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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벤트 환자분들
게시물ID : humordata_18797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RSA
추천 : 14
조회수 : 1729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20/10/01 22:27:20

 


응급환자라고 해서 출근했더니 꽝이라 허탕치고와서 쓰는


명절 한정 평소랑 다른 패턴을 보이는 환자 유형입니다.




패턴1. 입원하고싶어요.


종족 : 아줌마

주 속성 : (기혼자중) 막내 속성

특징 : 건강함


추석 전주부터 외래에 리젠되기 시작하고 추석이 다가올 수록 응급실 출현빈도가 올라갑니다.


특히 응급실에 출몰하는경우 요리보고 조리봐도 멀쩡해 보이지만


입원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버프 때문에 딜이 잘 안들어갑니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방어력과는 달리


그럼 입원해서 쉬다가세요라는 말 한만디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0에 가까운 공격력 때문에 위험도는 낮습니다.


어차피 추석 당일이 지나면 페이즈2에 돌입하게되면서 버프가 풀리고 알아서 퇴원하게 되어


추석전날 응급실 통해서 입원한경우 연휴 끝나기 전에 퇴원해버려서 담당 교수는 그런환자가 있었는지조차 모르지만 의무기록에만 남아있는 유령같은 존재입니다.


대부분 이런 케이스를 한두해 본게 아니라서 그냥 그려려니 하지만 이런 환자 싫어하는 교수님들은 계속 불편하시면 정밀검사를 해봅시다 하고 병원비라는 방무뎀을 때려박기도 합니다.


참고로 저같은 경우에는 솔찍하게 명절때 힘들어서 쉬러왔어요라고 하면 금도끼은도끼에 나오는 착한 나무꾼을 본 산신령의 마음으로 곱게 입원시켜주는 편입니다.





패턴2. 퇴원하고싶어요.


종족 : 할아버지할머니

주 속성 : 친화력 높음

특징 : 분명 환자인데 자꾸 여기저기 돌아다녀서 회진때 가보면 자리에 없음


패턴1과 정확히 반대되는 패턴입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입원해서 치료중인데 많이 회복되었지만 의사가 봤을때 아직 퇴원은 불안한 환자분들로


문제는 의사가 봤을때 불안한 상태지 환자가 느끼기에는 다 나은 상태여서 자꾸 추석이라고 퇴원시켜달라고 때씁니다.


평소에는 퇴원하라고 해도 갔다가 다시 않좋아지면 어떻게 하냐고


완전히 치료하고 가겠다고 버티던 분들이


명절만 되면 갑자기 갔다가 아프면 다시 오면 된다는 우디르급 태세전환을 합니다.


사실 연휴동안 특별한 치료나 검사가 있는건 아니어서


의사 입장에서도 가급적 명절전에는 최대한 퇴원시켜드리는데 그러고도 남아있는분은 정말로 안되는거라 때써도 소용 없습니다.


하지만 안된다고 해서 그려려니하면 그건 때쓰는게 아니죠.


연휴 전날쯤 되면 퇴원은 포기하고 차례지내야 하니까 오전에 외출만 시켜달라고 하는데


제가 주로 쓰는 스킬인 "아버님~ 이번에 차례지내시면 내년에는 차례상 받으셔야되요." 로 딜을 넣어 봅니다.


내가 나이가 몇인데 까짓거 죽으면 그만이지 하고 남자들 유언같은 소리를 하면서 딜을 튕겨내면


자녀분께 이르면 됩니다.


자녀분입니다. 며느리나 사위는 뎀이 안들어가니까 꼭 자녀분께 일러야 합니다.


그럼 알아서 제압해줄겁니다.


불쌍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살아서 내년 추석을 맞이하셔야죠.


다만 다음 명절을 기약하기 힘들다고 생각되면


보호자랑 면담하고 좀 무리하더라도 퇴원 혹은 안되면 외출이라도 시켜드립니다.


