라고 나옵니다.  - 의사 이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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