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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목욕을 해줄 수가 없어요.
게시물ID : baby_250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새침데기남
추천 : 5
조회수 : 2857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21/01/26 15:01:02

두사람만 있던 집에 산후조리원 퇴원후 가족이 1명 늘어 신기했던 지난날이 생각납니다.

집에온 둘째날부터 지금까지 아이목욕을 시켜줬는데요.

씻기기 전에 가상으로 워밍업을 하고, 적어도 2분30초내로 아이를 씻겨주었죠.

 

어느새 47개월 5살 여아

지금까지 아이를 늘상 제가 씻겨주었는데, 애가 자라서 물놀이에 심취해 있을때는

먼저 들여보내 물놀이를 시키고 나중에 제가 씻고 마무리를 해주곤 했습니다.

제가 일년에 아이의 목욕을 시켜준 날이 약 5일빼고 다 해줬습니다.

와이프가 처가에 갔을때는 어쩔 수 없으니 제외하고요.

 

작년 가을이었나봅니다.

아이의 몸에 묻은 물기를 닦아주고, 바닥에 놓인 로션을 들어올리는데

아이가 "아빠는 왜 엉덩이에 꼬리가 있어"라는 질문에 당황했어요.

아하, 아빠는 남자라서 그래라고 했지만 허리를 숙였을때 뒷모습에서 보였던 거죠.

 

3살이후부터 남여의 신체에 대해 호기심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망각했습니다.

그저 아이 목욕시켜줄 욕심에...

 

저는 코로나 이전에 회식을 하더라도 9시에는 들어가 좀 늦었지만 아이 목욕은 제가 시켜줍니다.

그리고 욕조부터 화장실 주변 세척을 해요.

여간 힘든게 아니에요, 허리도 아프고 몸에 기력도 점점 빠지고요.

거기다가 애가 자라면서 가만히 있질 않습니다.

 

샤워기를 빼았아 저를 목욕시켜준다고 저에게 뿌리고,

물기를 제거할때도 춤추고, 타일바닥에 두러눕고, 로션을 발라줄때도 호들갑스럽구요.

아무리 사랑해도 가슴속에서 치밀어 올라오는 화를 누를때도 정신적으로

버티기 위해 애를 씁니다.

 

아이를 목욕시킨 후, 로션을 바르는 일은 어쩌면 제일 중요한 일입니다.

로션을 바르면서 온몸 구석 구석 멍자국이나 피부트러블이 있는지 살펴보고 난 후

아이를 밖으로 내보내주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시한부의 하루처럼 시간이 흐르면 저는 이제 혼자 씻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와이프는 오빠가 육아를 소흘히 해서 안힘들어서 그런다고 말하는데

제 마음속에 자리잡은 아이에 대한 사랑을 보여줄 수 없고, 말로 표현하고 싶지가 않아요.

퇴근후 집에오면, 밥상 차릴동안 아이와 놀고

와이프가 샤워하는 동안 설거지, 그리고 아이를 씻겨주고 잠자기 전까지 놀아주고

양치질 시켜주고, 아이를 재우거든요.

 

저도 힘들어요. 미칠듯이 힘들어요. 아빠라는거 못해먹겠어요.

그런데, 아이는 케어해주고 싶고 사랑스러워요.

그래서 하는 거거든요.

이런말을 와이프에게 하면, 그래, 오빠는 다정다감하니까

결혼은 잘한거 같다고 말하죠.