이번이 친인천들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거든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베스트 게시판으로 복사되었습니다!!!
2020-10-02 08:27:14추천 7
고생 많으십니다.
댓글 0개 ▲
2020-10-02 08:31:32추천 8

추석에도 점검 없이 일하시는 의사분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댓글 2개 ▲
TY
2020-10-02 15:12:36추천 1
이럴수가.. 연장점검이 없다니..
2020-10-03 00:25:05추천 1
오픈예정시간:미정
2020-10-02 09:06:54추천 9
ㅋㅋㅋ남자들 유언같은 소리 ㅋㅋㅋ
댓글 0개 ▲
2020-10-02 10:46:54추천 0
아내님이 28일에 수술 하셔수 입원 중인데, 신기하게 어제 오전 되니까 병실에 환자 태반이 빠지네여.
수술이 없어서, 병동이 채워지지 않아서 그런지 한산 합니다.
댓글 0개 ▲
2020-10-02 11:09:38추천 2
차례상 드립 ㅋㅋㅋㅋ
댓글 0개 ▲
2020-10-02 11:23:48추천 29
3년 전? 굉장한 무더위가 지속되던 해 였을겁니다.
제가 대구에 사는데 그 해 여름은 공황장애가 있는 저로썬 역경 정점을 찍었다고나할까..
8~9월달 응급실 3번 실려갔습니다. 119 구급차에..
숨이 막혀 온 몸이 식은땀 그리고 심지어는 숨이 막혀 온 몸이 경련까지 일어나는 상황이라 119에 연락할수밖에 없었죠.
근데 막상 응급실에 도착하고 10분정도 지나면 거짓말처럼 호흡이 돌아오고 괜찮아 지더군요.
공황장애가 그런거였어요.
2번째 발작땐 속으로 난 안죽는다난안죽는다 그리 되뇌어도 결국 또 119신세를 면치 못 하더군요.
3번째는 식당에서 발작이와서 그식당 주인이 119를 불렀어요.
응급실가면..또 괜찮아지고.
그 해 여름이 무더웠던 탓에 약 먹어도 전혀 듣질 않았어요.
응급실에서 퇴원할때 정말 부끄럽고 특히나 119대원들에게 송구스런 맘이 들었어요.
누가봐도 꾀병같고 엄살같지만 본인은 황천이 눈 앞에 펼쳐져보였던 상황이었습니다.
그 이후 대구 대동병원에 2주정도 입원한뒤 바뀐 약 처방으로 지금까지는 견딜만한 발작만 간간히 오고 그치더군요.
본문보니 그 당시 바쁜 의료진들 그리고 119대원분께 송구스런 맘이 들어서 끄적여봤습니다.
아프지들 마시고 건강할때 건강들을 지키십시요.
즐거운 연휴 잘 보내시고 방역지침도 잘 지켜주시길 바라면서..
댓글 1개 ▲
chao
2020-10-02 11:32:23추천 3
공황발작 무섭네요.. 요즘 생긴 병일까요 요즘 알려진 병일까요.. 주위에도 있던데...
2020-10-02 13:23:51추천 0
필력이 장난아니시다 ㅋㅋㅋ
댓글 0개 ▲
2020-10-02 16:17:03추천 9

저도 아킬레스건 95% 끊어져서 수술하고 입원중인 오징어에요..
화요일이 일주일 되던 날인데,  안 될 걸 알면서도 “혹시 명절 전에 퇴원할 수 있을까요...?” 해봤더랬습니다.
지금은 침대 죽돌이가 되어있습니다 ㅠㅠ 산에라도 나들이 나가기 좋은 시즌인데...
암튼 퇴원은 제 때, 물리치료는 꾸준히!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
댓글 3개 ▲
2020-10-02 18:54:03추천 3
훗... 그건 약과에요.
2020-10-02 18:55:23추천 1
밥 잘 나오는데요?? 맛나 보입니다.
2020-10-02 21:36:40추천 1
11 ㅋ 약과 ㅋㅋㅋ
1 맛나요! 몸 움직임이 줄어드니 식탐이 줄어서 다 못먹는 경우가 많지만 ^^;
베오베 게시판으로 복사되었습니다!!!
2020-10-02 17:44:24추천 0
계속 탈출하면 패드립을 날려서라도 입원시키지만, 진짜 위험하면 보내준다는게 참..안타깝네요.
댓글 0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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