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어가는 중에
마스크를 썼지만 너와 눈매가 무척 닮은 어떤 여자를 봤어
사실 우리가 만난 시간보다 헤어진 시간이 길어진 지금
외모에 대한 기억은 온통 뿌옇게 형태만 기억나는데
그 분의 눈꼬리를 보는 순간
'아 너의 눈과 정말 닮았구나 혹시?' 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와 동시에 뿌옇던 세상이 갑자기 환해지는 것처럼
턱선부터 시작해 웃는 입꼬리와 눈매까지
너의 모습이 선명하게 기억 나더라
바로 너가 아니라는 직감을 했지만
나의 걸음은 바로 멈추고
급하게 그 사람에게 뛰어가는 내가 느껴졌어
차마 너를 붙잡을 용기는 없었지만
다시 한 번 너의 모습을 선명하게 그리고 싶은 욕심에 무작정 뛰었던 것 같아
솔직히 너를 완전히 기억에서 지웠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솔직하게 움직이는 나의 모습을 보며 나는 알겠더라
지금까지 너라는 사람이 희미해짐을 느껴져서
그저 행복했던 내 모습이 그리운거라 생각했는데
여전히 착각이며 너를 아직 그리기 희망 한다는 것을 느꼈어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참 거짓말 같다라는 생각이 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