하지만, 우린 일주일에 4회 정도 싸움을 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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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6 15:10:29추천 0
초보 엄빠는 어쩔수가 없죠
대화 많이하시고 지금부터 부부가 같이 아동성교육 아동심리학 못하면 금쪽같은 내새끼 프로라도 보세영
댓글 0개 ▲
[본인삭제]열대해변ICE
2021-01-26 15:16:32추천 0
댓글 0개 ▲
2021-01-26 16:37:03추천 0
저도요
댓글 0개 ▲
2021-01-27 11:33:15추천 0
샤방로로님,
금쪽같은 내새끼에서 오은영 선생님의 아이분류를 보니,
부모의 인내심을 최고로 요구하는 까다롭고 어려운 아이가 우리 아이더라구요.
아이들 마다 케이스가 달라도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열대해변ICE님,
어제 댓글 봤습니다.
오히려 위안이 되었고, 너무 감사한 멘트였어요.
님 말씀대로 사회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은영자님,
저도요라는 그 한마디에서 많은 것이 느껴집니다.
사실 전 고등학교때부터 직장인이 되는 과정에서 여름휴가때 조카들을 케어한 적이 있습니다.
세월에 따라 조카가 바뀌긴 했지만, 조카 4명을 케어했으니 육아에 자신이 있었거든요.
어휴, 아이마다 다 다르니 현타가 옵니다.
댓글 0개 ▲
2021-01-27 11:37:28추천 0
저희도요 ㅋㅋㅋ 주4회 말다툼해요 ㅋㅋㅋㅋ 그러다가 또 ‘자기, **이가 어쩌고 저쩌고..’하며 또 애 이야기 하다가 풀리고 싸우고 풀리고 그래요. ㅋㅋ
저희 애도 5세 되는데, 진짜 4살 하반기부터 왜 미운4살인지를 몸소 보여주더라고요. 저희 신랑도 목욕 시켜주는데, 늘상 로션바르고 옷입히다가 둘이 꼭 싸워요... 30년의 세월이 무상하게도 형제처럼 싸움니다. 뭐... 사이가 좋으니 싸우겠지... 싶기도 하고요.
암튼 5세 엄빠 파이팅이요 ㅎㅎ
댓글 1개 ▲
2021-01-27 13:06:36추천 0
뭬야님,
부부들은 다 똑같은가봐요. 어제도 아이 재우고 나니 밤 12시즈음 였는데 부드럽게 시작한 대화가
말다툼으로 그리고 오늘 아침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과 깍아주는 와이프 네요.
저도 따뜻톤으로 다녀올게~~이랬져
아이는 4~5살에 정점을 찍는다고 하더라구요. 정점에 서 있는 기분도 좋을거에요.
님도 힘내세요!!
2021-01-28 12:46:01추천 0
자상한 남편이시네요~ 제 남편은 퇴근이 늦어서 제가 아이케어부터 밥먹이기 목욕시키기 놀아주가 집청소 밥 빨래 등등의 모든 일을 하고있어요
남편은 집에 오면 9시쯤... 그래서 씻고 자면 끝이에요ㅋㅋ 그래도 애는 아빠를 좋아하네요~
심지어 자는것 조차 제 팔베게를 해야자는 아이네요
저는 애가 43갤인데요 씻기러 들어갈때도 그냥 안들어가고 나와서 로션바르는데도 가만히 안있고 옷입히는것도ㅜㅜ 남자 아이인데요
제 아이도 그 부류?인가봅니다
밖에나가서 원하는것을 해주지 않으면 바닥에 드러눕기 스킬을 항상 사용ㅋㅋㅋ
맨날 소리질러서 목소리만 커졌어요ㅋㅋ
애 키우기란 진짜 힘든거같아요~
그래도 세침님은 아이를 위해서 많이 해주시는 좋은 아빠시네요~
댓글 1개 ▲
2021-02-10 16:57:09추천 0
저희 아이와 비슷하네요 올해 48개월 여아인데요.
저는 그냥 마음에서 우러나와요.
해주고싶은 욕구가 오히려 제욕심이 아닐까 싶은데
저도 아이를 혼내고 그래요...ㅎㅎ
백화점에서 타잔이 내는 소리만큼 울어버리는데
창피하여 볼일도 못보고 바로 주차장으로 회군 한적도 많습니다.
아이는 예쁜데 인내력을 맥시멈으로 요구하는게
양날의 검인가봅니다.
행복님도 닉네임처럼 행복한 사람일 겁니다.
감사합니다.
2021-02-22 16:10:51추천 1
저희딸은 아빠랑 목욕하고 나서 아빠 중심부를 빤히 보더니..... 엄마~ 아빠 똥쌌어~!
댓글 1개 ▲
2021-03-25 17:38:03추천 0
헉 아이들은 보는 관점이 예상을 넘어서는거 같아요.
또오옹이라니 너무 욱깁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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