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게, 혹은 20대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외고,과고를 졸업해서 -> SKY를 가거나 의대,법대,약대를 가고 싶다고 한다. 토익은 900이 넘었으면 좋겠고, 중국어나 일본어 자격증도 있었으면 좋겠다. 아아,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은 필수이고 컴퓨터 자격증도 몇개 따놔야겠다 생각한다.
그런 보편적인 꿈과 목표에 대해서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남들이 다 좋다고 하니까 생각 없이. 그것도 무슨 정해진 하나의 의식 처럼 따라가지 말자는 거다. SKY를 갈 수 있는 정원은 한정되어 있으며, 60만명의 수험생이 응시한다고 가정했을 때 한 학교당 1만명의 정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SKY를 입학 할 수 있는 사람은 3만명. 그렇다면 나머지 57만명은 실패한 인생일까? SKY에 입학한 3만명은 모두 세계를 쥐고 흔들만큼의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인생일까?
나라는 사람은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
저런 보편적인 꿈들이 '최종목표'가 아니라 내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꿈이 없어 고민인 한 고등학생이 언니에게 고민을 털어 놓는다. "꿈이 없어서 공부에 집중이 안돼.. 어떻게 해야 되지? 내꿈이 뭘까? " 그러자 돌아오는 진심 어린 언니의 대답..
"수능이 끝나면 생각 할 시간 많으니까, 너는 우선 공부부터 해."
..
연고대만 갈 수 있다면 과는 상관없다와 같은 이러한 문장들은 흔히 들을 수 있는 문장들일 것이다.
그리고 더 비참한건.
언제부터 이런 말들이 익숙해진걸까?
노량진에 위치한 고시,편입학원만 해도 아침 6시 30분부터 저녁 10시까지 콩나물 시루처럼 창문도 없는 교실에 많은 사람들이 앉아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여김 없이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황금같은 20대, 20대 만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누리지도 못한 채 내가 내 스스로 시간을 조금씩 죽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뭘 좋아하고, 내가 뭘 잘하는지도 모르는 채 그냥 그렇게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죽어가는 것이다.
내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아프든, 죽어가든 나에겐 상관이 없다는 생각. 나는 내 옆, 그리고 앞 뒤로 앉아 있는 사람보다 점수가 더 잘나오기 위해 내 스스로를 더욱 더 혹사시켜야만 한다는 생각. 내가 무리를 해서라도 새벽에 응급실에 간다고 한들, 그 사람들을 이기기 위해 잠자는 시간을 아껴가면서 공부를 해야하며, 왠지 이렇게 해야만 남들이 열심히 했다고 인정해줄 것 같다.라는 생각.
아아--- 내가 10점, 20 점 조금 더 잘 맞겠다고 내가 내스스로를 고립시켜가면서 사람을 외면하고 외면해가야되는 것인가.
이러한 생각은 무언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됬다는 생각이 든다.
학벌, 경제조건, 집안환경 등 그러한 사회 인식이, 그러한 사람들의 시선이
나라는 사람의 꿈과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죽어있는 '인간'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야만 남들이 나를 인정해주니까. 그렇게 살아야만 남들이 나를 대우해주니까.
아아-- 언제까지 청년들은 보여주기식으로 살 수 밖에 없을 것인지. 언제까지 청년들은 나 자신을 속일 수 밖에 없을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